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AI 은행원'... 모바일 버전으로 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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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AI 은행원'... 모바일 버전으로 진화한다
  • 심준선 기자
  • 승인 2022.07.0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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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銀, 2020년 금융 특화 모델 KB알버트 공개
키오스크 시작으로 초개인화 서비스 추진
"유용성 떨어지고 키오스크 위치 부담" 지적도
변화 이끄는 윤진수 부행장 "서비스 고도화할 것"
윤진수 KB국민은행 테크그룹 부행장. 사진=KB국민은행 제공
윤진수 KB국민은행 테크그룹 부행장. 사진=KB국민은행 제공

KB국민은행은 2020년 KB-ALBERT(A Lite BERT, 알버트)를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KB알버트는 KB국민은행이 개발한 금융영역 특화 자연어 처리(Natural Lanuage Processing, NLP) 모델이다. KB국민은행은 어려운 금융용어를 잘 다루지 못하는 기존 자연어 처리 모델의 빈틈을 파고들었다. 궁극적인 목표는 고객 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금융비서를 고도화하는 것이다.

KB알버트는 구글이 2019년에 공개한 ALBERT(알버트)에서 시작됐다. KB국민은행 AI 테크팀은 알버트를 토대로 KB국민은행이 보유한 1억건 이상의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한 KB알버트를 만들었다. KB알버트 외에도 다양한 언어모델을 통해 KB-BERT(Bidirectional Encoder Representations from Transformers, 버트), KB-ELECTRA(Efficiently Learning an Encoder that Classifies Token Replacements Accurately, 엘렉트라), KB-STA(State-of-the-art Text Analytics, 스타) 등을 개발했다.

이후 2년간 KB국민은행은 꾸준히 기술을 축적했다. 그 결과 지난달 22일 KB국민은행은 '2022년 춘계학술대회'에서 'KB버트'를 연구한 논문으로 우수상을 수상했다. 

영업 현장에도 KB국민은행의 신기술이 반영됐다. 지난 1월 KB국민은행은 파일럿 형태로 키오스크에 AI 은행원을 도입했다. AI 은행원에는 KB알버트를 기반으로 개발된 'KB스타' 엔진을 적용했다. 지난 5월엔 KB금융그룹 차원에서 'KB스타'가 적용된 콜봇 서비스 확대를 발표했다.

자연어 처리 연구 성과와 현장 도입의 중심에는 윤진수 테크그룹 부행장이 있었다. 윤 부행장은 삼성전자, 삼성SDS, 현대캐피탈 등에서 빅데이터를 담당한 디지털 전문가다. 윤 부행장은 삼성SDS에서 재직하며 데이터 분석작업에서 고전했던 경험 때문에 자체 데이터가 있는 금융사에서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그 결과 윤 부행장은 KB국민은행과 손을 잡게 됐다.

윤 부행장이 KB국민은행에서 제일 먼저 진행한 프로젝트는 KB알버트의 개발이다. KB알버트 개발은 금융사에서만 가능했다. 금융사에서 쌓인 대용량 데이터와 자금력이 필요한 장비 등이 전제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연구소나 스타트업은 자연어 처리 모델 개발을 시도하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KB알버트를 개발한 두 번째 이유는 고객과의 소통(疏通)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윤진수 부행장은 AI 금융비서가 고객 소통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더 많은 고객에게 더 좋은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서는 금융언어도 해석할 수 있는 자연어 처리가 필수적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나아가 윤 부행장은 지난 5월 '2022 한국 금융미래포럼'에서 "1단계 키오스크와 2단계 모바일 서비스를 거쳐 3단계로 개인화 서비스로 고도화할 것"이라며 KB국민은행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향후 AI 금융비서를 모바일 버전으로 고도화해 개인고객 대상 서비스를 오픈할 계획"이라며 "계좌 조회나 이체 같은 뱅킹 서비스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의 목소리와 니즈를 토대로 서비스를 개선하면서 동시에 초개인화 서비스까지 추가하는 등 고객들의 개인 비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고도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KB국민은행 여의도 영업부 지점에 설치된 AI은행원(왼쪽), 기자가 AI은행원에게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싶다"고 질의 후의 답변. 사진=심준선 기자 제공

현재 KB국민은행이 선보인 AI 금융비서는 키오스크 1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키오스크에 적용된 AI 은행원을 통해 STM·ATM, 미리작성서비스 등 은행 업무가 가능한 주변기기 사용 방법, 상품 소개, 업무별 필요 서류 안내를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자가 직접 확인한 키오스크 AI 은행원은 몇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여의도 영업부 지점에 설치된 키오스크 AI 은행원은 소파에 앉은 모든 고객들이 볼 수 있는 곳에 설치돼 있었다. 아직 생소한 AI 은행원 앞에 다가서자 많은 이들의 시선이 쏠렸다. 쑥스러움을 무릅쓰고 AI 은행원과 어색하게 대화를 해야 했다.

두 번째 문제는 유용성이다. AI 은행원은 KB국민은행이 설명한 모든 안내 업무를 할 수 있다. 결국 거기까지다. 안내를 받고 업무를 보려면 통상적인 절차를 거칠 수밖에 없다. 은행 관계자에게 간단히 물어보면 될 일을 굳이 AI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고객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안내 정도가 AI 은행원에게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AI 은행원의 자연어 처리 능력은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었다. 짧게 5분에서 10분 정도만 키오스크를 다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키오스크 형태는 현재 모습일 뿐 추후 모바일로 구현해 시공간 제약을 뛰어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영업점 축소로 불편함을 겪는 고객에게 AI 은행원이나 금융비서가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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