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수익성↓... 저축은행 새 대표들, 눈앞 과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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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수익성↓... 저축은행 새 대표들, 눈앞 과제 산적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4.01.0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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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NH·BNK·한국투자 등 6곳...1966~1970년생
5개사가 지난해 적자...한국투자도 81.2% '급감'
부동산PF 우려, 수신금리 매력 하락 등 '이중고'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최근 새로 선임된 저축은행 6곳의 대표 앞에 놓인 숙제가 산더미다. 조직 안정과 실적 향상이라는 과제가 있지만 업황이 좋지 않다. 각 대표들은 영업 확대보다 비용을 줄이는 등 건전성을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해 보인다.

2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표를 교체한 곳은 ▲KB ▲NH ▲한국투자 ▲BNK ▲상상인 ▲상상인플러스 등이다. 새 대표들은 1966~1970년생으로 내부승진을 했거나 지주사에서 자리를 옮겼다.

우선 KB저축은행 대표로는 서혜자 KB금융지주 전무가 추천됐다. 서 전무는 1966년생으로 국민은행 인재개발본부장, 상인역지점 지역본부장을 거쳐 KB금융지주 준법감시인을 맡고 있다. 서 전무는 법무, HR 등 여러 직무에 경험이 있어 내실 성장을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것이 KB금융지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평가다. 

NH저축은행의 신임 대표는 오세윤 농협손해보험 마케팅총괄 부사장이 내정됐다. 오 부사장은 1966년생으로 농협은행에선 부산대지점장, 기장군지부장 등을 지냈고, 농협중앙회에선 부산지역본부장을 역임했다. 그룹에선 오 부사장이 그간 채권관리 분야에서 쌓은 전문역량으로 안정적인 건전성 관리를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작년 11월 말께 선임된 전찬우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는 1970년생이다. 2001년 한국투자저축은행에 입사한 이후 리테일사업본부장, 전무 등을 지냈다. 영업, 상품, 기획에서 고른 경력을 쌓으며 업계 주요 수익원이 된 스탁론, 팜스론 등의 사업을 직접 개발하기도 했다. 

BNK저축은행의 새 대표가 된 김영문 BNK시스템 대표는 1964년생이다. 부산은행을 거쳐 BNK지주에서는 전무, 부사장 등을 지낸 바 있다. 명형국 현 대표는 임기가 남았음에도 용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상인그룹의 저축은행 계열사인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도 대표의 변화가 있었다. 이재옥 상상인저축은행 감사가 상상인저축은행 대표로 선임됐으며, 이인섭 상상인저축은행 대표는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저축은행 6곳의 대표 교체엔 각각의 이해관계가 얽혀지만 공통적인 이유는 건전성을 관리하고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함이다. 

저축은행 6개사 중 한국투자저축은행을 제외한 5곳은 지난해 3분기까지 순익이 적자 수준이다. 한국투자저축은행 순이익도 114억원으로 전년 대비 81.2% 쪼그라들었다. 건전성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NPL)도 모두 1년 만에 상승했다. 

특히 상상인저축은행,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전년 대비 10%포인트 넘게 치솟으며 각각 13.29%, 15.7%를 기록했다. 고금리로 영업이 타격을 받았고 개인·기업 부실이 늘어나는 게 실제 '숫자'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새 대표들이 우선 염두해야 할 부분이다. 

이중에선 부동산PF 대출이 주요 관심사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저축은행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은 5.6%로 전년말에 비해 3.5%포인트 올랐다. 이는 여전사(4.4%), 상호금융(4.2%)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거론된 저축은행 6개사는 대체로 부동산PF 규모·비중을 줄이고 있다. 그럼에도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또한 영업은 위축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더욱이 저축은행 정기예금의 금리(12개월기준)가 지난 10월부터 하락세를 그려오고 있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이달엔 3.96%로 한 달만에 0.10%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수신상품의 금리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저성장, 고연체 상황 속에서 새 대표들은 신규 수익원과 모객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하는게 현실이다. 

한 관계자는 "현재 업계 불황의 근본적인 원인은 결국 '금리'다. 때문에 불황이 장기화될 수 밖에 없다"면서도 "신규 대표들의 등장이 당장의 판세를 바꿀 수는 없지만 그래도 관련비용을 줄이고 빠르게 부실을 처리하는데 새로운 체제, 인물이 속도를 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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