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증시 약세... 월 배당 ETF로 뭉칫돈 몰린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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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증시 약세... 월 배당 ETF로 뭉칫돈 몰린 이유는?
  • 유명환 기자
  • 승인 2023.12.19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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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관련 상품 두 배 가량 증가
올해 총 순자산 약 3조원…전년比 142%↑
자료=삼성자산운용
자료=삼성자산운용

개인투자자들이 계속되는 시황 악화로 인해 안정적인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월배당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올해만 순자산이 약 1조7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배당 재투자, 배당금 비과세 등을 통해 복리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투자자금이 몰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19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매월 배당금을 지급하는 국내 월배당 ETF 수는 지난해 말 19개에서 현재 36개로 1년새 두배 가량 증가했다.

순자산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날 기준 총 순자산은 약 2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약 1조2000억원에서 1조7000억원(14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가치 상승으로 인해 약 1000억원이 늘어났고, 약 1조6000억원은 신규 자금 유입이었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월배당 ETF 시리즈의 경우 지난 5일 기준 순자산 5000억을 돌파했다. 연초 이후 지난 5일까지 'SOL 미국배당다우존스'(2328억원) 'SOL 미국배당다우존스(H)'(719억원) 'SOL 미국S&P500'(56억원) 등에 개인 투자자 자금이 3100억원 이상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월배당형 ETF 'ACE 미국배당다우존스'과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의 합산 순자산액은 7211억원 규모다. 역시 개인이 각각 820억원, 2860억원 사들였다.

특히 월배당 ETF 중에서도 최근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한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커버드콜이란 주가지수에 투자하면서 해당 콜옵션을 매도해 옵션프리미엄이 발생하는 구조의 전략이다. 주가와 무관하게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추고 안정적인 인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커버드콜 ETF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00커버드콜ATM’은 순자산이 168억원 늘어났다. 커버드콜 ETF는 종목에 투자하면서도 관련 콜옵션을 매도해 배당 자금을 마련한다. TIGER 200커버드콜ATM은 코스피200에 투자하면서도 코스피200 콜옵션을 매도한다. 8%대의 높은 배당을 기록하면서 자금 유입이 활발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나스닥지수 등과 연계된 커버드콜 ETF도 순자산이 늘었다. TIGER 미국나스닥100커버드콜(합성)의 순자산은 1904억원 증가했다. 월배당 ETF의 경우 분기배당 혹은 연배당 상품보다 배당을 일찍 나눠 받을 수 있어 배당 재투자의 복리 효과가 크다. 

또 IRP를 활용하면 배당소득세(15.4%)를 내지 않아도 돼 복리 효과를 한층 높일 수 있다. 55세 이후에 3.3~5.5%의 세금이 부과돼 세금 이연 효과가 있다.

우량 회사채에 투자하는 ‘KBSTAR 중기우량회사채’(316억원)도 다른 회사채 ETF 대비 높은 순자산 증가세를 보였다. 회사채 쿠폰을 월배당으로 지급하는 식이다.

무섭게 성장하는 월배당 ETF해외에 투자하는 국내 상장 월배당 ETF의 성장세가 특히 강했다. 주로 미국 배당성장 ETF들이 시장성장을 이끌었다. 

미국 유명 배당성장 ETF인 ‘슈왑 US 디비던드 에쿼티(SCHD)’와 동일한 포트폴리오로 투자하는 ‘SOL 미국배당다우존스’의 순자산은 올해 3121억원 증가했다. ETF 가격은 이 기간 5.43% 하락했지만 약 35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며 순자산이 크게 늘었다. 코카콜라, 펩시코, 시스코 시스템즈,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 몇십년간 배당을 꾸준히 늘려온 기업들에 투자하는 ETF다.

환헤지 상품인 ‘SOL 미국배당다우존스(H)’도 순자산이 948억원 증가했다. 미국 배당성장 기업들에 투자하는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다우존스’ ‘ACE 미국배당다우존스’도 순자산이 각각 2232억원, 1240억원 늘어났다.

리츠 ETF인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는 올해 가격이 9.63% 하락했지만 월배당을 노린 장기투자 목적 자금 유입에 순자산은 889억원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1100억원 가까운 투자자들의 돈이 신규 유입되면서 순자산을 끌어올렸다. 

리츠 ETF의 경우 부동산 시장 침체 우려로 가격이 하락한 상태라 배당률은 오히려 올라간 상태다. 지난 1일 기준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의 연 배당률은 7%대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고금리 환경 속 ETF 시장이 채권형, 금리연계형 상품 위주로 성장한 가운데 주식형 ETF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며 “국내에 처음 월배당 ETF를 도입한 선도사로서 상품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규모를 꾸준히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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