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큐온저축은행, 500억 증자 후 BIS 11.8% '안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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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큐온저축은행, 500억 증자 후 BIS 11.8% '안정권'
  • 유민주 기자
  • 승인 2023.05.23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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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큐온 BIS 10.9%, 업계 평균 ‘13.2%’, 금융당국 권고치 '11%' 보다 낮아
신속하게 500억 유상증자 해 자산안정성 높여
사모펀드가 대표 사퇴 압박?... "책임 경영 위해 먼저 사임"
애큐온저축은행 로고=애큐온저축은행 제공
사진=애큐온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가 최근 금융당국의 권고 기준 보다 아래로 떨어졌지만 유상증자 등 신속 대처로 11.8%로 올라섰다. 자산건전성은 이제 안정권에 들어왔고, 신한카드 출신 임원을 대표로 앉히면서 경영 쇄신 방식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애큐온 관계자는 23일 "유상증자 후 애큐온저축은행의 BIS 비율은 2023년 3월 말 11.77%로 예상된다”며 “수치가 변동할 가능성이 있어 11% 중후반으로 보면된다”라고 밝혔다.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애큐온저축은행은 5월 10일 이사회에서 애큐온캐피탈로부터 급하게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BIS가 금융당국의 기준 아래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상환우선주로 발행했고, 애큐온캐피탈이 전액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애큐온캐피탈은 애큐온저축은행 지분의 100%를 보유한 모기업이다.

당시 애큐온저축은행의 BIS는 ‘10.9%’였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BIS를 11%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업계 평균은 ‘13.2%’이었다. 애큐온의 자본이 확 떨어진 이유는 자본의 분모라고 할 수 있는 ‘대출 여신’이 급증하고, 분자인 연체율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애큐온저축은행의 대출 총액은 업계 3위다. 2022년 79개 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총액은 전년 대비 24.3% 오르면서 24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치다.

대출을 가장 많이 해준 상위 5대 저축은행을 살펴 보면 1위 SBI저축은행(3조8000억원), 2위 OK저축은행(3조7000억원), 3위 애큐온저축은행(2조1000억원) 4위 한국투자저축은행(1조9000억원), 5위 페퍼저축은행 (1조8000억원) 등이다.

애큐온저축은행은  당기순익도 적자 전환했다. 2022년 3분기와 4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1%, 51%씩 감소했고, 올 1분기에는 아예 적자 전환했다.

연체율은 올랐다. 2023년 1분기 79개 저축은행 평균 연체율은 5.1%로 2022년 3.4%에서 1.7%p 오른 상태다. 저축은행 연체율이 5%대를 넘어선 것은 2016년(5.8%) 이후 처음이다.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 대부업 등 고금리로 대출을 발행하는 업권의 대출잔액 역시 올랐다. 2021년 48조5000억원에서 2022년 55조9000억원으로 1년 만에 무려 14.8%나 증가했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2022년 기준 ‘0.26%’로 직전 년도 대비 ‘0.1%’ 올랐고, 같은 기간 다중채무자의 연체율도 0.8%에서 1.1%로 늘었다.

위기의 애큐온저축은행은 ‘대표이사 교체’라는 초강수를 꺼내든 상태다. 애큐온저축은행은 5월 10일 이사회 및 주주총회를 거쳐 김정수 대표이사를 새로 선임했다. 이호근 전임 대표는 보장받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김정수 대표=애큐온저축은행 제공
김정수 대표. 사진=애큐온저축은행

김 신임 대표는 신한카드, 고려신용정보, 애큐온저축은행, 애큐온캐피탈 등 다양한 2금융권을 두루 경험한 베테랑이다. 김 대표는 2019년 애큐온저축은행에 합류해 디지털혁신부문장을 맡아왔다.

다만 김 신임 대표가 위기의 애큐온을 부활시킬지는 미지수다. 일단 김 대표에게 주어진 임기가 짧기 때문이다. 2023년 7월까지로 1년 3개월에 불과하다. 기준금리 인하 같은 정부 정책 변화에 운을 걸어야 하는 요소가 크다.  

김 신임 대표는 현재 ▲상품 다각화 ▲선제적 리스크 관리 ▲효율적 자금조달 ▲디지털 가속 ▲지속가능경영(ESG경영) 실천 ▲애큐온캐피탈과의 시너지 창출 ▲소통과 신뢰에 기반한 문화 정착 등의 경영 방향성을 제시한 상태다.

한편, 애큐온 측은 이호근 전임 대표가 최대주주인 사모펀드로부터 압력을 받아 사퇴했다는 의혹에 대해 선을 그었다. 오히려 이 전 대표 '책임경영'을 위해 먼저 사임했다는 것이다.

애큐온 측은 "이 전 대표는 실적 부진·자본비율 악화·노사갈등·작업대출 등 애큐온과 관련한 일련의 문제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먼저 사임 의사를 밝혔다. 최대주주인 사모펀드에선 어떠한 압력이나 경영 간섭이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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