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취향 잡는다'... 니치향수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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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취향 잡는다'... 니치향수 전성시대
  • 최지흥 기자
  • 승인 2023.04.25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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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소비' 나선 MZ세대에 니치향수 인기
국내 향수 시장 매년 급성장, 지난해 7,000억대
전체 향수 시장 중 니치향수 비중 90% 차지
오프라인 향수 매출 비중, 전체 40% 이상 예측
신세계인터내셔날 성과에 한섬, LF 등 시장 진출
니치향수(niche perfume)가 비싼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남과 다른 나만의 향수를 원하는 MZ세대들에게 인기를 모으면서 시장 규모가 급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최지흥 기자
니치향수(niche perfume)가 비싼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남과 다른 나만의 향수를 원하는 MZ세대들에게 인기를 모으면서 시장 규모가 급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최지흥 기자

니치향수(niche perfume)가 비싼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남과 다른 나만의 향수를 원하는 MZ세대들에게 인기를 모으면서 시장을 키우고 있다. 관련 제품 출시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수입 브랜드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발표에 따르면 2015년 5,000억원대였던 국내 향수 시장 규모는 2019년 6,000억원대로 4년만에 20% 가까이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차별화된 니치향수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7,500억원대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니치향수가 전체 향수 시장의 90%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앞으로 시장은 더욱 커져 2025년에는 1조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측했다.

시장이 커지면서 관련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 또한, 사업 다각화에 나선 패션 기업들의 진출이 두드러진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4년 바이레도 국내 판권을 확보하며 니치향수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2017년 독점 수입, 판매권을 획득한 딥티크를 비롯해 산타마리아노벨라, 메모파리, 엑스니힐로 등 니치향수 브랜드 판권을 잇달아 확보하며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해 왔다.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매장 확대와 편집숍 라페르바 오픈, 자사몰인 에스아이빌리지 판매 등으로 국내 니치향수 절대 강자로 자리매김해 왔다.

자사몰인 에스아이빌리지는 '니치 향수 맛집', '시마을 향수 대란' 등의 애칭으로 불리며 코로나 상황 속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시마을’은 MZ세대 사이에서 에스아이빌리지를 짧게 줄여 부르는 단어로, 가품이 많은 온라인 향수 시장에서 정품을 보장 받을 수 있는 구매처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5월 현대백화점 판교를 시작으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더현대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 청담 플래그십 매장 등을 잇달아 오픈한 한섬의 리퀴드 퍼퓸바도 관심을 모은다.

리쿼드 퍼퓸바는 프랑스 유명향수 유통업체 ‘디퍼런트 래티튜드(Différentes Latitudes)’와 한국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해 독창적인 컨셉과 높은 품질의 향수 브랜드를 큐레이션해 국내에 단독으로 선보이고 있다. 이곳에는 조향사 자격증이 있는 향수 전문 지식이 풍부한 리퀴드 매장 직원을 의미하는 ‘바맨’을 통해 전문적인 향수 추천 및 큐레이션을 제공받을 수 있다. 또한 86가지 이상의 니치향수를 부담 없이 시향해볼 수 있으며, 청담 플래그십 매장에서는 향에 대한 각각의 스토리를 한꺼번에 들려주는 도슨트 프로그램, AI 카운셀링, 티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LF가 론칭한 조보이도 무서운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 조보이는 창립자 프랑수아 헤닌(François Hénin)이 2010년 론칭한 니치 향수 편집숍 브랜드로 1923년 탄생한 뒤 80년 넘게 잊혀진 파리지엥 향수 하우스의 매혹적인 르네상스를 되살리고자 설립됐다.

이미 조보이는 고유의 원료와 향수에 담긴 스토리에 대한 설명과 함께 고객 취향에 맞춤화된 향기를 추천하는 편집숍으로 파리 여행을 가면 필수적으로 들려야 하는 ‘향수 마니아들의 성지’로 불리고 있다.

조보이는 지난해 4월 LF몰에서 공식 론칭 한 이후 5월 라움이스트 팝업 스토어 론칭, 8월 신라호텔 면세점 매장 오픈 등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이름을 알려왔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현대 판교에 국내 첫 단독 매장을 오픈했다.

지난해 오픈한 조보이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강렬한 레드와 블랙 색상으로 파리 현지 매장 분위기를 그대로 살린 것이 특징이다. 매장에서는 자체 브랜드 ‘조보이’와 ‘제로보암’을 포함해 국내 처음 소개되는 ‘쟈끄파뜨’, ‘퍼퓸 드 엠파이어’, ‘카너 바르셀로나’, ‘윈느 뉘 노마드’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엄선한 브랜드의 니치 향수를 만나볼 수 있다.

현재 국내 니치향수 시장은 딥티크를 앞세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주도 하고 있지만 한섬과 LF의 영역 확장과 기존 편집숍 브랜드들의 마케팅 강화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현재 업계에서는 니치향수가 전체 향수 시장의 90%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앞으로 시장은 더욱 커져 2025년에는 1조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사진=1.신세계인터내셔날 딥티크 매장 2.한섬의 리퀴드 퍼퓸바 3.LF의 조보이 4.퍼퓸 갤러리
현재 업계에서는 니치향수가 전체 향수 시장의 90%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앞으로 시장은 더욱 커져 2025년에는 1조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사진=1.신세계인터내셔날 딥티크 매장 2.한섬의 리퀴드 퍼퓸바 3.LF의 조보이 4.퍼퓸 갤러리

실제로 업계 관계자들은 니치향수 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들을 내놓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경기 불황에 잘 팔리던 립스틱 대신 이제는 니치향수가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면서 “니치향수는 재구매율이 높은 품목인데다 경기 침체 장기화가 예상되고 있는 만큼 관련 수요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신중한 태도를 보인 이들도 있다. 한섬 관계자는 “향에 대한 고객의 니즈가 다변화되며, 다양한 향수 브랜드가 시장에 유입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반면 모든 신규 향수 브랜드가 성공하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확고한 브랜드 스토리와 특별한 향과 서비스를 갖고 있는 브랜드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MZ세대들의 니치향수 구매 급증으로 향수 트렌드에도 큰 변화가 일고 있다. 국내 니치향수 편집숍 퍼퓸 갤러리 관계자에 따르면 우선 그동안 선호도가 높았던 플로럴 계열의 향 구매가 감소하고 우디, 앰버 등 다양한 향 구매로 전환되고 있다. 또한 두 가지 향을 레이어링해서 사용하는 전문가 수준의 고객들도 많이 늘고 있으며 2~3일간 지속되는 발향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향수를 단지 즐기는 것이 아니라 수집하는 콜렉터들도 점점 증가하고 있어 패키지 디자인에도 신선한 감각이 돋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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