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늘린 '더현대서울' 역대급 매출 신기록
롯데 동탄·대전신세계, 일매출 기록 세우나
백화점 3사(롯데·현대·신세계)가 오랜만의 신규출점을 했다. 쇼핑 트렌드가 온라인으로 옮겨지는 상황에서 새로 내놓은 점포들은 미래 오프라인 백화점의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영업면적보다 휴게·체험공간 늘린다
신규 오픈한 점포들의 특징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영업면적의 축소다. 물건을 판매하는 것이 우선인 백화점이 이제 영업공간보다 공원·전시·식음 등 비영업공간을 늘린 것이다.
올해 신규점포 출점 신호탄을 올린 더현대서울은 '도심 속의 숲' 콘셉트답게 건물 내 녹지공간을 만들었다. 전체면적은 2만7,000평이지만 이 중 영업면적은 49%에 불과하다. 현대백화점의 타 점포의 평균 영업면적인 65%다 15%나 작은 규모다.
5층의 사운드 포레스트는 더현대서울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냈다. 층 전체를 녹지공간으로 가득 채웠고, 어디서든 쉴 수 있는 벤치가 구석구석 비치돼있다. 현대백화점은 이를 구현하기 위해 층 내 기둥을 없앤 공법을 적용했다. 기둥이 없이 탁 트인 전경과 천장에서 내려오는 채광으로 실제 숲을 연상케 한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전체 매장의 50% 이상을 예술, 문화, F&B 등 체험 콘텐츠로 채워 볼거리, 즐길 거리 조성에 힘썼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의 문화센터인 라이프스타일랩, 실내외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아트 조형물,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디어 아트전, 오디오 도슨트 서비스, 더 테라스, 디지털 체험존 등으로 고객들의 체험을 극대화했다.
대전신세계백화점은 8개 층 매장의 백화점과 193m 높이의 신세계 엑스포 타워로 구성됐다. 지하 3층~지상 43층으로 이뤄진 이 타워는 중부 지역 최대 규모다. 연면적 28만4224㎡, 백화점 영업면적만 9만2876㎡로 신세계백화점 중 세 번째로 크다.
대전신세계는 네이밍에서 '아트&사이언스'를 표방한 만큼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이 즐비하다. 193m의 엑스포타원엔 아트 전망대와 호텔 오노마와 과학관, 실내스포츠 테마파크 등 다양한 시설을 선보였다.
영업매장 줄었는데 매출은 ↑
매장 내 영업면적을 줄이면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하지만 영업매장이 줄었지만 매출이 상승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영업면적을 대폭 줄인 더현대서울은 한 달 만에 1000억원 매출의 기염을 토했다. 업계는 최단기간 매출 1조원 기록을 세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백화점 올해 2분기 매출은 8,63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7.2% 늘었다. 영업이익은 577억원으로 전년 대비 609.6%로 대폭 상승했다. 이러한 현대백화점의 실적 반등은 백화점이 이끌었고, 그 중심엔 '더현대서울'의 영향이란 분석이다.
더현대서울은 오픈 100일 만에 매출 2,500억원을 기록해 올해 목표인 6,300억 원 달성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 상반기 백화점 부문 매출은 5438억원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 또한 '더현대서울' 효과로 평가된다.
최근 오픈한 롯데백화점 동탄점과 대전신세계도 개점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주말 평균 방문자 4~5만 명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백화점 동탄점 첫 주말 매출이 더현대서울 일매출 최고 기록인 1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대전신세계는 개점 첫 주말 약 11 명이 방문하며 대박을 친 것으로 전해진다. 구체적인 매출은 아직 밝히지 않았지만 더현대서울이나 롯데백화점 동탄점의 일 매출을 웃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백화점들이 온라인과 차별된 체험을 극대화하면서 고객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며 "매장 수보다 고객 체류 시간 증가가 매출에 더 긍정적 효과를 끼친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