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 요보비치 "한국 걸그룹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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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 요보비치 "한국 걸그룹 너무 좋아요"
  • 조광형 기자
  • 승인 2016.06.2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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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던트이블 5탄>으로 돌아온 밀라 요보비치, 알고보니 한류매니아?
MTV서 한국 걸그룹 보고 '환호'…"한국 조만간 꼭 방문하고 싶어요"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로 강력한 ‘여성 전사’의 전형을 선보인 밀라 요보비치가 또 다시 엄청난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돌아왔다.

이미 4편의 시리즈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레지던트 이블>은 이번 ‘최후의 심판’ 편에서 역대 최고의 스케일과 캐릭터로 중무장했다.

전작들이 ‘앨리스’의 ‘나홀로 액션’ 위주였다면, 이번에는 ‘앨리스 군단’으로 진화, 도쿄-뉴욕-워싱턴-모스크바 등 전 세계 주요도시를 무대로 한층 박진감 넘치는 고강도 액션이 펼쳐질 예정이다.

막강한 ‘앨리스 군단’을 이끌고 관객 곁으로 돌아온 밀라 요보비치는 영화 개봉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5번째 <레지던트 이블>을 촬영하게 된 계기와 소감 등을 털어놨다.

9월 4일 오전 일본 미나토구(區)의 번화가 롯폰기 힐즈의 그랜드 하얏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영화 <레지던트 이블5 : 최후의 심판>의 주연배우인 밀라 요보비치와 감독 폴 W.S. 앤더슨이 참석, 한국 취재진과 밀도 있는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날 회견 서두에 “싸랑해요, 한국!”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며 한국에 대한 친근감을 나타낸 밀라 요보비치는 “조만간 모친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자신도 꼭 한국에 가보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감사합니다. 멀리까지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영화를 만들게 돼서 매우 자랑스럽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한국에는 언젠가 꼭 가보고 싶습니다. 저희 어머니가 조만간 한국에 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밀라 요보비치의 ‘한국 사랑’은 걸그룹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이어졌다. 취재진의 질문도 없었는데 “오늘 MTV에서 예쁜 걸그룹을 봤다”며 “너무 사랑스러워 어쩔 줄 모르겠다”는 소감을 밝힌 것.

덕분에 기자회견장 분위기가 한층 밝아졌고, 밀라 요보비치와 폴 앤더슨 감독도 긴장이 풀린 듯 본격적인 영화 홍보와 소개가 이어졌다.

밀라 요보비치는 “이번 영화는 엄마가 된 앨리스의 모성에 주안점을 뒀다”며 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또 다시 유혈이 낭자하는 싸움터로 몸을 내던진 앨리스의 심경을 설명했다.

“엄마로서 앨리스가 또 다시 싸움에 뛰어든 이유는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딸을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죠. 앨리스는 약속을 깬다면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인물입니다. 그 점이 전 멋지다고 생각해요.”

밀라 요보비치는 “앨리스는 아마도 싸우다가 죽을 것 같지만 이는 전적으로 연출자인 남편에게 달렸다”며 벌써부터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앨리스가 끊임없이 싸우는 까닭은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살아남은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싸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악한 엄브렐라를 없애기 위해 모든 걸 걸고 싸우고 있죠. 제가 보기에는 싸우다가 죽을 것 같습니다만. 폴이 어떻게 각본을 쓰느냐가 중요하겠죠(웃음).”

밀라 요보비치는 남편과 한 영화에서 작업을 하는데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오히려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를 함께 찍으면서 같은 일에 종사한다는 점이 가정을 지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며 “집 안에서도 최대 화제거리는 레지던트 이블일 정도로 영화에 대한 애착이 크다”고 밝혔다.

“폴과 저는 10년 동안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를 함께 찍으면서 가정도 꾸릴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3편을 함께 작업하는 과정들은 정말 좋았습니다. 저희는 영화 촬영시 딸을 데리고 출장을 다녔는데요. 그런 면에서 가정을 잘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보통 헐리우드 커플이라면 남편은 3개월 동안 촬영을 다니고 또 아내도 동일한 분량의 촬영을 하기 일쑤인데요. 당연히 정상적인 가정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겠죠. 저희는 운이 좋은 편이라 할 수 있어요.”

남편 폴 앤더슨 역시 “아내와 함께 작업하는 게 너무나 즐겁다”며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많음을 강조했다.

“밀라와 일하는 건 정말 좋습니다. 어떤 감독이라도 밀라와 일하는 걸 좋아할 겁니다. 너무나 헌신적이구요. 굉장히 노력을 하는 배우죠. 너무나 열심히 해서 오히려 제가 말릴 때가 많아요.”

폴 앤더슨은 “감독으로서 또 제 아내이기도 한 배우가 다치는 건 절대로 원치 않는다”고 말하면서 되레 자신이 아내 때문에 부상을 당했던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한 가지 에피소드는 레지던트 이블 1편을 찍을 때에는 제가 밀라 때문에 다친 적이 있었어요. 당시 연기 지도를 할 때 밀라가 저를 진짜로 쳐서 제 눈이 시퍼렇게 멍이 들은 거죠. 또 밀라는 촬영 감독님에게도 펀치를 날려 저와 감독님, 두 사람이 촬영장에서 눈이 파랗게 멍이 든 채로 돌아다닌 적도 있어요.”

폴 앤더슨은 “제임스 카메론이 연출한 에일리언 2편처럼 전작과는 차별된 작품을 만들고자 노력했다”며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 또한 매번 다른 시도와 내러티브로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자 애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만일 에일리언 시리즈가 후속 작에서 똑같은 방법으로 접근을 했다면 실패했을 겁니다. 매 시리즈에 에일리언은 등장하지만 내용은 각각의 영화가 모두 상이하죠.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도 마찬가지입니다.”

“1편이 밀실공포를 다뤘다면 2편은 액션이 부각됐습니다. 또 3편에선 로드무비 형식을 빌렸고, 4편에선 감옥에서 좀비들에게 포위되는 장면이 주 포커스였습니다. 이번 5편은 '추격'을 화두로 삼았구요. 아까도 우리 영화가 '지옥행 열차'와 같다고 말씀드렸는데 일단 출발을 하면 절대로 멈출 수가 없습니다. 관객 여러분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전혀 예상할 수 없을 겁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문

(사회자)일단 기자회견에 임하게 된 소감부터 간단히 말씀해 주시죠.

■ 폴 앤더슨 = 너무 좋습니다. 이 시리즈는 저와 밀라가 너무나 좋아하는 시리즈입니다. 이번 작품은 예산도 전작보다 많아지고 시리즈 역사상 이렇게 유니크한 시리즈는 없을 겁니다. 같은 사람이 제작 주연을 맡아 열정과 에너지가 넘친다고나 할까요? 아무튼 여기까지 와 주신 기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 밀라 요보비치 = 감사합니다. 멀리까지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영화를 만들게 돼서 매우 자랑스럽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한국에는 언젠가 꼭 가보고 싶습니다. 저희 어머니가 조만간 한국에 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 역시 꼭 가고 싶습니다. 이번 영화를 위해 저희가 정말 열심히 일했어요. 역대 시리즈 중 가장 규모가 큰 영화예요. 극장에 오시면 말 그대로 논스톱 스릴을 즐기실 수 있을 거예요.

■ 질문 = 4편 프로모션 당시 ‘영화에 모성이 보이는 것 같다’는 말씀을 드린 기억이 납니다. 그때 밀라 요보비치씨가 “다음 편에선 더 많이 그런 점이 부각될 것”이라고 말씀하셨었죠. 그런데 영화를 보니 실제로 5편에서 아이에 대한 모성이 중시되고 있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이같은 변화는 혹시 남편의 의견이 반영됐기 때문은 아닌가요? 캐릭터 성격에 대한 전반적인 소감을 부탁드릴게요.

■ 밀라 요보비치 = (잠깐 생각 나는게 있다며)오늘 아침에 MTV를 봤는데 한국 걸그룹들이 나와서 어쩔 줄을 모르겠네요. 너무 좋고 사랑스러워요(웃음).

제가 꿈이 작가이기 때문에 평소 여러가지 각색을 하곤 합니다. 솔직히 우리 아이가 있다는 사실이 내게 큰 영감을 줬다고 말할 수 있어요.

이 영화에는 더 이상의 초능력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앨리스가 엄마가 된다는 점에서 앨리스의 캐릭터 깊이가 더 깊어졌다고 할 수 있어요.

분명 여성 관객들이 더욱 더 공감할 수 있을 겁니다. 이러한 새로운 요소를 캐릭터에 넣게 돼 저 역시 기대가 됩니다.

엄마로서 앨리스가 또 다시 싸움에 뛰어든 이유는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딸을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죠. 저는 제 스스로 충직한 사람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누군가에게 약속을 하면 꼭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죠. 그런데 앨리스는 더 한 면이 있어요. 약속을 깬다면 차라리 죽는게 낫다고 생각하는 인물입니다. 그 점이 전 멋지다고 생각해요.

앨리스가 싸우는 까닭은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살아남은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싸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악한 엄브렐라를 없애기 위해 모든 걸 걸고 싸우고 있죠. 제가 보기에는 싸우다가 죽을 것 같습니다만. 폴이 어떻게 각본을 쓰느냐가 중요하겠죠(웃음).

■ 질문 = 남편과 아내와 한 영화에서 작업을 하는데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특히 밀라 밀라요보비치씨는 액션 연기를 하면서 남편이 원망스러웠던 적은 없었나요? 배우와 감독로서 또는 아내와 남편으로서 서로를 바라보는 시각도 궁금합니다. 개인적인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감독님이 상당히 젊어보이시는데 나름의 젊게 보이는 비결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또 밀라 요보비치씨가 영화 초반 아슬아슬한 하얀색 옷을 입고 나온는데, 여기에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 왼쪽부터 밀라 요보비치, 폴 앤더슨.

■ 밀라 요보비치 = 폴과 저는 10년 동안 레지던트 시리즈를 함께 찍으면서 가정도 꾸릴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3편을 함께 작업하는 과정들은 정말 좋았습니다. 저희는 영화 촬영시 딸을 데리고 출장을 다녔는데요. 그런 면에서 가정을 잘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보통 헐리우드 커플이라면 남편은 3개월 동안 촬영을 다니고 또 아내도 동일한 분량의 촬영을 하기 일쑤인데요. 정상적인 가정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겠죠. 저희는 운이 좋은 편이라 할 수 있어요.

폴은 하루에 24시간 일합니다. 배우인 저는 15시간 정도 일하구요. 폴이 일터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제가 일부러 '앞구르기를 할까 뒤구르기를 할까'하고 장난을 치기도 해요.

폴과 저는 음과 양 같은 존재예요. 폴 덕분에 제가 침착해 질 수 있었죠. 무슨 말을 하기 전에 한번도 생각해 볼 수도 있구요.

■ 폴 앤더슨 = 밀라와 일하는 건 정말 좋습니다. 어떤 감독이라도 밀라와 일하는 걸 좋아할 겁니다. 너무나 헌신적이구요. 굉장히 노력을 하는 배우죠. 너무나 열심히 해서 오히려 제가 말릴 때가 많아요.

그러나 감독으로서 또 제 아내이기도 한 배우가 다치는 건 절대로 원치 않습니다.

한번은 밀라가 마지막 액션신을 찍을 때 온몸이 멍투성이가 돼서 돌아온 적이 있었어요. 또 어느 날은 손을 다쳐서 아이스팩을 하고 있더군요. 그때 손을 보니 마치 골프공처럼 부어있어 깜짝 놀랐었죠.

한 가지 에피소드는 레지던츠 이블 1편을 찍을 때에는 제가 밀라 때문에 다친 적이 있었어요. 당시 연기 지도를 할 때 밀라가 저를 진짜로 쳐서 제 눈이 시퍼렇게 멍이 들은 거죠. 또 밀라는 촬영 감독님에게도 펀치를 날려 저와 감독님, 두 사람이 촬영장에서 눈이 파랗게 멍이 든 채로 돌아다닌 적도 있어요.

■ 밀라 요보비치 = 오늘 이 자리까지 저희가 올 수 있었던 건 오로지 폴과 제가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저희는 집에서도 캐릭터에 대해 얘기를 해요. 게임이 나올 때마다 다 해보고, 팬들의 반응에 대해서도 얘기를 합니다. 그 비결은 저희가 부부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겠죠. 집에서는 레지던트 이블이 최대 화제거리예요.

영화에 나오는 모든 디자인은 다 제가 디자인했어요. 예전에 친구와 함께 패션라인을 런칭한 적도 있었기 때문에 그 경험을 살려 디자인에 참여했죠. 그런데 제가 디자인한 걸 볼 때마다 폴은 '나는 잘 모르겠다'라고만 말을 해요.

그래서 제가 “뭐가 마음에 들지 않는거냐”고 물어보면, “그냥 잘 모르겠다”라고만 해요. 보통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패션에 더 디테일한 편이잖아요? 저는 폴의 아내로서 그런 점을 다 이해합니다. 그래서 “폴, 옷은 내가 알아서 할 게”라고 말을 하곤 하죠.

하얀 가운은 레지던트 이블 1편에 나온 것을 그대로 재현한 거예요. 바로 엄브렐라 실험실에서 입었던 가운이죠. 시리즈 팬들에게 옛 기억을 되살려주기 위해 착안한 소품이죠. 또한 옷을 제작하는데 거의 돈이 안 들었어요. 한 1달러 정도?

다른 면에선 폴이 굉장히 디테일한데 패션에 대해서만 조금 둔감한 것 같아요. 보통은 어떻게 촬영을 준비하고 진행할지에 대해 24시간 골몰하곤 합니다. 제가 '오늘 뭐했어?'라고 물으면 여러가지 얘기들을 해주는데 듣기만 해도 두통이 생길 정도예요. 그래서 전 감독은 절대 안하려구요.

■ 폴 앤더슨 = 계속 밀라를 쫓아다니고 애를 쫓아다니면서 젊어질 수 있었죠. 하나 비결을 공개하자면 모이스처 라이저 크림을 자주 애용한답니다(웃음).

■ 질문 = 오랫동안 강한 여전사를 연기해 오셨는데 이런 부분이 실제 생활이나 성격에도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지요?

■ 밀라 요보비치 = 10년간 영화를 찍으면서 좀비 악몽을 꾼 적도 있어요. 실제로 이런 꿈이 영화에 반영되기도 했어요. 이번 5편에서 다이버하는 장면이 바로 제 꿈에서 착안한 겁니다. 영화를 오래 찍으면서 신체적으로 굉장히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어요.

특히 분위기나 정신적인 면에서 그런 것 같습니다. 여러가지 규율을 지켜야 하고, 반드시 원칙을 지키는 등, 군인들의 입장과 성품을 잘 헤아릴 수 있게 됐어요. 만약 제가 배우가 안됐다면 분명 멋진 군인이 됐을 거예요. 영화 속 앨리스 때문에 전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한 가지 우스갯 소리를 하자면 폴과 저는 잠잘 때 막대기를 두고 자는 버릇이 있습니다. 이러면 좀더 편히 잘 수가 있거든요. 확실이 이런 습관은 앨리스의 영향을 크게 받은 거 같아요.

앨리스란 인물을 연기하면서 저는 집중력과 열정이 더욱 커졌고 육체적으로도 아주 많이 강해졌습니다. 출산 후에 살이 굉장히 많이 쪘었는데요. 영화에 출연하면서 자연스레 신체를 가꿀 수 있었죠. 신체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 질문 = 영화를 보면 일본이 굉장히 중요한 나라로 나옵니다. 그 누구보다도 일본과의 인연이 각별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난해 일본이 쓰나미와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었죠. 혹시 이에 대해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또 실제로 일어난 재앙이 영화에 영향을 준 적도 있었나요?

■ 폴 앤더슨 = 지난해 일본에서 있었던 일은 너무나 비극적인 일 일입니다. 저희는 일본을 좋아하고 지금까지 여러 일로 관여를 해 왔기 때문에 굉장히 상심이 컸습니다. 그런데 피해 발생 후 일본 국민들이 보여준 국민성에 굉장히 감탄했습니다. 그런 규모의 재앙이 만일 미국과 영국에서 발생했다면 과연 현지 국민들이 일본인과 같은 그런 국민성을 보여줬을까 의문이 듭니다. 아마도 그렇지는 않았을 겁니다.

쓰나미 후에도 저희 부부는 일본에 와서 여전히 일본을 지지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작년 쓰나미 사건 이후 동경을 영화에 담는 게 옳은 건지 진지하게 고민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가 아닌 세트 촬영이라 별 문제가 없을 거란 판단을 내렸습니다.

■ 질문 = 언론시사회가 끝나고 “이게 마지막 편 아니었어?”라는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한국에 소개될 때 최후의 심판이라든가, 이제 모든 것이 끝난다는 카피 문구 때문에 완결편이라는 예상을 했습니다만, 영화를 보면 다음편의 등장을 암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농담삼아 얘기한 것처럼 정말 10편까지 구상하고 계신 건 아닌가요? 차기작에 대한 계획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세요.

■ 밀라 요보비치 = (시리즈를 계속하고 싶다는 의미로)우리 딸이 너무 어려서 시리즈 17탄 정도는 돼야 출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 폴 앤더슨 = 저는 한 영화를 찍을 때에는 오로지 그 영화에만 집중합니다. 다음편도 찍어야지라는 생각으로 작품에 임한다면 이건 굉장히 거만한 생각이 아닐까 싶네요.

저는 매 시리즈마다 각각의 작품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붓습니다. 어떤 영화이든 관객들이 다음 편을 봐야 지금 본 영화가 이해될 거라는 생각을 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진심으로 그러지 않기를 바랍니다.

저는 단 한편에만 열정일 기울입니다. 언제나, 늘 한편만을 생각하죠. 10년 전에 20여편 정도의 각본을 미린 써 놓은 적도 없습니다.

다만 저희 시리즈가 지금 클라이막스를 향해 가고 있다는 점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밀라 요보비치 = 자연스럽게 시리즈가 이어지고 커왔습니다. 폴이 영감을 갖게 되면 작품에 들어가는 식이었죠. 특정한 스튜디오가 지시를 하고 시리즈를 만들어낼 것을 주문하는 게 아입니다. 언제 다음 편에 들어가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게 정답입니다.

■ 폴 앤더슨 = 저희 시리즈는 매번 신선한 것들로 채워지며, 예전 편과 동일한 내용이 반복하는 걸 거부합니다. 5편에선 교외에서 엄마로 살고 있는 앨리스가 등장합니다. 그런 앨리스의 모습은 전편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모습이죠. 만일 시리즈가 같은 내용을 또 다시 반복하는 것으로 흐른다면 그것은 종말을 의미합니다. 그런 시리즈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예전 시리즈를 안 보신 관객들도 충분히 5편을 재미있게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여러분은 충분히 ‘지옥행 엘리베이터’를 타실 수 있을 겁니다.

■ 질문 = 메인스트림 영화가 아닌데 시리즈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이유나 원동력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세요.

■ 밀라 요보비치 = 각각의 성격과 규모가 전부 다르기 때문에 다음 편 예산도 함께 커졌습니다. 폴이 각본을 더욱더 복잡하게 잘 쓰고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것은 물론, 예전 캐릭터를 다시 소개하고 독창적으로 재연출하기 때문에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죠. 4편 모두가 아주 신선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 폴 앤더슨 = 매 편마다 내러티브를 다르게 가져가도록 노력했습니다. 사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선례가 좋은 참고가 됐죠. 원래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에일리언 1편은 그 자체만으로 굉장한 영화입니다. 후속편을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그런데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완전무결한 1탄에 공포를 가미해 전혀 새로운 영화를 만들어냈습니다. 만일 에일리언 시리즈가 후속 작에서 똑같은 방법으로 접근을 했다면 실패했을 겁니다. 매 시리즈에 에일리언은 등장하지만 내용은 각각의 영화가 모두 상이하죠.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도 마찬가지입니다. 1편이 밀실공포를 다뤘다면 2편은 액션이 부각됐습니다. 또 3편에선 로드무비 형식을 빌렸고, 4편에선 감옥에서 좀비들에게 포위되는 장면이 주 포커스였습니다. 이번 5편은 '추격'을 화두로 삼았구요.

아까도 우리 영화가 '지옥행 열차'와 같다고 말씀드렸는데 일단 출발을 하면 절대로 멈출 수가 없습니다. 관객 여러분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전혀 예상할 수 없을 겁니다.

저희는 매 편을 신선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점이 헐리우드의 일반적인 시스템과 다르죠. 일부 헐리우드 시리즈는 위험 요소를 줄이기 위해 전편과 똑같은 것을 시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성공적인인 시리즈가 되기 위한 비결은 매 편을 신선하게 만드는 겁니다. 

[2012.09.04 16:3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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