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늘고 부채도 줄였는데... 한화갤러리아, 왜 대접 못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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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늘고 부채도 줄였는데... 한화갤러리아, 왜 대접 못받나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3.04.1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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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 합병, 자본 늘리고 차입금·부채 감소
유통기업 향한 시장의 보수적 시선 '원인' 지목
고급화·MZ공략 투트랙... 기업가치 상승 주력
갤러리아 명품관 외관 이미지. 사진= 갤러리아백화점
갤러리아 명품관 외관 이미지. 사진= 갤러리아백화점

한화갤러리아가 지난달 31일 증시에 재입성했지만 신통치 않은 모습이다. 한화솔루션에서 분할하며 부채도 대폭 줄어들었고 영업이익도 높아졌지만 시총은 불과 3,900억원 수준이다. 업계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백화점 사업에 인색한 증권가의 보수적 잣대를 지적했다.

2020년 한화솔루션에 흡수되며 자진상폐했던 한화갤러리아가 2년만에 증권가로 재입성했다. 한화갤러리아는 한화솔루션 합병 이전에는 재무나 실적이 내리막이었지만 대부분 회복했다. 

한화솔루션 흡수 이전 한화갤러리아의 부채비율은 289%나 됐다. 상장사 평균 부채비율이 110%인 것을 감안하면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였다.

더불어 실적도 내리막이었다. 한화갤러리아는 2020년 영업이익이 28억원에 매출은 4,554억원이었다. 코로나 영향으로 면세점 사업을 철수하고, 온라인 쇼핑의 성장으로 침체를 겪었다. 한화갤러리아의 순차입금은 2017년말 3,000억원에서 2020년말 8,500억원에 육박할만큼 급증했다. 수익창출능력이 하락하고, 차입금이 증가하자 신용평가사들은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 

악화일로인 실정에서 한화솔루션 합병은 이러한 악재를 상당부분 걷어냈다는 평가다. 분할된 한화갤러리아의 승계자산은 1조7,173억원으로 합병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자본은 2020년 5,792억원에서 8,583억원으로, 부채는 1조3,143억원에서 8,59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차입금도 이전 8,309억원에서 3,925억원으로 급감했다.

 

시총 고작 3,900억원?... 기업가치 제고 총력

한화갤러리아는 2년전 대비 실적과 재무건전성을 상당히 회복했지만 증권가에서는 푸대접을 받고 있다. 갤러리아보다 규모가 작은 온라인 쇼핑몰보다도 못한 수준이다. 이러한 저변에는 백화점 사업을 저평가하는 시장의 보수적 잣대가 이유로 꼽힌다.

앞서 상장한 국내 백화점 빅3인 롯데, 현대, 신세계도 제 가치를 못받고 있는 상황이다. 백화점이 수수료가 주 수익원이고, 노동집약적 산업이라는 시선 때문이다.

또한 백화점 3사가 순수 백화점 사업만 하지 않는 것도 이유로 지목된다. 대부분 마트, 면세점, 패션, 가구 등 다양한 부문의 사업을 거느리고 있다. 따라서 백화점이 선방해도 타 산업으로 인해 저평가를 받는 것이다. 예를 들어 롯데쇼핑의 백화점 사업은 지난해 약 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마트, 슈퍼, 하이마트, 영화관 등 연결재무재표에서 발목이 잡혔다.

반면, 한화갤러리아는 순수 백화점만 운영하는 기업이다. 동종업계에서는 그랜드백화점을 운영하는 베뉴지와 대구백화점, 광주 신세계 등이 있다. 베뉴지와 대구백화점의 경우 매출 100억원대로 한화갤러리아는 상대적으로 우량 기업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빅사이즈 여성 패션의류 쇼핑몰인 공구우먼은 지난해 매출 153억원에 영업이익 29억원을 기록했지만 기업가치는 2,000억원대다. 국내 주식시장이 유통산업에 얼마나 보수적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따라서 한화갤러리아가 주주가치 제고 노력과 사업 성과가 높아지지 않는다면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는 앞으로도 박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시선이다.

이를 타개하고자 한화갤러리아는 명품 위주의 '고급화 전략'을 강화한다. 갤러리아는 점포 수가 6개로 경쟁사 대비 적지만, 무리한 확장보다는 지역 내 1등 프리미엄 백화점으로 입지를 다진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갤러리아는 명품관에 슈즈존을 강화하고 타임월드는 이달 한 개 층을 명품 남성 전문 매장으로 탈바꿈한다. 광교점도 명품 남성과 시계 브랜드를 강화하고 프리미엄 가전 매장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다크룸 스튜디오' 팝업스토어 등 명품과 더불어 MZ세대를 잡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오는 6월 강남역에 미국 3대 햄버거인 파이브가이즈 오픈을 앞두고 있다. 파이브가이즈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막내아들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의 야심작으로 브랜드 검토부터 계약 체결까지 주도했다. 특히 김 본부장이 갤러리아에 부임 후 시도한 첫 번째 사업이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주가는 자본시장 원리에 의해 형성되는 것으로 중장기 지속 성장에 집중해 주가 부양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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