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e스포츠·초개인화'로 MZ세대 포용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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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e스포츠·초개인화'로 MZ세대 포용 강화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2.02.1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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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 리그 후원 통해 MZ세대 고객 선점
손태승 회장, 'MZ세대 특화 플랫폼' 주문
"MZ세대 잡는 금융사가 미래 성장 주도"
ADT캡스의 전문 경호팀이 ‘2021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결승전 우승 트로피와 기념품을 호송하는 모습. 사진=ADT캡스
ADT캡스의 전문 경호팀이 ‘2021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결승전 우승 트로피와 기념품을 호송하는 모습. 사진=ADT캡스

우리은행이 인기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와 파트너 계약을 맺고 롤플레잉의 레벨업을 연상시키는 적금상품을 출시하는 등 MZ세대를 겨냥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은행과 증권사를 막론하고 금융권은 수익 다각화와 미래 성장 조성 차원에서 MZ세대를 유입하기 위한 마케팅으로 분주하다. 전문가들은 지금 MZ세대를 잡는 금융사가 미래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MZ세대와의 소통 강화를 위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e스포츠' 종목을 적극 후원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e스포츠는 일렉트로닉 스포츠(electronic sports)의 약칭으로 온라인상으로 이뤄지는 게임 경기를 의미한다. 유사 스포츠의 한 종류로 분류되며 대표적으로 2000년대 초중반 흥행한 스타크래프트는 실제 스포츠 경기 못지 않은 인기를 구가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해 1월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와 파트너 계약을 체결한 후 광고와 현장 이벤트를 통해 브랜드를 전 세계적으로 알리고 있다. LCK 측은 e스포츠의 저변 확대를 위해 아마추어 선수 육성, 2군 챌린저스 리그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2019년 금융권 최초로 LCK 타이틀 스폰서를 맡은 바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1월 27일 서울 종로구 롤파크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 아마추어 고교 최강팀을 선발하는 '우리WON뱅킹 고등LoL리그' 결승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해당 리그는 전국 190개 고등학교 272개팀에서 약 1,500여명이 참가했고 결승전 현장에는 약 200명의 관객이 모이는 등 코로나 제약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결승전 영상은 우리은행 공식 유튜브 채널과 WON뱅킹 'LCK 전용페이지'를 통해 생중계됐다. 

우리은행 측은 당분간 언택트 문화 확산으로 전통적인 광고 채널보다 e스포츠 등 디지털 채널의 중요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MZ세대가 선호하는 게임을 후원함으로써 e스포츠의 저변 확대를 도모하고 장기적으로 청소년과 사회 초년 고객을 선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LCK와 2023년까지 장기 계약을 체결한 이유도 스폰서십을 통해 단기간 금융상품을 판매하고 끝내는 1회성 마케팅이 아니라, e스포츠를 통해 미래 고객인 MZ세대와 교감하고 접점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우리은행은 리그 오브 레전드 팬들을 위한 '우리 LCK 적금'을 출시하는 등 게임과 금융상품을 연계해 MZ세대와의 스킨십을 늘리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e스포츠를 대표하는 LCK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앞으로도 젊고 역동적인 우리은행을 널리 알릴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MZ세대와 적극적으로 소통해 미래 고객을 유치하고 저변을 넓히는 계기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이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롤파크에서 '우리WON뱅킹 고등LoL리그' 결승전을 개최했다. 권광석(오른쪽) 우리은행장이 우승팀인 아현산업정보학교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제공
우리은행은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구 롤파크에서 '우리WON뱅킹 고등LoL리그' 결승전을 개최했다. 권광석(오른쪽) 우리은행장이 우승팀인 아현산업정보학교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제공

 

MZ세대 위한 초개인화 플랫폼 구축

금융권 전문가들은 MZ세대를 '디지털 트렌드 세터'로 보고 있다. 국내 인구 중 35.4%가 MZ세대에 해당하며, 8년 후인 2030년에는 생산연령 인구의 약 6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그룹은 MZ세대 특화 플랫폼 구축을 올해 핵심 목표 가운데 하나로 설정하고 전사적 혁신을 주문하고 있다. 손태승 회장은 지난해 11월 26일 경영진과 MZ세대 직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디지털혁신위원회를 개최하고 'MZ특화 플랫폼'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완전 민영화에 성공한 손태승 회장이 첫 행보로 미래 고객 확보를 위한 새로운 플랫폼 사업을 꼽은 것으로 풀이된다.

손태승 회장은 "2021년 완전 민영화 성공을 토대로 우리금융만의 새로운 디지털 미래를 만들어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향후 구축할 플랫폼은 주식, 부동산, 가상자산 등 MZ세대의 투자 관심도가 반영된 트렌드로 방향이 설정될 것"이라면서 "우리금융의 증권 부문 확대 계획과도 연계해 투자 지원에 특화된 웰스테크(Wealth-Tech) 플랫폼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손태승 회장의 주문 후 우리금융 계열사들은 MZ세대의 투자 트렌드를 분석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각종 초개인화 서비스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분주한 모양새다.

먼저 그룹의 맏형 격인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MZ세대와의 적극적 소통을 위해 디지털그룹 내 'MZ마케팅팀'을 신설했다. 과장급 팀장을 포함한 모든 팀원이 MZ세대로 구성돼 있으며, MZ세대 고객 대상 △신규 콘텐츠 발굴 △상품 개발 △융복합 서비스 제휴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모바일뱅킹 앱 '우리WON뱅킹'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젊은 취향의 '펀 타입(Fun Type)' 메인화면을 신설했고, 같은 해 12월에는 크리스마스 시즌 테마 배경 2종과 이미지 4종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MZ세대 기호를 적극 반영해 리뉴얼하고 있다. 편의점 상품을 집 앞까지 배달해주는 'My편의점' 서비스,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팬을 위한 'WON하는 LCK' 전용 페이지 등 MZ세대 전용 콘텐츠를 지속 제공할 예정이다.

사진=우리은행 제공
사진=우리은행 제공

이에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해 3월 선제적으로 자사 모바일뱅킹 앱 'WON 뱅킹'의 고객 개인별 맞춤 포트폴리오 추천과 금융자산 분석 기능을 업그레이드해 선보였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 투자 성향과 스타일을 분석하고 이를 반영해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추천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과거 보유한 투자 자산에 대한 분석을 통해 스타일을 진단하고 생애주기를 반영해 은퇴 설계와 재무 설계 서비스도 제공한다.

'MY자산' 서비스는 오픈뱅킹에 등록한 당행·타행 금융자산 현황 분석과 입출금리포트를 제공한다. 온라인 게임 상의 캐릭터 육성이 익숙한 MZ세대 트렌드를 반영해 목표자금 달성을 관리해주는 'WON챌린지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자산관리서비스와 개인화 상품추천을 고도화하고, 대학교 스마트캠퍼스 구축사업을 통해 지급결제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캠퍼스의 MZ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추후 주요 그룹 계열사가 참여하는 2,000억원 규모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펀드를 조성해 핀테크 업체들과의 적극적인 지분투자, 합작법인(JV)등 네트워크 기반의 파트너쉽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MZ세대가 눈 뜨면 제일 먼저, 언제, 어디서나 사용하는 재미있고 편리한 일상 생활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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