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EV충전 솔루션 본격화... B2B '新캐시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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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EV충전 솔루션 본격화... B2B '新캐시카우'
  • 한정우 기자
  • 승인 2023.07.1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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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충전기 공급망 확대 나서
하이비차저 인수, 개발 역량 내재화
"충전기 시장에서 우위 점할 것”
구광모 회장의 B2B 사업 다각화
각 사업부 B2B로 판매 전략 가속
사진=LG전자
사진=LG전자

LG전자가 급성장하는 미래 전기차(EV) 시장에 앞서 EV 충전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생산 능력과 기술력을 확보하고, 기업이 원하는 종류의 충전기를 제공해 기업간거래(B2B)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방침이다. B2B 사업 확장에 따른 LG전자 각 사업부의 행보도 눈에 띈다. B2B 사업을 새로운 수익창구로 창출해 판매 전략의 변곡점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도 평택 LG디지털파크 공장에 전기차 충전기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공급망 확대에 나서고 있다. 올해 5월에는 각종 상업시설에서 안전하고 편리하게 설치할 수 있는 7kW 완속 충전기와 100kW, 200kW 급속 충전기 등 총 4종의 제품을 선보였다. 전기차 충전 시장의 성장이 가속화됨에 따라, B2B 사업의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이 원하는 맞춤형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전기차 충전 사업에 LG전자가 뛰어든 시기는 5년전인 2018년이다. 전기차 충전 솔루션 선행 개발을 시작으로, 2019년 1월에 GS칼텍스와 주유소 전기차 충전 융복합 스테이션을 조성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듬해 11월 양사는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미래형 주유소 에너지플러스 허브에 전기차 충전소 통합 관리 솔루션을 공급하며, 구체적인 청사진을 그려갔다.

본격적으로 충전 솔루션에 박차를 가한 시기는 하이비차저(구 애플망고)를 흡수하고 나서부터다. 지난해 6월 전기차 충전기 전문 기업 하이비차저를 인수하며, 충전기 개발 역량 내재화에 돌입했다. 하이비차저의 지분은 LG전자와 GS에너지, GS네오텍이 각각 60%, 34%, 6%씩 가져갔다. 하이비차저는 현재 LG전자의 자회사로 편입된 상태다.

이처럼 LG전자가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에 열중하는 이유는 전기차 시장의 미래 성장성에서 찾을 수 있다. 전기차 시장은 글로벌 환경규제와 탄소배출저감 대책 등으로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앞서 유럽연합(EU)은 탄소중립 달성 목표로 2035년부터 27개 회원국에서 휘발유 등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독일 컨설팅업체 롤랜드버거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충전 시장 규모는 2030년에 238조3962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 솔루션은 지속적인 의지와 관심을 갖고 있는 사업으로 내부에서 역량을 제고 중"이라며 "충전 관련 핵심 기술을 보유한 업체와 지속적인 협업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간 LG전자가 갖춰왔던 제품, 서비스, 공급망 등을 강점으로 충전기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광모 회장의 B2B 사업... 新캐시카우로 거듭나

사진=LG전자
사진=LG전자

LG전자가 B2B 사업에 갖고있는 애정은 각별하다. 구광모 LG 회장은 2018년 취임 이래 B2B를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목소리를 높여왔다. 기업을 고객으로 한 사업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경기 영향에 둔감하다는 평가다.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취급되는 전장사업(VS)부문은 차량용 통신과 멀티미디어, 전기자동차 부품 등을 판매하는 부서로 매출의 100%가 B2B로 이뤄진다. 차세대 LG전자의 매출 대부분을 차지할 효자 사업부로 지난해 2분기부터 흑자전환 하며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LG전자 VS부문은 연결기준 매출 8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35% 상승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 VS부문 매출은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VS부문 수주잔고가 지난해 80조원 수준까지 늘어나 매출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자·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LG전자 B2B 매출은 총 매출의 32%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 약 16%였던 것과 비교하면 3년 만에 두 배 이상 뛴 숫자다. 경기침체와 고금리 등으로 개인 소비 심리가 주춤한 상황에서 B2B 사업은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전망이다. 

LG전자의 전기차 충전 솔루션은 지난해 11월 조직개편께 BS(Business Solution)부문으로 들어간 EV충전사업담당이 책임지고 있다. BS부문은 VS 부문과 더불어 B2B 사업 전략을 담당하는 핵심부서다.

BS부문이 중흥기를 맞게 된 배경에는 구 회장의 의지가 결정적이었다. BS부문은 2011년 HE사업본부에서 구 회장 취임 전까지 약 7년간 ‘객식구’ 신세를 면치 못했다. 이후 2018년부터 독자 사업부로 편성되며 부활에 성공했고, 현재까지 로봇과 전기차 충전 서비스, 디지털 사이니지 사업 등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해 LG전자 BS부문은 연결기준 매출 약 6조9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0% 올랐다. 구 회장이 취임 때부터 강조한 기업 대상 사업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하는 모양새다.

LG전자는 모든 사업부에서 B2B 사업 범위 확대에 나서고 있다. VS·BS부문의 사업 전략처럼 생활가전(H&A), 홈엔터(HE) 부문도 기존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에 주력한 판매전략에서 나아가 B2B 시장 개척에 발 벗고 나섰다.   

LG전자 관계자는 “H&A부문에서 빌트인 가전과 상업용 냉난방 시스템 등 B2B 매출 성장세가 나타난다”며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B2C사업이 주였지만 B2B 사업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HE사업본부는 기업 대상 플랫폼 사업을 키운다”며 “TV, 오디오, 뷰티기기 등을 통해 기업과 고객을 이어주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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