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수첩]프랜차이즈協, 그들만의 혁신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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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수첩]프랜차이즈協, 그들만의 혁신위
  • 김흥수 기자
  • 승인 2017.08.14 1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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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영 프랜차이즈협회 회장 및 임원진들이 기자들 앞에서 사죄한다는 인사를 하고 있다.

지난 10일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이하 프랜차이즈협회, 회장 박기영)는 프랜차이즈 업계의 불공정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프랜차이즈 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에 앞선 지난 달 28일 프랜차이즈협회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만나 오는 10월까지 자정안을 내놓겠다는 약속을 했었다.

협회는 김위원장과의 약속을 지키는 의미에서 출범시킨 것이 혁신위라고 하는데 누구를 위한 자정안이고 무엇을 위한 혁신인지 애매할 뿐이다.

가맹점주의 혁신위 참여를 놓고 협회측과 가맹점주 측이 서로 다른 주장을 펴고 있어 출발부터 삐그덕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혁신위이다.

협회 측은 가맹점주 측에 혁신위의 참여를 요청했다는 주장인 반면 가맹점주 측은 협회로부터 혁신위와 관련해 어떠한 제안도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가맹점주의 의견은 무시된 채 협회에 의해 혁신위 위원장으로 임명된 최영홍 교수도 공개석상에서 가맹점주 측이 참여를 거부했다고 하지만 실제 최위원장은 가맹점주 측에 어떠한 연락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최위원장은 가맹점주연석회의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가맹점주연석회의의 이재광 의장은 아직까지 최위원장과 전화통화 한 번 한 적이 없을뿐더러 최위원장의 전화번호조차 모르고 있다고 한다.

최위원장은 협회로부터 혁신위 인선의 전권을 위임받아 모두 9명의 혁신위 위원을 임명했다.

최위원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가맹점주 스스로 가맹본부와 동등한 협상주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현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얘기이다. 가맹점주를 봉건시대의 투탁노비(投託奴婢)에 비유하는 말이 왜 나왔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최위원장은 또 협상에서 만족할만한 조건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가맹계약을 해지하면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연석회의의 이재광 의장은 “빵이 없으면 쿠키를 먹으면 된다”고 말했던 프랑스의 마리앙트와네트에 비유하며 현실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대부분의 가맹점들은 매 2년마다 재계약을 하는데 가맹계약을 해지하게 되면 가맹점주는 초기 투자비용을 고스란히 날릴 수 밖에 없다.

현행 가맹사업법은 가맹점 단체의 구성권만 인정할 뿐 교섭권은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동 법안의 초안은 최위원장이 작성했다. 가맹점주 측이 최위원장을 불신하는 원인중 하나이다.

혁신위의 출범도 논란거리 중 하나이다. 협회가 가맹점주를 진정한 동반자로 인식하고 있었다면 ‘혁신위’라는 안건부터 가맹점주 측과 협의를 해야 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혁신위의 출범과정은 협회가 혁신위를 기획하고 가맹점주 측에 일방적으로 통보했던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협회는 가맹점주 측이 혁신위의 참여를 거부했다는 주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혁신위와 관련된 정보는 언론에 보도된 것 이외에는 아는 것도 언질 받은 것도 전혀 없다는 가맹점주 측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 기인한다.

협회는 혁신위를 출범시키기 전에 가맹점주 측과 대화의 테이블을 만드는 것을 우선 추진했어야 하지만 이런 절차는 모두 생략했다.

협회는 김상조만 무서울 뿐 가맹점주는 여전히 우습게 보이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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