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열전] 경영보폭 넓히는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 "초일류 금융그룹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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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열전] 경영보폭 넓히는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 "초일류 금융그룹 꿈꾼다"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3.05.12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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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순익 59%↑... 관치논란 딛고 데뷔전 성공
취임후 조용한 행보 끝내고 글로벌 공략 시동
조직혁신·디지털전환... '고객 중심' 사업 총력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이 지난 1월 취임 이후 몇 달간 조용한 행보를 보이다가 최근에는 외부로 발길로 돌려 글로벌사업 강화 및 디지털전환 추진에 앞장서는 등 경영보폭을 넓히며 구체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농협금융 제공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이 지난 1월 취임 이후 몇 달간 조용한 행보를 보이다가 최근에는 외부로 발길로 돌려 글로벌사업 강화 및 디지털전환 추진에 앞장서는 등 경영보폭을 넓히며 구체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농협금융 제공

"농협금융도 ‘초일류 금융그룹’이라는 꿈을 함께 꿔 봅시다" 

지난 1월 취임이후 조용한 행보를 보이던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최근들어 글로벌사업 강화 및 디지털 전환에 앞장서는 등 경영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 회장이 취임전부터 ‘새 정부 첫 관치금융 CEO’라는 타이틀에서 탈피하기 위해 다양한 경영활동을 전개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이석준 회장 체재로 바뀐후 올 1분기 최대 순이익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농협금융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9471억원으로 전년 같은기간보다 58.8%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이자이익은 전년동기대비 7.5% 증가한 2조298억원, 비이자이익은 129.9% 증가한 7216억원을 기록했다. 유가증권 운용손익은 216.9% 급증한 5869억원으로 집계됐다.

농업지원사업비 반영전 순이익은 1조329억원으로 나타났다. 농업지원사업비는 농협법에 의거, 고유목적사업인 농업인과 농업·농촌지원을 위해 지주사를 제외한 계열사가 농협중앙회에 매분기초 납부하는 분담금을 일컫는다.

농협금융은 “전년과 비교해 이자이익은 감소했지만 비이자이익은 유가증권 운용손익 증가로 확대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글로벌도약 원년 과제...영토 확장 추진 속도

이석준 회장은 올해를 농협금융의 글로벌사업 원년으로 선포하고 사업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장은 ▲신흥국 중심 점포 경쟁력 강화 ▲지속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전략투자·디지털사업과 연계한 신사업 추진 강화 ▲해외인력 전문성 확보를 위한 인력관리체계 강화 ▲대외신인도 제고를 위한 글로벌 협력체계 확대 등을 추진과제로 제시했다. 

이 회장이 적극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부분은 해외네트워크 확장이다. 최근 농협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NH농협은행 인도 노이다 지점이 최근 업무를 개시했는데 이번주중 공식 오픈을 앞두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농협은행 인도 노이다 지점은 지난 10일 정상업무를 개시했다"며 "모든 업무는 정상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인도 노이다 지점 신설계획은 2017년부터 추진됐다. 농협은행이 서남아시아시장 진출을 위한 주요 거점으로 삼기 위해서였다. 농협은행은 코로나사태로 노이다 지점 설립에 난관이 있었지만 지난해 5월 인도 중앙은행으로부터 본인가를 받으면서 사업추진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농협금융은 인도지점 신설에 앞서 지난해 4월 NH투자증권 런던법인을 개설했으며 7월 농협은행 중국 북경지점, 9월 영국 시드니지점을 차례로 열어 해외네트워크를 10개국 21개로 확대한 바 있다. 

그간 농협금융은 KB금융, 신한금융 등 타 금융지주에 비해 글로벌 후발주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현재 전체 자산중 해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 안팎에 불과해 마음도 급하다. 향후 농협금융은 농협은행의 인도지점 신설을 계기로 동남아 주요국과 글로벌 금융허브거점 추가 진출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러면서 강조하는 부문이 계열사간 협업이다. 

이 회장은 지난 1월 농협금융 10개국 21개 해외지사 점포장과 신년간담회를 갖고 글로벌사업의 전문성 강화와 계열사간 협업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글로벌 인력관리체계 정비에 관심을 갖고 전문성을 강화해 다른 금융그룹과 차별화된 금융을 구현해야 한다"며 "해외점포 단독사업 추진보다 지주사와 계열사, 해외점포가 상호협업을 통해 고객을 발굴하고 공동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사업을 추진해 2025년까지 11개국에 14개이상의 점포를 추가 신설하고 글로벌부문 자산 22조원, 순이익 324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도 세웠다.

농협금융은 아울러 글로벌사업을 빠른시간내 성장시키기 위해 경제성장률이 높은 신흥국 중심으로 M&A를 추진하는 한편 자본이 필요한 해외점포에는 적극적인 증자로 현지 영업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올해는 농협금융의 글로벌사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첫해가 될 것"이라며 "중점 추진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달라"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이 회장 체제에 맞는 ‘조직정비·디지털금융’ 개선 본격화

이 회장은 혁신과 변화에 걸맞는 조직정비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취임이후 모든 업무를 고객관점에서 재구성하고 원점에서 재설계하기 위한 방안으로 '디자인'과 '디지털'을 강조하고 있다. 그간 NH농협금융의 변화와 성장을 가로막던 각종 허들을 제거하는 등 근본적으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우선 소규모계열사의 플랫폼 개선을 지원하고 UI·UX 표준가이드를 새롭게 정비하기로 했다. 또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행동 패턴을 분석해 직관성과 편리함 증대에 초점을 맞춘 사용자 친화적 플랫폼을 설계해 나갈 예정이다. 

이 회장은 농협 색깔에 맞는 ‘디지털금융’ 체질개선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이 회장이 디지털사업과 관련해 구체적 전략을 내놓은 것은 지난 3월이다. 이 회장은 제1차 농협금융 DT(Digital transformation) 추진 최고협의회를 주재한후 디지털전환 계획을 밝히고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 강화 ▲데이터기반 의사결정 문화 확산 ▲대내외 디지털전환(DT) 추진 저해요인 해소방안 등 실천전략을 제시했다. 

최근에는 그룹 사용자환경(UI)과 사용자경험(UX) 품질관리 강화와 클라우드기반 디지털금융으로의 전환을 위한 1000억원 규모의 차세대 디지털금융사업을 발주하기도 했다. 이를통해 이르면 내년말까지 채널계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하고 모바일뱅킹앱 'NH콕뱅크'의 전면개편과 농업인과 MZ세대를 겨냥한 종합생활금융플랫폼을 출시할 예정이다. NH농협금융은 내년 하반기까지 사업을 완료해 '콕마이데이터' '콕팜' 등 콕뱅크내 서비스와 연계해 종합생활금융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특히 금융미래를 결정할 플랫폼 전략에 대해서는 금융권 최초 금융 애플리케이션(앱)에 서비스형 플랫폼(PaaS) 기반 클라우드시스템을 도입하고 스마트워치에서 사용가능한 증권분야앱 구축 등 구체적인 실행과제도 제시했다.

예를 들어 은행의 경우는 금융앱에 서비스형 플랫폼(PaaS)기반 클라우드시스템을 처음으로 도입해 안정성과 속도를 혁신적으로 개선하는 것을 시작으로 비대면 채널 인프라를 전면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또 증권은 스마트워치에서 사용 가능한 앱을 구축해 고객의 편리함을 제고하고 카드와 생명은 이원화된 채널을 하나로 통합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이밖에도 각 계열사의 자산관리(WM) 서비스의 강점을 융합해 고객에게 원스톱 종합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 WM사업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이 회장은 "일선 영업점의 WM사업 지원을 통해 농협금융 고객의 자산증대를 위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농협금융은 이 회장의 경영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구체적인 실천 스케줄을 짜고 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모든 핵심 경영전략은 고객 관점에서 재구성, 모든 업무를 제로 베이스(Zero-Base)에서 재설계하고 있다"며 "디지털플랫폼과 관련해서는 고객데이터를 기반으로 행동패턴을 분석해 직관성과 편리함 증대에 초점을 맞춰 사용자 중심의 개발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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