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토요타 '알파드', VIP를 위한 럭셔리 밴... 극강의 편안함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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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토요타 '알파드', VIP를 위한 럭셔리 밴... 극강의 편안함을 선사한다
  • 노경민 기자
  • 승인 2024.01.02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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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출시 후 4세대 HEV 모델로 진화한 플래그십 미니밴
좁은 도로, 車 너비 따라 세금 달라지는 일본 특성 고려한 구조
9920만원 가격에도 출고 대기 약 1년... 중고차 '프리미엄'까지
저반발 메모리 폼 소재 적용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시트 장착
통풍·열선, 마사지 기능에 내장형 테이블... 480mm 롱 슬라이딩
2.5리터 앳킨슨 사이클 엔진과 전기모터 결합... 연비·정숙성↑
시스템 총출력 250마력 발휘... 복합 공인 연비 13.5km/l
사진=시장경제 DB
사진=시장경제 DB

 

토요타 알파드는 단순한 미니밴이 아니다. VIP를 위한 럭셔리 미니밴, 말 그대로 '쾌적한 이동의 행복'을 제공하는 플래그십 모델이다. 알파드는 국내 시장에는 처음 들여오는 장르의 차종인 데다 모양마저 생소하다. 1억원에 육박하는 가격에도 '없어서 못 판다'는 알파드의 인기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보았다.

알파드는 토요타의 플래그십 미니밴이다. 2002년 처음 출시한 이후 3세대에 걸쳐 현재의 하이브리드(HEV) 모델로 진화를 거듭했다. 9월 국내에 공식 출시된 4세대 모델은 각종 안전 시스템을 탑재하고, 고급스러운 편의 사양을 적용해 비지니스 의전이나 가족여행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어울릴 수 있다.

다만, 외관은 '일본스럽다'는 인상이 강하다. 위로 높게 솟은 전통적인 원박스 구조는 익숙지 않은 스타일이라 어색하면서도 다소 불안하게 느껴진다. 차 길이(5005㎜)와 높이(1950㎜)에 비해서 폭(1850㎜)이 좁아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알파드 제조국인 일본의 특성을 고려한 디자인이 적용된 결과다. 일본은 도로가 좁고, 차 폭이 일정 너비를 넘어설수록 높아지는 자동차 세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원박스 구조... 고급스러우면서 안락한 실내

전면부는 트리플 LED 헤드램프와 입체적 조형의 블랙 글로시 메시 그릴이 조화를 이뤄 강렬한 존재감을 내뿜는다. 측면은 굴곡진 측면 보디 라인에 일직선으로 이어진 크롬 가니쉬를 적용해 다이나믹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줬다. 

후면부는 B필러 형상부터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까지 날개를 편 듯한 형상의 굴곡이 이어진다. 야간 시인성이 향상된 대형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유니크한 디자인을 만들어 낸 덕이다. 램프 표면에 부착된 에어로 핀은 공기역학 성능을 향상시켜 주행 안전성을 높인다.

 

사진=시장경제 DB
사진=시장경제 DB

 

가죽을 대거 적용한 실내는 고급스러우면서도 안락한 느낌을 준다. 14인치 대형 센터 디스플레이는 선명하고 직관적이다. 화면 바로 아래 자주 사용하는 기능들에는 물리 버튼을 적용해 성별, 나이를 불문하고 사용하기에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12.3인치 MID(멀티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를 통해서는 주행 정보와 HEV 특화 정보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4가지 테마를 통해 운전자 기호에 맞춘 화면을 구성할 수도 있다. 

운전석에 앉으면 탁 트인 시야가 큰 차체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준다. 스티어링 휠은 물리 버튼과 터치 컨트롤러 버튼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 직관적 조작이 용이하다. 스티어링 휠과 변속기를 잡으면 부드러운 가죽 느낌이 기분 좋게 다가온다. 조작감 역시 부드럽다. 변속기는 원하는 방향으로 조작해 기어를 바꾸는 시프트 노브 방식이라 적응에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

 

2열 진동 최소화하고 각종 편의시설 적용... 우수한 착좌감

알파드의 핵심은 2열에 있다.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시트의 소재는 부드러운 질감의 나파 천연가죽이다. 하단 쿠션 부분에는 체중의 압력을 분산하는 우레탄 소재를 적용해, 비행기 일등석에 앉은 듯 뛰어난 착좌감을 준다. 토요타에 따르면, 등받이와 암레스트 부분에 브랜드 최초로 저반발 메모리 폼 소재를 사용해 몸으로 전달되는 진동을 최소화했다.

 

사진=시장경제 DB
사진=시장경제 DB

 

2열만의 편의사양도 눈에 띈다. 2열 에어 커튼, 전동 틸트, 리클라이닝, 전동 오토만(다리 받침) 기능과 통풍·열선, 마사지 기능을 비롯해 암레스트에는 내장형 테이블도 장착했다. 비행기와 같은 방식의 내장형 테이블은 음식물 섭취 등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도가 높다. 천장에는 접고 펼 수 있는 14인치 대형 디스플레이가 달려있다.

2열은 480mm까지 롱 슬라이딩이 가능해 거의 눕다시피 한 자세로 이동 중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시트 암레스트에 장착된 조작 버튼 외에도 2열 좌우에 탑재한 스마트폰 형태의 분리형 컨트롤러를 통해 공조, 조명, 선셰이드를 비롯해 오디오, 시트 등의 기능을 모두 제어할 수 있다. 

다만, VIP를 위한 2열에 집중하다 보니 3열로의 이동이 조금 불편하다. 2열이 차폭에 딱 맞춰져 있어 시트 포지션을 조절해 3열에 타고 내리는 과정에 시간이 다소 걸리기 때문이다. 한국 도로 사정을 생각하면, 3열에서 승객이 내릴 때 뒤차가 경적을 울리며 재촉하는 상황은 감수해야 할 듯하다.

승하차가 다소 불편하다는 점을 빼면 3열 역시 착좌감은 매우 우수하다. 보통 미니밴 3열은 승차 공간이 좁고, 차고가 높아 롤링과 피칭이 크게 느껴지는데 알파드는 그렇지 않다. 리클라이닝, 암레스트는 기본이고, 슬라이딩 기능을 탑재해 레그룸도 넓다. 키 175cm 성인인 기자가 3열에 앉아도 앞좌석에 무릎이 닿지 않고 장거리 운행에도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피치 보디 컨트롤 기술 적용... 장거리 이동에 따른 피로 줄여

토요타는 장시간 주행에 따른 피로감을 줄이면서도 편안한 승차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알파드에 피치 보디 컨트롤(Pitch Body Control) 기술을 적용했다. 이 기술은 중력과 관성의 법칙을 분석해 차체 상하 진동을 줄여준다. 언덕이나 방지턱 등을 오를 때 차체 앞이 들리면 앞이 덜 들리도록 눌러주고, 반대로 급격한 내리막 등에서 차체 앞이 가라앉으면 뒤쪽을 살짝 들어 최대한 수평을 맞추는 방식이다.

 

사진=한국토요타
사진=한국토요타

 

알파드는 2.5리터 앳킨슨 사이클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해 시스템 총출력 250마력을 발휘한다. HEV 시스템으로 연비 효율과 정숙성을 극대화했으며 복합 공인 연비 13.5km/l(도심 14.3km/l, 고속도로 12.7km/l)를 달성했다. 사륜구동 E-Four 시스템은 노면 상태에 따라 전·후륜 모터를 가동해 주행 안정성을 높인다. 구동력을 앞/뒤 100:0에서 20:80 범위에서 상황에 맞게 배분하는 사실상 전륜구동 방식이다.

스티어링 휠은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차를 움직인다. 일반도로 주행 시 진동과 소음이 거의 없고, 급격한 코너나 요철 구간에서도 안락하다. 고속 구간에서는 스티어링 휠이 묵직해지면서 코너에서도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한다.

알파드는 VIP를 위한 의전용 미니밴 답게 소음과 진동을 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윈드실드 및 1열과 2열 어쿠스틱 글래스, 이중 실링 슬라이딩 도어를 적용해 외부 소음 유입을 막고, 엔진룸과 대시보드에는 흡차음재를 적용하고, 저마찰 타이어를 채택해 차량 운행 소음과 작동 소음, 노면 소음 등을 최소화했다.

 

급가속 시 엔진 소음, 적재 공간 부족 아쉽지만 '의전용' 성격 감안해야

알파드는 탑승객뿐만 아니라 쇼퍼(Chauffeur, 수행기사)를 위한 편의사양도 대거 탑재했다. 예방 안전 시스템인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TSS)를 비롯해 긴급 제동 보조 시스템(PCS),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 차선 추적 어시스트(LTA), 어댑티브 하이빔 시스템(AHS), 도로 표지판 어시스트(RSA), 능동형 주행 어시스트(PDA), 안전 하차 어시스트(SEA) 등을 장착해 큰 차체를 몰면서도 심리적인 부담은 적다. 주행어시스트 기능은 직선뿐 아니라 코너에서도 차선 안에서 일정하고 정확하게 차량 위치를 잡아준다.

 

사진=시장경제 DB
사진=시장경제 DB

 

물론 단점도 있다. 급가속 시 엔진 소음이 크게 들리고, 에코 모드에서 가끔 웅웅 거리는 소음이 들려 거슬리는데, 이는 평소 주행 시 알파드가 워낙 조용한 영향도 있다. 3열은 양측으로 접어 올리면 시트 사이로 여행용 트렁크 두 개 정도를 넣을 공간이 나온다. 하지만, 모든 좌석에 승객이 탑승한 채 장거리를 가려면 짐을 실을 공간은 부족하다.

다만, 알파드는 VIP를 위한 의전용 성격이 강한 차다. 차량에 5~6명이 탄 채로 짐을 가득 싣고 이동하거나 속도를 내며 달리는 차가 아니라는 얘기다. 실제 한국토요타에 따르면, 알파드 구매 고객의 약 80%는 법인 고객이다. 

알파드는 2.5리터 HEV 단일 파워트레인으로 9920만원에 판매된다. 그럼에도 세계적으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이례적인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알파드는 현재 출고까지 1년 정도가 소요된다. 그렇다 보니 알파드는 중고찻값이 오히려 신차 가격을 역전하는 프리미엄을 형성하고 있다. 중고차 업계에 따르면, 알파드는 상태에 따라 신차 가격보다 높은 1억3500만원~1억4500만원에 판매된다. 중고차에 웃돈이 붙을 만큼 알파드의 가치가 증명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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