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씨티은행·JP모건 통화스왑 담합... 공정위 제재 적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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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씨티은행·JP모건 통화스왑 담합... 공정위 제재 적법"
  • 전지윤 기자
  • 승인 2023.09.1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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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2020년 5월 씨티은행 등 4개은행 담합 제재
씨티은행·JP모건 제재 불복 소송... 승소판결에 공정위 불복
대법원, "공정위가 한 담합 제재 적법해"... 파기환송 판결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한국씨티은행과 JP모간체이스은행 대상으로 내린 담합 제재 처분에 대해 대법원이 적법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13일 공정위에 따르면 대법원은 올해 8월31일 한국씨티은행과 JP모간체이스은행(이하 두 은행을 묶어 '원고'라고 칭함)에 대한 입찰담합 제재와 관련해 공정위가 패소했던 원심의 판결을 파기환송하라는 결론을 내렸다. 

공정위는 2020년 3월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한국도로공사(이하 한도공) 등이 실시한 총 4건의 통화스와프 입찰에서 담합한 ▲한국씨티은행 ▲홍콩상하이은행 ▲크레디 아그리콜 ▲JP모간체이스은행 등 4개의 외국계 은행들을 적발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13억2100만원을 부과했다. 

통화스와프란 외화 부채를 원화 부채로 전환하는 금융 계약을 말한다. 만약 원화 가치가 절하돼 환율이 상승할 경우 원화로 지급해야 하는 변제 금액이 증가하기 때문에 이러한 위험을 해소키 위한 목적으로 활용된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사진=공정거래위원회

해당 사건의 입찰 과정에서 각 은행은 서로가 낙찰받을 수 있도록 입찰 건별에 따라 '들러리 참여'를 했다. 예컨대 한수원이 원전 건설 자금 조달 등을 목적으로 발행한 달러 사채를 원화 부채로 전환하기 위한 1억 달러 상당의 입찰에서 원고가 낙찰받을 수 있도록 홍콩상하이은행이 입찰에 불참하기로 합의하는 방식이었다.  

실제로 한수원은 사전에 낙찰 예정자인 원고와 타 은행에게 제안서 제출을 요청했는데, 타 은행은 워고와 한 사전합의에 따라 입찰에 불참해 결국 가장 낮은 금리를 제시한 원고가 낙찰자로 선정됐다. 한도공의 입찰 건에서는 낙찰 예정자(홍콩상하이은행)에게 타 은행 제안서 제출을 요청했는데, 예정자가 원고에게 녹은 원화 고정금리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고 결국 가장 낮은 금리를 제시한 예정자가 낙찰자로 선정된 바 있다. 

공정위는 이렇게 담합 행위를 한 총 4개 은행에게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제8호(입찰 담합)에 의거해 시정명령과 한국씨티은행 9억원, 홍콩상하이은행 3억8700만원, 크레디 아그리콜 3400만원 등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후 원고는 처분에 불복하며 2020년 5월 서울고등법원에 각각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2021년 승소 판결을 받았으나 공정위가 불복하며 대법원에 상고했고 대법원이 이번에 공정위 처분이 적법하단 취지의 판결을 한 것이다. 

원심에서는 이 사건의 통화스와프 입찰이 경쟁입찰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사건의 통화스와프 입찰이 실질적으론 단독입찰인데 들러리를 세워 경쟁입찰을 한 것처럼 가장했다고 결론지었다.

아울러 발주자 측이 특정인과 공모해 그 특정인이 낙찰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예정가를 알려 주고 그 특정인은 나머지 참가인들과 담합해 입찰에 응한 경우 등 그 구조 및 형태가 입찰이 실제로 이뤄졌을 때와 유사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법원은 "각 발주자와 낙찰 은행 사이의 이 사건 거래에 관련돼 체결된 수의계약은 당사자 사이에서만 구속력이 있을 뿐 입찰 절차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공동행위에 가담하지 않은 타 은행이 유효한 경쟁관계를 전제로 입찰에 참가하거나 이 사건 공동행위에 가담한 타 은행이 합의를 파기하고 발주자보다 더 낮은 원화 고정 금리로 견적서를 작성 및 제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더해 부당한 공동행위 등을 규제해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 촉진에 뜻을 둔 공정거래법의 입법 목적에 비춰 봤을 때 발주자가 행한 방식의 입찰 역시 규제할 필요가 있고 입찰 자체의 경쟁뿐아니라 과정에서의 경쟁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 사건의 파기환송심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해 공정위의 처분이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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