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면적 줄면 매출 떨어진다?... 백화점, '체험형 극대화'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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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면적 줄면 매출 떨어진다?... 백화점, '체험형 극대화' 승부수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1.09.01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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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점포 대부분 영업면적 50% 미만
체험 늘린 '더현대서울' 역대급 매출 신기록
롯데 동탄·대전신세계, 일매출 기록 세우나
대전 신세계 전경. 사진= 이기륭 기자
대전 신세계 전경. 사진= 이기륭 기자

백화점 3사(롯데·현대·신세계)가 오랜만의 신규출점을 했다. 쇼핑 트렌드가 온라인으로 옮겨지는 상황에서 새로 내놓은 점포들은 미래 오프라인 백화점의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영업면적보다 휴게·체험공간 늘린다

신규 오픈한 점포들의 특징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영업면적의 축소다. 물건을 판매하는 것이 우선인 백화점이 이제 영업공간보다 공원·전시·식음 등 비영업공간을 늘린 것이다. 

올해 신규점포 출점 신호탄을 올린 더현대서울은 '도심 속의 숲' 콘셉트답게 건물 내 녹지공간을 만들었다. 전체면적은 2만7,000평이지만 이 중 영업면적은 49%에 불과하다. 현대백화점의 타 점포의 평균 영업면적인 65%다 15%나 작은 규모다.

더현대서울 5층 '사운드포레스트' 전경. 사진= 이기륭 기자
더현대서울 5층 '사운드포레스트' 전경. 사진= 이기륭 기자

5층의 사운드 포레스트는 더현대서울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냈다. 층 전체를 녹지공간으로 가득 채웠고, 어디서든 쉴 수 있는 벤치가 구석구석 비치돼있다. 현대백화점은 이를 구현하기 위해 층 내 기둥을 없앤 공법을 적용했다. 기둥이 없이 탁 트인 전경과 천장에서 내려오는 채광으로 실제 숲을 연상케 한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전체 매장의 50% 이상을 예술, 문화, F&B 등 체험 콘텐츠로 채워 볼거리, 즐길 거리 조성에 힘썼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의 문화센터인 라이프스타일랩, 실내외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아트 조형물,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디어 아트전, 오디오 도슨트 서비스, 더 테라스, 디지털 체험존 등으로 고객들의 체험을 극대화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 3층의 '더테라스'. 사진=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동탄점 3층의 '더테라스'. 사진= 롯데백화점

대전신세계백화점은 8개 층 매장의 백화점과 193m 높이의 신세계 엑스포 타워로 구성됐다. 지하 3층~지상 43층으로 이뤄진 이 타워는 중부 지역 최대 규모다. 연면적 28만4224㎡, 백화점 영업면적만 9만2876㎡로 신세계백화점 중 세 번째로 크다.

대전신세계는 네이밍에서 '아트&사이언스'를 표방한 만큼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이 즐비하다. 193m의 엑스포타원엔 아트 전망대와 호텔 오노마와 과학관, 실내스포츠 테마파크 등 다양한 시설을 선보였다.

 

영업매장 줄었는데 매출은 ↑

매장 내 영업면적을 줄이면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하지만 영업매장이 줄었지만 매출이 상승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영업면적을 대폭 줄인 더현대서울은 한 달 만에 1000억원 매출의 기염을 토했다. 업계는 최단기간 매출 1조원 기록을 세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백화점 올해 2분기 매출은 8,63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7.2% 늘었다. 영업이익은 577억원으로 전년 대비 609.6%로 대폭 상승했다. 이러한 현대백화점의 실적 반등은 백화점이 이끌었고, 그 중심엔 '더현대서울'의 영향이란 분석이다.

더현대서울은 오픈 100일 만에 매출 2,500억원을 기록해 올해 목표인 6,300억 원 달성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 상반기 백화점 부문 매출은 5438억원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 또한 '더현대서울' 효과로 평가된다.

최근 오픈한 롯데백화점 동탄점과 대전신세계도 개점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주말 평균 방문자 4~5만 명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백화점 동탄점 첫 주말 매출이 더현대서울 일매출 최고 기록인 1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대전신세계는 개점 첫 주말 약 11 명이 방문하며 대박을 친 것으로 전해진다. 구체적인 매출은 아직 밝히지 않았지만 더현대서울이나 롯데백화점 동탄점의 일 매출을 웃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백화점들이 온라인과 차별된 체험을 극대화하면서 고객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며 "매장 수보다 고객 체류 시간 증가가 매출에 더 긍정적 효과를 끼친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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