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압도적 존재감에 럭셔리를 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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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압도적 존재감에 럭셔리를 더하다
  • 노경민 기자
  • 승인 2022.10.1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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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덩치에 섬세한 감성 담은 '남성의 로망'
역동성 돋보이는 외관... 고급소재 적용한 웅장한 실내
38인치 LG 커브드-OLED 장착... 편의성 높여
주행성능, 정숙성 탁월... 서스펜션도 안정적
'도로 위를 달리는 항공모함', '드림카' 찬사 받을만
사진=시장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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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의 플래그십 SUV인 에스컬레이드는 보는 이를 압도하는 존재감이 있다. '도로 위를 달리는 항공모함'이란 별칭이 붙은 이유를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알 것 같다. 특히 도로 위를 달릴 때의 존재감은 압권이다. 그 어떤 SUV와도 비교할 수 없는 개성을 갖고 있다.

기자가 탑승한 에스컬레이드는 스포츠 플래티넘 트림이다. 전장 5380mm, 전폭 2060mm, 전고 1945mm에 이르는 거대한 바디는 미국적 감성을 물씬 풍긴다. 휠베이스만해도 무려 3071mm에 달한다. V8 엔진과 4WD 시스템이 탑재돼 공차중량은 2785k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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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플래티넘 트림은 역동성이 돋보이는 스포츠 메쉬 글로스 블랙그릴이 장착됐다. 측면 트림과 몰딩, 루프랙 등 모두 유광 블랙으로 처리돼 존재감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가로형 헤드라이트와 분리형 수직 라이팅은 거대한 차체에 다부진 이미지를 덧입히는 효과를 줬다. 측면은 깔끔하면서도 정교하게 다듬어진 직선이 인상적이다. 후면에 탑재된 캐딜락 고유의 블레이드 타입 리어 콤비네이션과 뒷범퍼 밑으로 배치된 두 개의 머플러팁은 스포츠 플러티넘 트림 만의 멋을 세련되게 표현했다. 

차문을 열면 전동식 사이드 스텝이 승객을 반긴다. 차체가 워낙 높아 발판 없이는 탑승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운전석에 앉으면 탁 트인 시야가 매력적이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느낌이 마치 소형 버스에 탄 듯 하다. 사이드미러는 큼직한게 차체 뿐 아니라 주변을 둘러보기 용이하다. 룸미러는 후방 영상을 보여주는 리어뷰모니터인데, 반사광 때문에 가끔 확인이 어려운 경우가 있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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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역시 웅장하고 고급스럽다. 실내 곳곳에 넉넉히 사용된 가죽과, 우드 소재가 돋보인다. 디스플레이에는 세계 최초로 38인치 LG 커브드-OLED가 적용됐다. 4K급 TV보다 2배 이상 개선된 화질을 제공하는 만큼 어떤 차량과도 비교할 수 없는 선명함이 돋보인다. 중앙에 위치한 클러스터 디스플레이는 주행 기본 정보 외에도 컨트롤 패널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운전자 취향에 맞춰 제공한다.  

인포테인먼트는 무선 애플 카플레이,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와 연동돼 편의성을 높였다. 36개 스피커로 구성된 AKG 스튜디오 레퍼런스 사운드 시스템은 이동 중에 귀를 즐겁게 한다. 차량 중앙 콘솔은 운전자의 선택에 따라 영상 5도 이하를 유지하는 냉장고로 변신한다.

사진=시장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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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최고급 가죽을 사용해 우수한 질감을 느끼게 하면서 편안하게 몸을 감싼다. 2개의 독립 시트로 구성된 2열은 충분한 공간을 확보해 안락함을 선사한다. 1열 시트 뒤쪽에 장착된 디스플레이 패널을 통해 영화를 보는 등 여유를 즐길 수도 있다. 3열 역시 성인이 앉을 수 있을 정도로 여유로우면서 편안하다. 3열 탑승자를 위한 컵홀더, 충전 포트 등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뒷좌석은 독립 리어 서스펜션이 적용돼 안정감이 높아졌다. 적재 공간도 넉넉하다. 3열 시트를 모두 펴놓은 상태에서도 722L를 쓸 수 있다. 3열 시트를 접으면 2065L, 2열 시트까지 접으면 3427L에 이르는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시동을 걸면 V8 6.2L 엔진이 으르렁댄다. 최고 출력 426마력과 토크 63.6kg.m를 자랑하는 이 엔진은 10단 자동 변속기와 만나 강렬한 퍼포먼스를 구현한다. 엔진의 힘만으로 안정적인 차량 제어가 가능한 것은 물론 변속 충격도 적다. 부드럽게 군더더기없이 변속이 이뤄진다는 의미다. 도심에서는 차체가 워낙 큰 탓에 운전이 조심스럽다. 초반에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조금 둔하게 반응하지만, 크기를 생각하면 준수한 편이다. 차체가 높은 탓에 운전 중 버스를 만나면 승객과 눈높이가 거의 일치한다. '인사를 해야 하나'하는 생각이 든다.

올림픽대로에 올라 페달을 깊숙히 밟자 RPM에 따라 달라지는 V8 엔진 특유의 사운드가 가슴을 뛰게 한다. 대형 SUV라는 사실을 잊게 할 정도의 감성이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변경하면 차는 더 민첩해지고 강력해진다. 스티어링 휠 뒤쪽에 장착된 패들 시프트를 사용하면 한 차원 더 역동적인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 반응도 빠르고 만족스럽지만 3톤에 가까운 차를 몰면서 수동 변속을 하는 일은 거의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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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휠의 구동력을 자동으로 제어해주는 전자식 리미티드 슬립 디퍼런셜(Electronic Limited-Slip Differential, eLSD)은 4WD 시스템과 조화를 이뤄 어떠한 상황에서도 운전자에게 안전에 대한 믿음을 준다. 가장 빠른 서스펜션 응답력을 인정받은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은 거대한 차체가 민첩하고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바디 롤과 상하 진동을 잡아준다. 새롭게 추가된 에어 라이드 어댑티드 서스펜션은 적재 무게와 주행 상황, 승하차 및 주차 시 최대 75㎜까지 높낮이를 자동 조절한다.

엄청난 무게에도 차체를 확실히 제어하며 급코너를 부드럽게 빠져나간다. 어지간한 과속방지턱이나 파인 도로를 지나도 별다른 충격이 느껴지지 않는다. 정숙성도 뛰어나 고속에서도 풍절음이 거의 발생치 않고 실내로 들어오는 외부 소음도 미미한 수준이다. 단점은 브레이크다. 예상한 것보다 일찍 브레이크를 밟았는데도 제동거리가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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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컬레이드 스포츠 플래티넘 트림은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하지만, 운전하는데 큰 불편함은 없다. 전방 보행자 긴급 제동, 전방 충돌 경고, 후방 보행자 경고, 후방 통행 경고 시스템 등이 탑재돼 좁은 골목을 지나거나 차량에 인접한 물체를 보지 못할 때 시각적인 경고는 물론 운전석 시트 진동을 통해 주의 시그널을 보낸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및 차선 유지 보조, 자동 주차 보조, 오토 홀드, 서라운드 비전 등 운전자 편의를 고려한 편의기능이 다양하게 탑재돼 있다. 시내에서 유턴을 할 때에도 차선 3개면 충분하다. 증강현실 내비게이션과 나이트 비전, 마사지 기능이 적용된 파워시트까지 편의장치의 수준이 매우 높다. 

에스컬레이드 스포츠 플래티넘 트림을 300km 가까이 운행한 뒤 느낌은 '비행기 비즈니스석에 탄 듯한 편안함'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그 어떤 SUV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럭셔리함에 편안함, 집중되는 사람들의 시선까지. 다만 1억5357만원에 이르는 비싼 몸값과 주차 시 옆 차량 운전자를 긴장하게 만드는 우람한 덩치는 운전자가 감수해야 할 몫이다. 크기에 걸맞게 연료비도 상당하다. 복합 연비는 6.5km/L(도심 5.8km/L, 고속도로 7.8km/L)이지만, 시승 결과 최종 연비는 5.7km/L(도심 4.6km/L, 고속도로 6.5km/L)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이 차를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즈니스부터 레저까지 아우르는 다재다능함, 그 어떤 SUV에서도 느낄 수 없는 고급스러움, 운전을 즐겁게 만드는 편안함이 그 이유가 아닐까 싶다. 

사진=시장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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