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만점 여배우 류현경 "충무로의 '미친 존재감' 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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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만점 여배우 류현경 "충무로의 '미친 존재감' 될래요"
  • 조광형 기자
  • 승인 2016.06.20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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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는 게 뭐 어렵나요? 캐릭터일 뿐인데…"
4년 전 연기에 눈 떠…아직은 햇병아리"

"노출 연기를 창피해 하는 게 정말 이해가 안가요. 그건 제가 아니잖아요? 단지 극중 모습일 뿐인데…. 외국의 경우처럼 우리도 노출신에 대해 좀 더 관대해 졌으면 해요."

영화 '방자전'에서 소위 '벗는 연기'로 두각을 나타낸 배우 류현경. 당시 과감한 '전라노출'로 관객들의 뇌리에 '류현경'이란 이름 석자를 각인시킨 그녀는 세간의 시선이 두렵지 않은 눈치다.

여배우로서 큰 부담이 될 법도 하지만 정작 본인은 "노출도 그저 연기의 일부분에 불과하다"며 초연한 태도를 보였다.

"전, 제가 괜찮으면 다 괜찮은 거라고 생각해요. 작품을 선택할 때나 연기를 할 때 어떤 선입견은 없어요. 그냥 제가 잘 할 수 있는지만 고민해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신경 안 써요."

96년 드라마 '곰탕'으로 데뷔, 어느덧 16년차 배우가 됐지만 지금처럼 '전국구 스타' 반열에 오른지는 얼마되지 않는다.

2008년 영화 '신기전'에서 비중있는 조연으로 출연, 평단의 호평을 받은 류현경은 2010년 '방자전'에서 욕망에 충실한 향단 역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개성 강한 연기자로 입지를 굳힌 그녀는 이후 '시라노; 연애조작단', '째째한 로맨스', '마마' 등에 연속 출연하며 알토란 같은 '감초 배우'로 성장했다.

"어릴 땐 아무 생각 없이 연기했어요. 현장에서 언니 오빠들과 놀고 재미있게 연기하는 데 만족하며 지냈죠. 그런데 '신기전'을 찍을 때 감이 왔어요. 감독님의 지시에 따라 배우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다는 걸…. '이런 게 바로 연기구나' 하는 깨달음을 아주 뒤늦게 얻은 거죠."

"4년 전 연기에 눈을 떴으니 아직은 햇병아리"라고 자신을 낮춘 류현경은 "좀 더 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 보고 싶다"는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이제 시작이죠. 나이도 계란 한 판이 됐고…. 남들은 '너 서른이잖아, 이제 끝났어'라고 짓궂은 농담을 하기도 하는데 전 그렇게 생각 안 해요. 제 주위를 봐도 서른을 훌쩍 넘겼지만 아직도 팔팔한 언니들이 많이 계세요. 그리고 제가 좀 동안이잖아요? 호호."

설레는 마음으로 30대를 시작하고 싶다는 류현경은 현재 영화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촬영에 이어 SBS 금요시트콤 '도롱뇽 도사와 그림자 조작단' 출연을 앞두고 있다.

"시트콤서 미신 신봉하는 코믹캐릭터 맡아"

특히 데뷔 이후 첫 시트콤 도전에 나선 그녀는 "벌써부터 선배님들과 함께 하는 시트콤 상황이 연상된다"며 한껏 상기된 표정을 지어보였다.

"대본이 너무 재미있어요. 시트콤보다는 코믹 추리소설 같은 느낌도 나 구요. 무엇보다 오달수 선배님과 한 화면에 잡히면 제 얼굴이 좀 작게 나오지 않을까요?"

극중 그녀가 맡은 배역은 강력계 여형사 봉경자. 직업만 보면 강단 있는 성격의 캐릭터로 비쳐지나 실상은 정반대다. 겉으로는 과학수사 흉내를 내지만 화투점 운세에 수사 향방을 가늠하는 샤머니즘 신봉자다. 그녀는 생활 질서계로 좌천당한 후 강력계 복귀를 위해 2인조 강도단을 쫓는 와중 도롱뇽 도사를 찾아갔다가 가짜 도사단과 엮이게 된다.

"사실 저도 어릴 때 미신을 많이 신봉했었거든요. 오늘의 운세를 즐겨봤고, 호기심에 별자리 점도 많이 봤던 기억이 나요. 이런 엉뚱한 면이 저와 닮았다고나 할까요? 불의를 보면 못 참는 극중 성격도 저랑 비슷해요. 덕분에 즐거운 마음으로 촬영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방자전'의 향단이만 기억하는 팬이라면 류현경의 시트콤 도전을 두고 '다소 의외다'라는 반응을 보이겠지만, MBC 토요드라마 '심야병원'을 즐겨본 시청자라면 아마도 '탁월한 선택'이라며 소리 없는 박수를 보내지 않을까?

'심야병원'에서 외과 3년차 전공의 홍나경 역을 맡았던 류현경은 마치 제 옷을 입은냥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쳐 호평을 받았다. 엉뚱 발랄한 매력을 선보이다가도 상황에 따라 강한 카리스마를 발휘, 외유내강의 진면목을 보여준 것.

시트콤 자체가 시청자들의 허를 찌르는 '반전 웃음'을 선보이는 장르라, 연예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이중적인 류현경의 캐릭터와 잘 부합되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작품에 꼭 필요한 인물이 되고 싶어요. 극중에서 있으나 마나 한 역할이 들어오면 '제가 그 정도 밖에 되질 않나'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죠. '심야병원'에선 타이틀롤을 맡았는데 작가와 감독님이 수시로 바뀌다보니 5회 이후부턴 '괜히 있는 캐릭터'라는 말까지 들었어요. 많이 아쉬웠지만 드라마 시스템상 순발력을 요하는 부분이나 제 연기를 바로바로 체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경험이 된 것 같아요."

드라마 성격이 메디컬드라마에서 스릴러로 바뀐 탓에 애써 노력한 '봉합 수술' 장면이 전파를 많이 타지 못해 아쉬웠다는 그녀는 "기회가 된다면 메디컬드라마에 한 번 더 도전해 보고 싶다"는 욕심도 드러냈다.

"매사에 꾸준히 최선을 다하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지금은 조·주연을 가릴 때가 아니라 제가 가진 에너지를 다 쏟아야할 때라고 느껴져요. 작은 역을 맡더라도 똑부러지게 '존재감'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2012.01.09 15:5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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