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창업] ‘역세권’에게 ‘트랜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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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창업] ‘역세권’에게 ‘트랜드’란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6.12.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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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균식 씨(48)는 매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업종 변경을 고민하고 있다.

신 씨는 그동안 지금의 점포를 분양받아 월세를 받아왔다. 유명 대기업 전자제품 매장이 입주해 있어서 임대 수입은 짭짭했다. 회사에서 퇴직을 한 후 창업 전선에 뛰어 들었다.

신 씨의 점포는 일산 역세권에 위치해 있고, 규모는 14평이다. 창업아이템은 ‘빵’을 선택했다. 주변 500m 상권에 빵집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신 씨의 예상은 먹혔다. 개업 초기에 1일 매출만 100만원을 찍기도 했다. 맛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역세권과 단독 상권이라는 특징은 매출에 큰 기여를 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프랜차이즈 빵집들이 하나 둘 씩 개업을 하면서 신 씨의 점포 매출은 감소했다. 어느 새 50만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을 것만 같았던 매출은 대형마트내 제과점 입점으로 35만원대로 떨어졌다.

재료비, 관리비, 종업원 인건비 등을 제하고 나면 본인 인건비 정도를 겨우 건지는 수준이었지만 자녀 교육비와 생활비를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었다. 신 씨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매장 중간을 막고 부동산중개업을 병행했다. 부동산은 아내가 맞았다. 올 상반기까지 그럭저럭 버텼지만 부동산시장까지 얼어붙으면서 두 점포 모두 사실상 폐업을 앞둔 상황이다.

신 씨 부부는 다시 칸막이를 없애고, 업종 변경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신 씨는 이러한 고민을 <시경 무료 컨설팅팀>에 도움을 의뢰했고, 팀은 ‘트랜드 클리닉’이라는 방안을 제시했다.

신 씨의 점포는 트랜드에 둔감했기 때문에 매출이 부진했다. 제과점은 독립 점포들의 먹거리 아이템 중에 가장 성공하기 힘든 아이템이다. 대기업 프랜차이즈의 마케팅을 따라가기가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기술과 개성을 앞세운 점포가 아닌 이상 성공하기가 굉장히 힘들다.

요즘은 제과점과 카페가 결합돼 빵과 음료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분위기 또한 굉장히 고급스럽게 변하고 있다. 독립 창업자들은 테이크 아웃 위주의 소형 점포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신 씨의 빵집은 상권적으로 트랜드에 민감해야 할 곳에 위치해 있지만 상품은 시장처럼 운영되고 있다. 무엇보다 코앞에 위치한 대형마트 빵집과 가성비면에서도 열세에 놓인 상태다. 사실상 업종 변경이 정답이 상태다.

신 씨는 호프집으로 재창업을 원하고 있다. 원가 측면에서는 제과점보다 유리한 게 사실이다.

똑같은 매출만 올려도 이익은 훨씬 많다. 무엇보다 제빵사같은 요리사 의존도를 상당히 낮출 수 있어 안정적인 점포 운영이 가능하다. 별도 인력의 도움 없이 부부가 충분히 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하지만 주류 판매, 야간 영업, 취객 상대 등은 50대 부부에게는 만만찮은 일이다. 14평이라는 매장 한계도 이겨내야 한다.

역세권이라는 점과 규모가 작고, 유동인구가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1차 보다 2차, 3차에 어울리는 안주를 메인으로 정해야 한다. 특히, 소비의 주도권은 20대이므로 세대에 어울리는 안주를 개발해야 한다. 그러나 치킨 호프점이 가장 적합하고, 테이크아웃이나 배달이 가능하다면 현재보다 높은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신 씨 부부가 다른 치킨 호프점에서 몇 개월간 일을 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 씨 부부의 경우 매장 운영을 상권 분석에 치우쳐 진행하다보니 메뉴개발, 점포 운영법 등은 소홀히 하는 경향이 짙다. 다른 곳에서 잠시나마 점포 운영 노하우를 쌓을 필요가 있다.

또한, 트랜드에 민감해야 한다. 신 씨의 상권은 역세권이고, 청년들이 소비를 주도하고 있다. 주변 점포에 어떤 호프집과 치킨집이 있고, 신규 점포들은 어떤 아이템과 서비스로 손님을 끌어 모으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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