'빌리면 5700억 vs 건조하면 8700억'…석유公 '시추선'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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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면 5700억 vs 건조하면 8700억'…석유公 '시추선' 딜레마
  • 이기륭 기자
  • 승인 2016.08.22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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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령 30년 경과 탑재장비 노후화
▲두성호 시추장면 ⓒ한국석유공사

석유탐사 필수장비인 시추선을 어찌해야 하나. 그때 그때 빌려 쓰는 것이 맞을까 아니면 새로운 시추선을 만드는 것이 타당할까. 석유공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새누리당 김정훈 의원이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지난 2000년 이후 해상시추작업에 외국시추선(drill ship)을 빌리면서 용선료로만 57000억원을 지출했다.

15년간 시행된 총 95건의 해상시추 중 95%인 90건에서 외국 시추선을 빌려 사용했다.

전체 시추비용 중 절반인 5억 1290만달러가 용선료 였다.

김 의원은 “석유공사는 84년 제작된 두성호 한척 밖에 없어 부득불 천문학적인 돈을 지불하고 있다” 며 “다른 주요 국가와 비교해도 시추선이 절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30여년을 훌쩍 넘긴 두성호는 배 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다. 낡은 배 유지관리비로 해마다 40억원씩 416억원이 넘는 돈이 들어갔다.

두성호에 탑재된 주요 시추장비 1145종 가운데 94%인 1075종이 시추선 도입 당시 탑재됐던 장비들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두성호의 최대 작업 수심은 1500ft로 그 이상 지역은 시추작업이 불가능하다. 또 400ft 이하 지역에서도 저사양시추선(Jack-up)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효율적인 활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은 "저유가가 지속되고, 한국석유공사 비상경영 상황 등을 감안할 때 시추선 사업은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으나 노후화되고 해상시추 시 한계가 많은 지금의 단 하나의 시추선에 의지해 해상시추작업을 지속한다는 것은 결국 해외전문시추선사의 배만 부르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가 고공행진을 할 때 시추선 발주를 검토했지만 유가의 유동성과 경제성 등이 맞지 않아 계획을 취소한 바 있다” 며“ 해외 사업장의 지리적 환경적 특성 때문에 배를 보유하는 것보다 빌리는 것이 경제적인 경우도 적지 않아 신중하게 판단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도 "쉘 등 세계적 자원개발회사들도 경제성 측면에서 자체의 시추선을 대부분이 갖고 있지 않다"며 "시추선은 서비스 산업이라 물량을 받아 놓은 상태에서 배를 발주해야 경제성이 맞다”고 덧붙였다.

최근 해양시추가 대부분이 심해에서 이뤄지면서 시추선의 규모와 장비도 첨단화돼 건조비용만도 1조원대에 육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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