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길 400m에 '먹거리' 가득, 길동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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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길 400m에 '먹거리' 가득, 길동시장
  • 서진기 기자
  • 승인 2016.12.05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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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발생'한 서울 도심 길거리 시장
늦은 밤에도 뜨끈한 주전부리
인심 풍성 ‘샐러드 도너츠’ 집은 사랑방

서울 강동구 <길동전통시장>은 길동소방서에서 길동우체국까지 약 400m 거리의 양 길에 자연발생적으로 생성된 전통시장이다.

아파트와 주택가로 둘러싸여 있는 길동시장은 2010년에 인정시장으로 등록되었다.
강동구 보건소와 ‘건강한 시장 만들기 3년 계획’으로 손 씻는 곳과 공영화장실 만들기를 추진하고 있다.

길동시장을 찾은 날 전국적으로 눈이 많이 내렸다.
추운날씨와 미끄러운 길로 시장입구에서 만난 어묵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길동소방서에서 시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김밥친구>와 <미쓰박떡볶이>.

마주하고 있는 두 개의 분식점은 오가는 손님들이 어묵 국물에 잠시 추위를 잊고 갈 수 있는 곳이다. 

 

김밥친구를 운영하는 이종구, 강선례 사장은 백화점에서 5년간 먹거리 장사를 하다 시장으로 나와 분식점을 차렸다.
매일 부산에서 오는 생 어묵으로 싱싱하고 다양한 어묵을 내놓고 있다.

치즈, 잡채, 오징어, 일반어묵은 개당 500원.
밤 12시까지 문을 열어 손님들이 늦게까지 이곳을 찾아온다. 다양한 어묵은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 

맞은편에 있는 미쓰박떡볶이는 튀김과 떡볶이가 유명한 체인점이다.

새우, 만두, 김말이, 고구마, 깻잎, 오징어, 채소튀김의 맛은 높은 온도의 기름과 불 조절이라고 김병옥 사장은 말한다.

그래서일까?
튀김의 바삭거림은 어느 집에서 맛보지 못한 것이다.

떡볶이 역시 밀떡을 사용해 쫄깃함을 더했다.
옛날 초등학교 앞에서 먹었던 바로 그 떡볶이 맛.

꼬마김밥3개 1,500원, 어묵1개 500원, 떡볶이1인분 2,000원.

소방서에서 우체국 쪽으로 걷다 보면 솥 2개에 옥수수와 순대를 파는 ‘전통순대’가 있다.
먹고 갈수 있는 의자도 2개.

장보다 잠시 앉아 먹고 갈수 있는 이곳은 익명을 요구한 순대장사 30년 훌쩍 넘은 할머니가 장사하는 곳이다.
저녁 9시나 10시까지 문을 연다는 할머니의 순대는 찹쌀이 많이 들어가 찰지고 부드럽다.
옥수수는 시장에서 직접 구해 삶아 내놓는다.
순대 1인분 3,000원, 옥수수 2개 2,000원.

박성보, 김명진 사장은 천호동쪽에서 장사를 하다 3년 전부터 길동시장에 자리를 잡았다.
꿀떡, 바람떡, 절편, 시루떡, 참모듬, 팥완두배기...약 30가지 온갖 떡을 맛볼 수 있는 곳은 ‘현대떡집’.

이른 새벽부터 떡을 만들어 파는데 저녁쯤 되면 인기 좋은 떡은 남지 않는다.
추운날씨로 가래떡과 무시루떡이 잘 팔린다.
해가 질 무렵, 박성보 사장은 주문 들어온 가래떡을 만드느라 정신이 없다.
기계에서 나온 뜨거운 가래떡이 찬물에 들어가 금새 굳는다.
굳은 떡은 줄을 맞춰 끊어내면 가래떡이 된다.
금방 나온 가래떡은 너무 따뜻하고 쫄깃하다.
장을 보는 동안 호주머니에 넣어두고 시나브로 먹으면 좋은 먹 거리가 된다.
30여 가지 각종 떡 한 접시 2,000~3,000원. 

우체국 쪽 시장입구에서 보면 도너츠로 유명한 ‘맛있는집’이 있다.

황문옥, 유재숙 사장은 86년부터 남대문과 백화점에서 장사를 하다 15년 전 길동시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도너츠 외에도 떡볶이, 튀김, 어묵이 있고 먹고 갈수 있는 자리가 준비돼있다.

팥, 고로케, 샐러드, 꽈배기 도너츠 중 가장 인기가 좋은 것은 샐러드 도너츠.
먹기 좋은 크기에 싱싱한 채소가 도너츠 속에 들어가 있다.
달콤한 맛 가운데 싱싱한 채소가 씹히는 맛이 특별하다.
특히 단골 학생들과 장을 보러온 손님들이 주 고객.

“순대 사와서 여기서 먹어도 돼요?”

이곳에서 팔지 않는 메뉴도 시장에서 사와 같이 먹어도 기분 좋게 자리를 내준다.

길동시장에서 유일하게 도너츠 쿠폰을 실시하고 있어 도장 10개를 찍으면 3,000원의 음식을 내준다.
도너츠, 어묵 1개 500원, 튀김5개 2,000원.

만두 속이 꽉 차고 씹히는 맛이 좋은 ‘소망만두’.

이원희, 김광옥 부부사장은 만두 장사 5년차다. 이사장은 매장에서 각종 채소를 썰고 다진 생고기로 만두속을 만든다.

당면, 돼지생고기, 각종채소가 만두 속에 듬뿍 들어가 씹히는 맛이 제대로 전해지고 만두피는 얇고 부드럽다. 

만두는 고기와 김치만두 두 종류.
큰 왕만두는 만들지 않고 한 잎에 들어가는 작은 크기로 빚어낸다.

“가격이 저렴하고 맛있어서 자주 사러 와요.”

단골손님은 아이들이 좋아한다며 만두를 사간다. 
만두 외에도 찐빵과 김밥이 있는데 특히 꼬마김밥은 시금치, 우엉, 당근이 적절하게 들어가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서 나온다.
꼬마김밥2개, 찐빵2개 1,000원, 만두8개 2,500원.

재료 좋은 거 쓰면 맛이 있지.”

소방서 쪽 문화아파트 앞으로 ‘원조할머니죽’이 있다.

15년 동안 시장에서 장사를 해오는 서업순 할머니는 얼마 전 문화아파트 앞 점포로 이사를 왔다. 단골들이 할머니 죽 맛을 찾아 늦은 시간에도 찾아왔다.
서 할머니의 메뉴는 호박죽과 팥죽 두 종류. 할머니 죽 맛의 비결은 좋은 재료를 아끼지 않고 쓰는 것에 있다고 한다.
죽은 하루에 한 번 아침에 끊여 그날만 판매한다.
찹쌀, 멥쌀, 소금, 설탕을 넣어 죽맛은 달면서 담백하다.
죽 2개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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