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수백억 예산 투입에도 "체감하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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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수백억 예산 투입에도 "체감하기 어려워"
  • 서진기 기자, 연찬모 기자
  • 승인 2017.06.19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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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통시장 지원에 3500억 투입...결제·배송서비스 등 실질적 효과 미비
중소기업청이 지난 2014년 출시한 '매력넘치는 우리시장' 모바일 앱. 당초 예정된 결제서비스는 아직까지 제공되지 않고 있다. 사진='매력넘치는 우리시장' 어플리케이션 캡쳐

정부와 지자체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지원정책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선 예산대비 실질적 성과는 미비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통시장의 차별성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추진 중인 문화광장 조성 및 결제·배송서비스 등의 사업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됐다는 지적이다.

19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3500억원 가량의 예산을 전통시장 육성 및 지원사업에 투입할 예정이다.

지난 2008년부터 시행 중인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사업뿐만 아니라 골목형 시장과 청년창업 점포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전통시장의 변화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부 사업이 완료된 시장들은 직·간접적으로 고객 유치에 도움을 받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접근성과 적합성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막대한 예산만 투입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정부가 50억원 가량의 예산을 투입한 결제·배송서비스의 경우, 아직까지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3년 도입된 장보기 및 배송서비스는 전국 50개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운영비용의 일부를 시장당 연간 2000만원(최대 2년) 이내에서 지원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전통시장 콜센터에 물품 주문시 배송직원을 통해 배달해주는 방식이지만, 일 평균 수십건의 배송 요청으로는 수지를 맞추기 어렵다는 이유로 현재 41곳만이 도입 중에 있다.

2014년엔 '매력 넘치는 우리시장'이라는 모바일 앱을 출시하며 전통시장의 주문과 배송서비스에 변화를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출시된 지 3년이 되어가지만 시장 소개와 쿠폰 발행 등의 서비스만 제공되고 있으며, 결제서비스는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서울의 한 전통시장 관계자는 "고령층 상인이 대부분인 전통시장에서 스마트폰을 통한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하길래 당시에도 과연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며 "상인들뿐만 아니라 앱에 대해 모르고 있는 소비자들도 대다수이며, 정부의 지원도 한시적이라 지속 운영에 대한 문제점도 많다"고 설명했다.

전통시장 인근 문화광장 조성 사업 역시 상권 활성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의견이다.

창원시가 구도심 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216억원을 투입해 조성한 오동동 문화광장이 그 예다.

시는 매주 금요일을 '버스킹 데이'로 지정하고 프로포즈 등 깜짝 이벤트를 제공해 지역주민과 관광객을 이끌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전통시장과 인근 상가의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전략이지만, 광장을 찾는 방문객이 적어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다.

인근 시장 관계자는 "문화광장이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 아직까지도 모르겠다"며 "젊은이들이 매주 노래를 부르고 일부 행사가 열리기도 하지만, 참여인원도 적고 시장과 관련된 행사는 찾아보기 힘들어 이렇다 할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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