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리스크 관리에 혜택 축소 움직임... '상생금융' 압박도 부담
상태바
카드업계, 리스크 관리에 혜택 축소 움직임... '상생금융' 압박도 부담
  • 전지윤 기자
  • 승인 2023.12.14 14: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한·KB·삼성·롯데카드, 신차 구매 시 캐시백 줄여
자동차 할부 금리 상승에 무이자 할부 혜택도 축소
카드사, 경영 실적 뒷걸음... 3분기 순익 전년比 8.2% ↓
연체율도 상승... 자산건전성 위협에 관리 박차
금융당국, '상생' 압박 늘리나... 카드사, '추가 지원책' 어려워
고금리에 카드사들이 무이자 할부 혜택을 축소하고 있다.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카드사들이 실적 악화에 자산 건전성 관리 차원으로 신차 구매 시 캐시백, 무이자 할부 등의 혜택을 줄이고 있다. 내실 경영에 힘을 실어야 하는 마당에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까지 더해져 카드업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일부 카드사들이 신차 구매 시 제공하는 캐시백 혜택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카드는 올해 9월 말 기준 오프라인에서 일시불로 자동차를 구매했을 때 캐시백을 1.0% 지급했었지만 10월 말에는 0.8%, 11월 말 0.6%까지 축소했다. 삼성카드 역시 9월 말 1.0%에서 11월 말 0.7%로, KB국민카드는 동기간 0.9%에서 0.7%로, 롯데카드도 1.0%에서 0.5%까지 캐시백 혜택을 줄였다. 

카드사 중 현대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캐시백은 각각 0.8%, 1.0%, 1.1%로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했다. 

자동차 할부 금리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 할부를 취급하는 6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하나·롯데·우리카드)의 할부금리(신형 그랜저 구매, 30% 현금·36개월 할부 기준)는 이달 초를 기준으로 했을 때 연 5.1~8.7%인 것으로 집계됐다. 신한카드의 경우 3개월 전과 비교 했을 때 상단(6.3%→6.5%)과 하단(5.9%→6.1%) 모두 0.2%p 오른 수준이며, 삼성카드는 하단이 0.6%p( 6.3%→6.9%) 상승했다. 

자동차 관련 외에도 수익이 나지 않는 분야의 혜택도 줄이고 있는 추세다. 세금·4대 보험 납부에 대한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현대카드만 3개월을 제공하고 있다.  

할부 혜택 축소에 따라 취급액도 감소했다. 10월 누적 기준 7개 전업 카드사들(신한·삼성·현대·KB국민·하나·우리·롯데카드)의 개인 신용카드 할부 취급액은 115조716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3조5641억원 감소한 규모다. 

업계는 카드사의 각종 혜택 축소에 대해 실적 감소 등 업황 악화에 따른 고육책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올해 3분기 국내 7개 전업 카드사의 합산 당기순이익은 1조992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조1701억원) 대비 8.2% 감소했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도 같은 기간 1.5%로 지난해(1.8%) 대비 0.3%p 줄었다. 

더구나 카드사들은 건전성 관리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카드론 등 카드사 대출은 다른 금융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차주에 집중돼 있어 리스크가 큰편이다. 올해 3분기 기준 7개 전업카드사의 합산 연체율은 1.6%로 지난 2021년 말 1.1%로 저점을 찍은 뒤로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금과 같이 전반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은 시기에는 카드사도 운영면에 있어서 선택과 집중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무이자 할부 등의 소비자 친화적 혜택을 유지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카드사 자체가 소비자를 대상으로 본업을 유지해 온 업권이기 때문에 완전히 혜택을 없애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금융당국이 압박하고 있는 '상생금융'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업황 개선을 위해 신수익 모델을 발굴하고 대책안을 마련하는 것만으로도 골치가 아프다는 것이다. 

앞서 카드업계에서는 2조원을 웃도는 규모의 상생금융안을 발표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우리카드 2200억원 ▲신한카드 4000억원 ▲현대카드 6000억원(현대커머셜 포함) ▲KB국민카드 3857억원 ▲롯데카드 3100억원 ▲하나카드 3000억원 등이다. 금융당국의 상생금융에 대한 요구가 짙어지면서 이에 더한 '추가 상생안' 압박도 세지고 있다.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길어지면서 내년까지도 카드사 경영 실적 악화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생금융 취지에는 공감하고 좋다고 생각하지만 타 업권에 비해 여력이 좋진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추가 상생 방안이 나온다고 해도 이미 실행하고 있던 부분을 소폭 확대하거나 연장하는 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적극적인 동참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