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반도체'… 가격하락에 중국發 공급과잉까지 덮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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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반도체'… 가격하락에 중국發 공급과잉까지 덮치나
  • 유경표 기자
  • 승인 2019.03.1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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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신규 300mm 반도체 생산라인 9곳 중 5곳이 '중국'
中 업체 난립으로 공급과잉 우려 심화…미·중 무역분쟁이 관건
(자료사진)128GB 서버용 DDR4 모듈 ⓒSK하이닉스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낸드플래시와 D램에 대한 가격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선 약 10년간 유례없이 지속됐던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숨고르기 국면에 들어갔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최근 미국-중국 간 무역분쟁이 이어지면서, 반도체 수요 둔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꺾이면서, 올 상반기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감소 역시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D램 가격이 1분기에만 20~25% 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D램(8GB DDR4 기준) 가격은 지난 1월 평균 50달러(약 5만 6000원) 수준으로 추락했다. 

낸드플래시 메모리 역시 가격 가격 하락세를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전세계 노트북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15%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SSD 수요도 둔화되고 있어 수익성 악화가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보고서에서 “매출 관점에서 볼 때, 대부분의 공급 업체는 분기별 감소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재고압력이 심화됨에 따라 공급업체는 가격 전략에 대한 노력을 배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도별 전세계 300mm 웨이퍼 팹 증가 그래프 ⓒIC인사이츠

◆ "반도체 가격은 내리는데…" 中 대규모 반도체 생산 설비 가동 조짐

중국발(發) 반도체 공급과잉 우려도 우리나라 반도체 업계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이 올해 반도체 설비 가동을 집중하면서 공급과잉이 심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5일 IC인사이츠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에서 새로 가동에 들어가는 300mm 웨이퍼 팹(반도체 생산라인) 수는 모두 9곳이다. 이는 지난 2007년 12곳 이후 12년 만에 최대 규모다. 

내년에도 6곳 늘어날 예정이어서, 지난해 112개였던 전세계 300mm 웨이퍼 팹 수는 내년 말까지 모두 127곳으로 13.4% 증가하게 된다. 이러한 추세는 계속 이어져 오는 2023년에는 138곳이 될 것이라고 IC인사이츠는 전망했다. 이는 2008~2009년 68곳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웨이퍼는 크기가 클수록 생산 효율도 높아진다. 따라서 300mm 웨이퍼 팹이 증가한다는 것은 공급물량도 크게 증가한다는 의미다. 

IC인사이츠에 따르면 300mm 웨이퍼 팹 9곳 중 5곳은 중국에 위치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난립으로 인한 반도체 공급과잉 현상이 가격 하락을 부채질 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이유다. 

다른 한편으로 중국이 반도체 분야에서 고속성장 기조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미국과의 무역분쟁으로 인해 ‘중국제조 2025’ 프로젝트가 좌초위기에 몰린데다,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한국 업체들과의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히지 못하고 있어서다.   

중국은 반도체 기술 개발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방편으로 외국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를 추진하기도 했지만, 미국 정부가 견제하면서 수포로 돌아간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반도체 생산 장비 수입도 여의치않다. 

이와 관련, IC인사이츠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이 앞으로 몇년간 대규모 투자에 힘입어 반도체 수입 의존도를 낮출 수는 있겠지만 미국의 견제 등으로 난항을 겪을 것"이라면서 오는 2023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도 8.2%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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