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죽 쑨 르노코리아... '오로라 프로젝트' 먹힐까 [시경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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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죽 쑨 르노코리아... '오로라 프로젝트' 먹힐까 [시경pick]
  • 노경민 기자
  • 승인 2024.01.2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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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지난해 판매 실적 전년 대비 38.5% 급감
4년간 신차 부재로 판매 부진 이어져
동 체급 분류되는 GM, KGM에도 실적 밀려
새해 첫날 XM3 E-TECH for all 출시, 반등 꾀해
스테판 드블레즈 사장 "올해 하이브리드 대중화"
올해 하반기 '오로라 프로젝트' 첫 차 출시
캄볼리브 르노그룹 CEO 방한해 직원 격려
스테판 드블레즈 사장.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스테판 드블레즈 사장.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한국 시장에서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르노코리아가 하이브리드 차량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하이브리드 중형 SUV를 출시하며 올해를 시작했다. 여기에 '오로라 프로젝트'를 통해 4년 만에 신차를 선보이며, 부진한 판매를 끌어올릴 돌파구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르노코리아가 해법 마련에 나선 것은 더 이상 손 놓고 있을 상황이 아니라는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르노코리아의 지난해 판매 실적은 총 10만4276대(내수 2만2048대, 수출 8만2228대)로 전년보다 38.5%나 급감했다. 구체적으로 내수에서는 58.1%, 수출은 29.7%가 줄었다.

지난해 르노의 판매 실적은 같은 체급으로 분류되는 GM한국사업장, KG모빌리티와 비교해서도 초라한 성적이다. GM한국사업장은 지난해 내수 3만8755대, 수출 42만9304대 등 총 46만8059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76.6% 성장했다. 2017년 이후 최대 연간 판매량이다.

KG모빌리티 역시 내수 6만3345대, 수출 5만3083대 등 총 11만6248대를 판매하며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XM3 E-TECH for all.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XM3 E-TECH for all.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2020년 XM3 출시 이후 신차 부재... 하반기 4년 만에 신차 공개

르노코리아의 저조한 성적과 달리 GM한국사업장, KG모빌리티가 성장과 선전을 구가하는 데는 르노코리아의 신차 부재가 가장 큰 원인이었던 것으로 지목된다.

르노코리아는 2020년 XM3 출시 이후 신차가 없었다. 현재 국내 생산 중인 승용차도 SM6·QM6·XM3 단 3종뿐이다. 반면 KG모빌리티는 토레스에 이어 토레스를 기반으로 한 중형 전기 SUV EVX까지 내놓으며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쉐보레 역시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큰 인기를 끌며 신차 출시 효과를 제대로 봤다.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신차인데, 르노는 쉐보레나 KG모빌리티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신차가 없었으니 판매 부진은 당연한 결과가 아니었겠느냐"고 지적한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지난해 르노코리아 전체 판매량의 40%(1만866대) 가까이를 전동화 모델이 차지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 XM3 하이브리드는 4만568대, 전기차 트위지가 404대 팔렸다. 르노코리아가 하이브리드가 활로라는 인식 아래 사업 전략을 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중형 하이브리드 SUV 신차와 함께 전동화 모델 판매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며 "지난해는 판매 실적이 크게 줄어 사실상 보릿고개였지만, 올해는 잇단 신차 출시로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해 첫날 2700만원대(친환경차 세제 혜택 반영 시)부터 구매 가능한 XM3 E-TECH for all을 출시한 것도 이런 사업 전략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XM3 E-TECH for all은 공개 이후 일주일간 르노코리아 신차 계약의 50% 이상을 차지했고, 같은 기간 르노의 하이브리드 모델 평균 계약 건수는 지난해 일일 평균 계약 건수 대비 9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르노코리아는 '오로라 프로젝트'를 통해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반등을 꾀한다. 르노그룹의 인터내셔널 게임 플랜 일환인 오로라 프로젝트는 한국에서 처음 선보일 신차 모델 개발을 위한 코드명이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은 오로라 프로젝트를 통해 우선 올해 하반기 중형 SUV '오로라1'을 선보인다. 르노의 새로운 프랑스 디자인 트렌드와 최신 E-테크 하이브리드 구동 시스템을 CMA(콤팩트 모듈형) 플랫폼과 결합한 모델이다. 

한편, 지난해 10월 르노그룹은 2027년까지 총 8종의 신차를 5곳의 글로벌 허브를 통해 출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파블리스 캄볼리브 르노 브랜드 CEO가 1월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해 르노의 인터내셔널 게임 플랜 아래 준비 중인 오로라 프로젝트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르노자동차코리아
파블리스 캄볼리브 르노 브랜드 CEO가 1월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해 르노의 인터내셔널 게임 플랜 아래 준비 중인 오로라 프로젝트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르노자동차코리아

 

르노그룹 주요 임원들 잇따라 방한... 오로라 프로젝트 진행 상황 점검

르노코리아는 4월 부산 공장에서 차체 라인 공사에 들어간다. 이후 부산모빌리티쇼를 통해 '오로라1'을 최초 공개할 예정이다. 이어 2026년에는 중형 쿠페 SUV '오로라2'를 선보인다. 파워트레인은 E-TECH 하이브리드와 LPe 두 가지로 구성될 전망이다. 2027년에는 대형 100kWh 배터리를 탑재해, 600km 이상의 주행 거리를 목표로 하는 전기 SUV '오로라3'도 출시한다.

오로라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르노그룹의 주요 임원들도 잇따라 한국을 방문해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이달 10~12일 파블리스 캄볼리브 르노 브랜드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을 찾았다. 그는 방한 기간 중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구 르노코리아 중앙연구소), 부산공장, 서울사무소 등을 방문해 오로라 프로젝트를 직접 검토하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파블리스 캄볼리브 최고경영자는 "르노는 올해 한국 시장에서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르노코리아 임직원들이 준비 중인 새로운 하이브리드 모델은 한국과 글로벌 소비자들의 높은 눈높이를 충족시킬 것이다. 새 하이브리드 모델은 한국 시장뿐만 아니라 르노의 글로벌 시장 전략에도 중요한 차량"이라고 강조했다. 르노의 글로벌 전략에서 한국 사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직접 증명한 셈이다.

지난해 말에는 르노 브랜드 마케팅을 총괄하는 아르노 벨로니 부사장이 방한해 신차 준비 및 르노코리아 브랜드 강화를 위한 마케팅 전략을 점검했다. 아르노 벨로니 부사장 방한에 앞서 르노 디자인 질 비달 부사장, 르노그룹 구매 및 전략파트너십 총괄 프랑수아 프로보 부회장, 르노그룹 최고 과학 책임자 뤼크 쥘리아 부회장 등도 한국을 찾아 부문별 신차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이러한 르노의 새로운 전략에 대해 "아직 전기차가 시장에서 위력을 발휘하기에는 무리인 점이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이 한 3년간은 그 빈자리를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며 "신차가 없었던 르노가 오로라 프로젝트를 기폭제로 해서 재도약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교수는 "르노코리아는 워낙 지난해가 최악이었기 때문에 올해 신차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더더욱 큰 의미가 있고 다양한 모델의 성공 기반의 시작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며 "다만 차의 완성도와 르노 특유의 하이브리드 매력을 마케팅 전략에 얼마나 잘 녹여 놓느냐가 흥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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