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벌적 상속세, 고용·투자 감소 주범... OECD도 폐지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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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벌적 상속세, 고용·투자 감소 주범... OECD도 폐지 추세"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0.11.2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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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 타당한가' 시장경제 창간 9주년 토론회
이성봉 교수 "OECD 국가, 상속세 폐지·축소 추세"
"경영권 방어 '주식'에 징벌적 부과... 개선 시급"
"스웨덴, 상속세 폐지 후 집 나간 기업들 돌아와"
"독일, 고용‧임금 유지 시 기업 상속세 대폭 감면"
서울여대 이성봉 교수. 사진=시장경제DB
서울여대 이성봉 교수. 사진=시장경제DB

“주식 상속지분에 대한 할증평가 과세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제도이며, 최대주주 상속에 대한 징벌적 성격을 갖고 있다. 특히 높은 상속세는 일자리와 투자를 감소시키기 때문에 독일과 일본은 고용과 임금을 유지할 시 상속세를 감면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바꾸고 있다. 스웨덴에서는 2005년 상속세를 폐지하자, 해외로 본사를 옮긴 기업들이 본국으로 다시 돌아와 경제 활성화를 주도했다”

이성봉 서울여대 교수는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징벌적 기업 상속세, 타당한가’라는 주제로 열린 정책 토론회(시장경제-자유경제포럼 공동 주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상속세제 관련 최고 권위자 중 한명이다. 국내 산업구조와 비슷한 독일의 기업승계제도 변천과정을 집중 연구한 인물로 유명하다.

이 교수는 이날 ‘100년 기업 가로막는 기업상속세제 문제점과 개편방안’이라는 주제를 통해 한국, 독일의 상속세제를 집중적으로 비교하면서 우리나라 상속세제의 근본적 변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먼저 이 교수는 ‘축적우위(cumulated advantage)’라는 생소한 키워드를 소개하면서 발표를 시작했다. 이 교수는 “현재까지 국가경쟁력, 기업경쟁력은 ‘경쟁우위(competitive advantage)’를 바탕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세계적 학자들은 앞으로 경쟁우위만으로는 부족하고 '축적우위(cumulated advantage)'를 확보하는 기업이 미래에 생존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축적우위는 수십년간 쌓아온 경험, 산업의 이해도와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축적우위 창출의 핵심 필요조건으로 ‘원활한 기업승계’을 꼽았다. 이 교수는 “한국의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등 거의 모든 기업은 현재 창업 1, 2세대를 지나 3, 4세 기업승계 문제에 직면해 있다. 우리나라와 경제산업구조가 비슷한 독일, 일본은 최근 전향적으로 기업승계를 지원하는 상속증여세 개편을 시행하고 있다. 이중 스웨덴은 상속세제 개편으로 경제활성화에 성공했다”며 “기업승계 관련 국가간 제도경쟁에 대한 이해를 통해, 기업 상속세제 등에 대한 획기적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한국에서 기업승계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몇 가지 통계를 공개했다.

서울여대 이성봉 교수. 사진=시장경제DB
서울여대 이성봉 교수. 사진=시장경제DB

 

"한국 기업 상속실효세율, 독일보다 13% 높아" 

그 중 하나가 한국과 독일의 '최근 6년 상속세 실효세율'이다. 

유럽 국가들은 한국에 비해 상속세 등 세금을 더 많이 내고 있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현실은 전혀 딴판이다.  독일의 ‘2013년~2018년 총상속재산 대비 실효세율’은 11,9%→13.05%, ‘과세표준 대비’로는 20.97%→22.35%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의 ‘2013년~2018년 총상속재산 대비 실효세율’은 15.76→16.64%, ‘과세표준 대비’는 26.54%→27.89%로 나타났다. 한국 기업은 독일 기업보다 상속세를 13% 가량 더 부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증여세 실효세율 추이’다.

증여세는 한국이 독일보다 무려  8~9배 가량 더 징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의 2018년 증여세 실효세율은 2.45%, 같은 기간 한국은 18.59%로 집계됐다.

세 번째로 한국과 독일의 ‘기업승계공제 상속금액’이다.

독일 기업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평균 1만834건, 금액으로는 54억6200만유로(한화 7조 1610억원)의 공제를 받았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기업의 공제 실적은 81건, 2080억원에 불과하다.

네 번째로 ‘기업승계공제 증여금액’이다.

독일 기업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평균 1만1284건, 금액으로는 468억4100만유로(61조 4118억원)의 증여 공제를 받았다. 반면, 한국기업은 같은 기간 138건, 2040억원을 공제받는데 그쳤다. 

이 교수는 “독일의 경우 임금과 고용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경우 상당한 공제를 해준다. 하지만 한국의 '가업상속공제제도'는 과도한 제한규정으로 입법취지(중소기업의 영속성을 지원함으로써 고용안정을 도모하고 경영노하우의 전수 등 국민경제에 계속 기여)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 금액이나 건수 등이 미미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OECD 국가는 상속세 폐지 중... 스웨덴 사례 반면교사" 

이 교수는 "OECD 국가들은 발 빠르게 상속세를 폐지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OECD 가입 국가 중 상속세를 폐지하거나 미시행하는 국가는 스웨덴 등 13개국이다. 캐나다(1971년), 호주(1979년), 이스라엘(1981년), 뉴질랜드(1992년), 포르투갈(2004년), 슬로바키아(2004년), 멕시코(2005년), 스웨덴(2005년), 오스트리아(2008년), 체코(2014년), 노르웨이(2014년), 에스토니아(미시행), 라트비아(미시행) 등이다.

기업 상속세제를 유지하는 경우에도 그 세율이 낮다. 영국(40%<45%), 아일랜드(33%<40%), 벨기에(30%<50%), 독일(30%<45%), 칠레(25%<40%), 네덜란드(20%<52%), 핀란드(19%<31.8%), 슬로베니아(14%<50%), 그리스(10%<45%), 터키(10%<35%), 아이슬랜드(10%<31.8%), 폴란드(7%<32%), 룩셈부르크(5%<40%), 이탈리아(4%<43%) 등은 상속세율이 소득세율보다 낮았다.

상속세율이 소득세율보다 높은 국가는 일본(55%>45%), 한국(50%>42%), 스위스(42%>11.5%), 미국(40%>37%), 덴마크(36.25%>23.08%), 스페인(34%>22.5%), 헝가리(18%>15%)다. 이 마저도 앞서 설명한 것처럼 '실효세율'을 고려하면 전 세계에서 한국만큼 기업 상속세율이 높은 국가는 없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특히 그는 스웨덴의 사례를 인용하면서 기업 상속세 개편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기업승계를 포기해야 할 정도로 높은 상속세를 매긴 스웨덴의 경우 2005년 상속세를 폐지한 이후 외국으로 본사를 옮긴 기업들이 대거 국내로 돌아왔다. 이후 경제 활성화 효과를 얻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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