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기 "눈은 작아도 귀신은 잘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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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눈은 작아도 귀신은 잘 보여요"
  • 조광형 기자
  • 승인 2016.06.2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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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전역 후 브라운관 컴백
3년 주기로 사극 '대박' 터뜨려..이번에도?

왕의 남자, 이준기가 돌아왔다. 여자보다 아름다운 외모로 조선의 왕을 사로잡았던 그가 이번엔 까칠하면서도 도도한 성격으로 처녀귀신을 사로잡을 태세다.

군 제대 후 첫 작품으로 드라마 '아랑사또전'을 택한 이준기는 어릴 때부터 귀신이 보이는 도령 '은오' 역을 맡아, 처녀 귀신 '아랑'으로 분한 신민아와 달콤 쌉사르한 로맨스를 펼칠 예정이다. 

초반 스타트는 순조롭다. 8월 15일 첫 방송된 MBC 드라마 '아랑사또전'은 지난 23일 방영된 4회가 자체 최고 시청률(14.4%)을 보이며 수목극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동시간대 국민드라마 '각시탈'이 방영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선전이 아닐 수 없다.

한류스타 이준기, 귀신 보는 능력자 '까칠 사또'로 컴백
2년 공백 무색..캐릭터 완벽 소화 "역시 사극의 왕" 찬사

'귀신 전문배우' 신민아의 존재감도 한몫 했지만, 2년여간 팬들 곁을 떠나 있었던 이준기의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아랑사또전'은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팬들의 기대감이 컸던 만큼 주연 배우로서 이준기가 느끼는 부담감은 상당했을 터.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연 이준기의 연기는 2년간의 공백이 있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탄탄했다. 이준기 특유의 카리스마와 세심함이 돋보이는 연기는 여전했고, 감정선을 잘 살린 로맨스 연기도 한층 물이 올랐다는 평가다.

자연히 팬들의 반응도 찬사일색이다. 드라마 관련 게시판에는 이준기의 연기를 극찬하는 호평이 줄을 잇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준기 때문에 채널 고정" "제대 후 더 멋있어졌다" "여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캐릭터"라는 다양한 댓글로 이준기의 화려한 컴백을 반기는 분위기다.

사실 이준기가 복귀작으로 '아랑사또전'을 선택한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다. 기존에 출연했던 '왕의 남자' '일지매'와 같은 사극이라는 점, 드라마가 표방한 '퓨전사극'이라는 장르가 이미 식상한 소재가 됐다는 점 등이 걸림으로 작용했다. 게다가 여전히 '구미호' 이미지가 강한 신민아와 연기 호흡을 맞추는 것도 신선하지 않다는 따가운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준기는 '판타지'가 가미된 사극이라는 점에 이끌렸다. 주변에선 식상할지 몰라도 이준기 본인에겐 새로운 도전이었다. '천녀유혼' 등에 비견될 만한 한국형 판타지의 전형을 그리고 싶다는 욕심도 작용했다.

"설화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부분이 무척 흥미로웠구요. 그동안 제가 맡았던 캐릭터보다 좀 더 새로운 것들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아랑사또전'은 제게 또 하나의 도전이자 숙제입니다. 이 작품이 성공한다면 한국형 판타지로 계속 회자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예비역 맞아?" 백옥같은 피부, 고운 눈매 여전…
드라마 '활력소' 자처..스태프 위해 2백만원 '한턱'

지난 10일 서울 장충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준기는 군 제대 후 또 다시 사극을 택한 이유에 대해 작품이 지닌 '화려한 색감'과, 일반적인 극의 흐름과는 차별된 '독특한 내러티브'를 손꼽았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기존 작품과는 전혀 다른, 참신하면서도 다양한 볼거리를 품고 있다는 점이 제 관심을 끌었습니다. 당연히 배우로서 욕심을 낼만한 작품이고, 그 어떤 작품보다도 설레고 기대가 됩니다."

무엇보다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컸다. 이준기는 '좋은 작품은 반드시 인정을 받게 돼 있다'는 확신으로 이 작품을 택했다고 강조했다.

"이미 시청률 우위를 점하고 있는 드라마가 있으니 당장에 완전한 승리를 바랄 순 없겠죠. 하지만 시청자분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자신이 있습니다. 반드시 여러분의 뇌리에 남는 작품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각오가 남다른 만큼, 연기에 임하는 자세도 달라졌다. 캐릭터에 몰두하기 위해 시나리오를 수천번 읽어내려가는 것은 물론, 타 배우들과의 연기 호흡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연기 외적인 면에도 변화가 생겼다. 더위에 지친 제작진을 위해 회식 자리를 마련하고 쉴 새 없이 수다(?)를 떨고 다니는 등 촬영장의 분위기 메이커로 거듭났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 이준기는 "주연배우가 컨디션 조절은 안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떠들기만 한다"며 "이젠 좀 자중해 달라는 부탁까지 받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하지만 이준기 덕분에 연일 강행군을 벌이는 드라마 촬영장에 활력이 넘친다는 게 제작진의 전언이다.

"어떤 현장이든 분위기가 좋아야 작품도 삽니다. 그런데 너무나 무더운 날씨에 촬영이 이어지다보니 다들 지치신 것 같았어요. 스태프들이 힘들어 하면 결국 드라마도 힘들어지겠죠. 그래서 이 분들에게 힘을 드리고자 회식 자리를 자주 주선했어요."

"'연기'가 꿀처럼 달아..주어진 1분 1초가 아깝다"
"'각시탈' 두렵잖다!" "시청자 마음 돌려놓을 것"

이준기는 "스태프를 위해 회식비로 2백만원 가량을 쏜 적도 있었다"며 가슴 아픈(?)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제가 신민아씨를 끌어들여 함께 회식을 쏜 적이 있어요. 기왕 선심쓰는거, 거하게 한턱 쏘자는 심정으로 스태프들에게 ‘고기와 술을 무제한으로 제공한다’고 공언을 했죠. 그러자 사람들이 짐승으로 변하더군요. 다들 엄청나게 드셨어요. 회식비로 한 4백만원 정도 나왔는데, 저랑 민아씨가 반씩 냈어요. 저희 개인카드로…."

연출자인 김상호 피디가 "이렇게 즐겁게 일하는 배우는 처음 본다"고 말할 정도로 이준기는 드라마 안팎에서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준기 본인은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힘을 더 많이 받고 있다'며 공을 다른 사람들에게 돌리는 모습이다.

"제가 군대 있을 때 TV에서만 보던 배우 분들과 다시 일을 하게 됐으니 얼마나 즐겁겠습니까? 일단 현장 자체가 좋고, 이렇게 드라마를 찍을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흥분돼요."

'연기'가 마치 꿀처럼 달아, 자신에게 주어진 1분 1초가 아깝다는 그는 "앞으로도 정신 나간 사람처럼 즐기면서 촬영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2005년 '왕의 남자', 2008년 '일지매', 그리고 2012년 '아랑사또전'. 3~4년 주기로 사극 대박을 터뜨리는 이준기의 징크스가 올해에도 어김없이 재현될지 시청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2012.08.29 11:5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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