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도시와 농촌이 함께하는 농업인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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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도시와 농촌이 함께하는 농업인의 날
  • 이윤태 농협구례교육원 교수
  • 승인 2022.11.09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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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태 농협구례교육원 교수
이윤태 농협구례교육원 교수

11월 11일. 이 날이 다가오면 거리의 매대가 화려해 진다. 필자도 가족과 동료들에게 막대 모양의 선물을 하지 않으면 뭔가 어색함을 느끼니 유명한 기념일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 날의 진정한 의미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리 농업과 농업인의 소중함을 생각하는 날이라는 것을. 농업이 국민경제의 근간임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키고, 농업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북돋우며, 노고를 위로하는 ‘농업인의 날’로 당당한 법정기념일이다. 11월 11일을 기념일로 제정한 배경은 농민은 흙에서 나서 흙에 살다가 흙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에서 흙 ‘토(土)’를 숫자로 풀어쓰면  11월 11일이 된다는 데 착안한 것이다.

하지만 농업인의 날을 즈음하여 들려오는 소식은 마음 한편이 불편해진다. 기후변화와 시장개방으로 농사짓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인구 감소로 농촌 사회 유지도 장담할 수 없다.

지난해 농가소득은 4,775만원으로 여전히 도시의 70% 수준이고, 유례없는 가격 폭락으로 밥 한공기 쌀값 300원 보장을 요구하나 해결은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농업·농촌의 현실과 농업인들의 외침이 도시민들의 인식과는 괴리가 있다는 것이다. 즉 도시민들이 더 이상 우호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불과 몇십년 전 농촌에서 농사짓고 소를 길러 도시로 학교를 보내고 성장한 대부분의 우리 부모님 세대들은 농업·농촌에 대한 감수성이 체화되어 있었다. 농촌의 희생으로 본인과 나라가 성장했고 한국 사회가 농촌에 적지 않은 빚을 지고 있다는 채무 의식도 가지고 있다. 이들이 사회의 주축을 이루던 시기에는 농업 현안에 대한 우호적 인식과 함께 농업이 보호·육성의 대상이며 언젠가 자신이 돌아가야할 근원이라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와 사회가 변했다. 도시 출신이 사회의 주류를 이루고, 산업 그리고 시장으로서 농업·농촌을 바라보고 있다. 경제적 가치와 경쟁력을 기준으로 농업을 대하니 농업소득이나 쌀값 폭락, 농업인 보호·육성은 우호적 인식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최근 농업·농촌이 직면한 위기는 도시와 농촌의 이러한 인식의 간극에서 비롯되었다.

이제 도시와 농촌, 도시민과 농업인의 간극을 좁히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모든 국민이 함께 공감하며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야만 농업·농촌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필자가 속한 농협이나 정부, 지자체, 농업인 단체에서 도농교류 확대, 고향사랑기부제, 농촌일손돕기 등 도농 균형발전과 지속가능한 농업·농촌 구현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어 전망이 어둡지 않다.

도시민의 ‘농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1년 농업농촌 국민의식 조사’에 따르면 도시민 83.6%가 국가경제에서 농업이 앞으로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특히,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통해 식량안보의 중요성을 체감하여 ‘안정적인 식량공급’을 농촌의 가장 중요한 역할로 인식하고 있다. 또한 도시민 상당수는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조세 부담 의사 비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7회를 맞는 농업인의 날에 나라의 근간이 농업이라는 윤봉길 의사의 말씀이 되새겨진다. 그리고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함께 공감하는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을 기대해 본다. “우리나라가 돌연히 상공업 나라로 변하여 하루아침에 농업이 그 자취를 잃어버렸다 하더라도 이 변치 못할 생명창고의 열쇠는 의연히 지구상 어느 나라의 농민이 잡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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