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생·손보사 수장 바꾸고 반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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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생·손보사 수장 바꾸고 반전 노린다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4.01.02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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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계열 실적부진에 대표 교체 초강수
하나생명 남궁원 하나은행 부행장 내정
하나손보 배성완 전 삼성화재 부사장 내정
현장 경험 중시... 체질 개선 등 통해 변화
하나금융 명동 본사 사옥. 사진=시장경제DB
하나금융 명동 본사 사옥. 사진=시장경제DB

하나금융이 지난 연말 계열사 인사를 통해 하나생명과 하나손보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이는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보험계열사 정비를 통해 비금융권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은 비은행 부문 중 보험계열사 CEO를 전격 교체하며 쇄신 의지를 보였다. 하나금융 관계회사경영관리위원회(이하 관경위)는 지난달 14일 하나생명 차기 CEO로 남궁원 하나은행 부행장을 추천했다. 이어 18일에는 하나손보 차기 CEO로 손보업계 출신인 배성완 전 삼성화재 부사장을 올렸다. 

하나생명은 은행 출신이면서 재무 역량을 갖춘 인물을 내세웠고, 하나손보는 외부 보험 전문가를 영입했다.

하나생명 임영호 대표는 지난해 초 취임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1년 만에 낙마하게 됐다. 현재 하나생명은 고금리 장기화 등의 원인으로 재무건전성이 좋지 않은 편이다. 

2023년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022년 201억원에서 2023년 170억원으로 15.8% 하락했다. 금융상품평가수익은 2022년 3분기 1조275억원에서 1264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개별기준으로는 39억원을 기록해 직전분기(151억원) 대비 74.4% 급락했다. 

하나금융은 하나생명의 실적 부진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펼쳤지만 큰 결실을 보지 못했다. 일부에서는 방카슈랑스 전문회사로 출발한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하나금융 임추위는 "남궁원 후보가 자금시장 전문가로 보험이익부문과 투자이익부문 수익성을 제고해 조직 사기를 북돋울 수 있는 구원투수"라고 설명했다.

남궁원 하나생명 신임 사장 내정자, 배성완 하나손보 신임 사장 내정자. 사진=하나금융그룹 제공
남궁원 하나생명 신임 사장 내정자, 배성완 하나손보 신임 사장 내정자. 사진=하나금융그룹 제공

남궁원 내정자는 1967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91년 하나은행의 전신인 외환은행에 입행해 자금시장사업단 상무, 전무,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같은 보험계열사인 하나손보 역시 김재영 대표 취임 후 계속적인 적자에 시달렸다. 2022년 703억원 순손실을 냈고 2023년 3분기에도 369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3분기 말 하나손보 자산총액은 1조4443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동기 대비 5.87% 가량 줄은 수치이다. 같은 기간 자본총액은 증자 등으로 2022년 3분기 말 대비 17.95% 늘어난 359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수익 감소, 자산운용 환경 악화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이런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하나손보는 업계 정통 보험맨으로 알려진 배성완 전 삼성화재 부사장을 소방수로 영입했다. 배 대표 내정자는 삼성화재 당시 손에 꼽히는 영업통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삼성화재 시절 법인보험대리점(GA) 대표들과 쌓은 친분이 강점으로 꼽힌다. 

하나손보는 배 대표 내정자의 경험을 중심으로 매출 포트폴리오를 자동차보험에서 장기보험 중심으로 바꿀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손보업계는 현재 새 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가 시행된 이후 장래 수익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장기보험 판매를 권장하고 있다. 다만, 하나손보는 전체 매출에서 장기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도 안 된다. 2022년 말 기준 장기보험 비중은 32.5%(1853억)로 경쟁사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배성완 손보 대표 내정자는 영업마케팅, 설계사 수수료, 영업관리자 등을 두루 경험이 있다"며 “하나금융은 배 내정자를 활용해 하나손보의 보험 판매 경쟁력을 높이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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