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pick] 대출받은 90%가 달러... 겹악재 신일전자, 名家재건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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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pick] 대출받은 90%가 달러... 겹악재 신일전자, 名家재건 총력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2.12.2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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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불황 직격탄... 4,145만 US 달러 대출
재고 쌓이지만 새로운 변화 모색 통해 돌파구
음식물처리기, 반려동물 시장 겨냥 제품 출시
사진= 시장경제신문DB
사진= 시장경제신문DB

생활가전의 명가(名家) 신일전자가 글로벌 무역 위축 등 대내외적 악재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를 위해 주력 제품인 선풍기를 비롯해 프리미엄 가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신일전자는 최근 혹독한 시련기를 겪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글로벌 무역 위축으로 재고가 쌓이는 악재에 놓였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분기 신일전자의 재고자산은 428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68.5%(254억원)이나 뛰었다. 매출액을 재고자산으로 나눈 '재고자산회전율'도 지난해 말 5.9에서 3분기 1.38로 급격히 내려갔다. 제품이 원활하게 팔리지 않는다는 의미다.

재고 중에서도 '미착품(아직 도착하지 않은 제품)'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해외 부품이 아직 국내에 도착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신일전자 관계자는 "해운대란의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다"며 "동절기 난방가전 수요 증가를 대비해 서둘러 해외 공장에서 상품을 매입했지만, 수송이 늦어지며 미착품 비중이 늘었다"고 말했다.

선풍기와 전기히터 등 국내 계절 가전 분야에서 견고한 입지를 다진 신일전자는 코로나 기간 '집콕'이 늘면서 특수를 누렸다. 하지만 엔데믹을 맞이하며 특수가 끝났고, 이와 함께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대외적 악재가 겹쳤다.

더불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고, 원자재·물류 비용 부담이 커졌다. 국제 유가 급등과 환율까지 치솟으며 해외시장에 진출한 기업이 큰 피해를 봤고, 신일전자도 이를 피하지 못했다.

신일전자는 2019년부터 계절 가전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해외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시작했다. 중앙아시아 내 고산지대인 부탄을 거점삼아 전기 히터 수출을 본격화했으며, 네팔과 인도를 비롯해 호주 등 오세아니아 등으로 해외 판로를 넓혀 나갔다.

해외 진출을 적극 진행한만큼 이번 글로벌 경기 악화에 직격탄을 맞았다. 신일전자가 은행에 대출한 금액 중 US 달러만 4,145만 달러다. 한화로 약 530억원이다. 전체 대출 규모 630억원 중 90% 가량이 US달러로 그만큼 해외 무역 관련 지불비용이 급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신일전자 관계자는 "가전업계 전반적으로 지난해는 코로나 영향으로 집콕 및 보복소비 트렌드가 확산돼 분위기가 좋았지만, 올해는 상반된 상황"이라며 "여기에 글로벌 경기침체로 환율이 급등하면서 원자재 수입 비용이 크게 늘어나고, 물류비까지 급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불확실성이 큰 대외적인 리스크에 집중하기 보다는 중장기적 실적 성장을 이뤄갈 수 있는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기울일 방침"이라며 "예년보다 더 촘촘한 재고 관리를 통해 비용절감을 최소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는 신일전자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어서큘레이터의 제품력 강화, 프리미엄 라인 강화, 카테고리 확장 등으로 난관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신일전자는 음식물처리기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것을 고려해 한 층 더 업그레이드된 '에코 음식물 처리기 시즌2'를 선보인바 있다. 또한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가정을 고려해 헤어 드라이어에 펫 케어 모드를 더한 '하이브리드 스탠딩 드라이어'를 이달 출시했다.

이밖에도 소비 중심이 온라인으로 옮겨지는 트렌드를 반영해 자사 스마트 스토어 운영을 강화하고, 국내 유명 온라인 쇼핑 플랫폼과 전략적인 비즈니스 파트너쉽을 체결하는 등 온라인 비즈니스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 국민들에게 신일이라는 브랜드가 가진 신뢰가 높다"며 "대내외적인 상황이 풀리면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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