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꾸고 뿌리고 방송하고... ‘한글날’ 마케팅 각양각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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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꾸고 뿌리고 방송하고... ‘한글날’ 마케팅 각양각색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7.10.09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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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항공 등 산업 전반에 걸쳐 기업들이 ‘한글날’을 맞이해 각종 한글날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어 주목된다.

CJ그룹은 한국에서 최초로 열리는 PGA투어 정규 대회인 'THE CJ CUP @ NINE BRIDGES'의 우승 트로피를 한글을 활용해 제작했다고 9일 공개했다.

현존 세계 최고의 금속 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을 모티브로 한 'THE CJ CUP @ NINE BRIDGES' 우승 트로피에는 대회에 참여하는 78명 선수 모두의 한글 이름을 활자본 도판에 담았고, 우승 선수의 이름은 특별히 골드 처리해 기념하도록 돼 있다.

영화 '토르: 라그나로크'는 한글날을 기념해 한글 포스터를 선보였다.

메인 히어로인 토르(크리스 헴스워스)는 신적인 포스를 분출하며 보는 이를 압도하는 비주얼과 ‘신토르’라는 이름과 함께 공개되었으며 헐크(마크 러팔로)는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하는 모습과는 정반대의 유머러스한 ‘헐ㅋ’라는 소개로 포스터를 장식해 영화가 선사할 강력한 액션과 새롭게 무장한 유머 감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또 다른 메인 캐릭터 로키(톰 히들스턴)는 ‘록희’라는 정감 가는 한국 이름으로 소개됐다.

한국의 주전 공격수 손흥민 선수의 소속팀인 토트넘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글날 이벤트’를 진행한다.

토트넘은 9일 오전(한국시간)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팀의 미드필더 무사 뎀벨레, 빅토르 완야마, 수비수 토비 알더바이렐트 세 선수가 직접 자기 손으로 자신의 이름을 한글로 쓰는 이벤트를 공유했다.

사진=토트넘

스타벅스는 한글날 기념해 355㎖ 용량의 ‘2017 한글날 머그’를 출시했다.

스타벅스코리아가 한글날 기념 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4번째로, 올해 한글날 머그는 자음 창제의 기본 다섯 자인 ㄱ,ㄴ,ㅁ,ㅅ,ㅇ 글자를 사계절 꽃인 매화(봄), 무궁화(여름), 국화(가을), 동백꽃(겨울)과 함께 수묵화의 형태로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스타벅스 텀블러, 머그 등의 상품이 판매되는 대부분의 전국 매장에서 구매 가능하며, 1인당 1개씩만 구매할 수 있다.

벤츠와 배달의 민족은 한글날 맞아 자사의 한글 서체를 무료 배포했다.

먼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한글날을 맞아 2종의 한글 서체를 무료로 배포한다고 9일 밝혔다.

벤츠 브랜드 고유의 ‘모던 럭셔리(Modern luxury)’ 감성을 주제로 개발한 메르세데스-벤츠 한글 서체는 명조체 계열의 ‘MBK CorporateA’와 고딕체 계열의 ‘MBK CorporateS’로 총 두 가지다.

메르세데스-벤츠 한글 서체 2종은 윤디자인그룹과 공동으로 개발했다. 공식 웹사이트나 페이스북을 통해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주)우아한형제들도 지난 8일 “한글날(10월 9일)을 맞아 새로 개발한 글꼴인 '기랑해랑체'를 무료로 배포한다”고 밝혔다.

기랑해랑체는 경상북도 포항에 있는 호미곶 해맞이광장에서 우연히 발견한 안내 표지 문구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됐으며, 1970∼80년대 간판의 복고적인 느낌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홈페이지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사진=우아한형제

제주항공은 한글날을 맞아 외래어나 한자어 사용을 최대한 배제한 순우리말로 기내방송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승객들에게 정확하게 정보를 전달하고, 문장구조가 잘못된 사례를 수정함으로써 우리말을 바르게 사용하자는 취지에서 시행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제주항공 기내에서는 물론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표현 가운데 하나인 ‘좋은 하루 되세요’는 ‘좋은 하루를 보내세요’로 고쳤다.

또 ‘즐거운 여행되세요’는 ‘즐겁게 여행하세요’로 고쳤고, ‘행복한 하루 되시기를’은 ‘행복한 하루 보내시기를’로 바꿨다.

사진=제주항공

아울러 ‘전자기기의 사용이 가능합니다’를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로 수정하고, ‘이·착륙하는 비행기가 많아’는 ‘뜨고 내리는 비행기가 많아’로 고치는 등 주어와 서술어의 의미상 호응이 이뤄지지 않는 표현들을 문법에 맞게 수정했다.

불필요한 형용사나 부사의 사용도 줄이거나 바른 표현으로 수정했다.

‘여러분들의 넓은 양해를 부탁드립니다’는 ‘넓은’을 삭제하거나 ‘너른’이라는 표현을 쓰도록 했으며, ‘여러분을 더욱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는 표현은 ‘더욱’을 빼 간결하게 문장을 다듬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2008년부터 한글날을 전후해 우리말 기내방송을 하는 동안 단순한 이벤트로 그치는 것이 아닌 근본적으로 우리말을 바르게 쓰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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