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의 뚝심 'KB리브엠'... 금융 알뜰폰 확산 신호탄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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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의 뚝심 'KB리브엠'... 금융 알뜰폰 확산 신호탄 쐈다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3.04.2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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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정식 인가...'금융과 통신 융합' 활성화
혁신금융 1호 특례 4년 만에 정식서비스 승인
"통신요금 절감 등 차별화"... 소비자 만족도 관심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오랜 숙원사업 알뜰폰(MVNO) 사업 뚝심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리브모바일'(리브엠·Liiv M)이 출시 3년 4개월 만에 금융위원회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사진=시장경제DB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오랜 숙원사업 알뜰폰(MVNO) 사업 뚝심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리브모바일'(리브엠·Liiv M)이 출시 3년 4개월 만에 금융위원회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사진=시장경제DB

"금융과 통신을 융합한 KB의 리브엠(Liiv M)이 디지털 혁신을 통해 금융 편의성을 강화하고 고객이 체감하는 시너지가 돼야 한다. 디지털 기술은 고객이 어려워하는 부분을 해결하는 수단일 뿐 해결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우리의 통찰력과 아이디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취임이후 입버릇처럼 강조해 온 말이다. 최근 'KB리브모바일'(리브엠·Liiv M)이 출시 3년 4개월 만에 금융위원회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으면서 알뜰폰 사업에 대한 그의 오랜 뚝심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통신 결합 상품인 알뜰폰을 통해 소비자 부담은 줄이면서 KB금융 실적을 개선하는 '윈윈' 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생존권 위협"이라는 통신업계 반발에도 KB리브엠이 최근 금융서비스·요금인하 만족도는 높아 소비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1일 기준 “알뜰폰 리브엠의 가입자 수는 28만 명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이는  2월 말과 비교해 한 달 보름 만에 2만 5000명이나 늘은 숫자다. 지난해 2월에는 KB국민은행의 알뜰폰 가입자는 40만명을 돌파한 바 있다. 현재는 기존 통신 3사(SK텔링크·KT엠모바일·KT스카이라이프·미디어로그·LG헬로비전) 등이 장악한 알뜰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금융과 통신의 융합을 통한 혁신 서비스로 알뜰폰 시장을 활성화 하고 소비자의 편익 제고와 선택권을 강화하는 한편, 중소 알뜰폰 사업자와의 동반 성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소비자들은 리브엠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실제 서비스 조사 업체 ‘컨슈머인사이트’의 2021년 고객만족도 조사 결과에서 리브엠은 국내 알뜰폰 시장에서 통신 3사를 제치고 고객 종합 체감 만족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KB국민은행은 아울러 중소 알뜰폰과 가격 경쟁을 지양하고 금융과 통신을 결합한 새로운 융합서비스로 차별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상생을 위해 중소 알뜰폰 사업자보다는 높은 요금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소비자 편익을 높이는 금융·통신 결합 서비스를 강화해 승부를 걸겠다는 것이다. 

앞서 KB국민은행 리브엠은 지난 12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최종 인가를 받고 알뜰폰 정식 사업자가 됐다. 혁신금융심사위원회는 은행이 부수업무로서 '간편·저렴한 금융-통신 융합서비스'를 영위할 수 있도록 특례를 부여했다. 금융위는 향후 KB국민은행이 ‘간편·저렴한 금융-통신 융합 서비스’를 부수업무로 신고하면 부수업무 공고를 통해 법령 등을 정비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이 알뜰폰 사업을 통해 금융과 통신 데이터를 융합하는 디지털 혁신 서비스 개발에 이바지 할 것으로 내다봤다”면서 “다양한 신용평가 모형에 활용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윤종규號 디지털 혁신 열정... 통신업 탄생 배경

KB리브엠은 생활밀착형 산업인 금융과 통신의 데이터 융합을 통해 보다 많은 혁신 서비스가 탄생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KB리브엠의 사업 승인이 타 금융사들이 본격적으로 알뜰폰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도화선이 될지도 관심이 집중된다.

KB리브엠은 윤 회장의 아이디어 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윤 회장은 재무전문가로 활동해 오다 취임 이후 핵심 목표로 수차례 '비금융 확대'를 외쳐왔다. 윤 회장은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부사장)로 복귀하던 2010년 당시 처음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KT의 사외이사로 활동한 경력 덕에 통신업에 개념에 밝았던 덕이 컸다는 분석이다. 

윤 회장은 2010년 스마트폰 도입 초창기 시절, 회의 때마다 "ICT기업 뿐 아니라 금융사도 충분히 통신사업을 할 수 있지 않느냐"는 의견을 냈다고 한다. 당시에는 금융계와 통신업계 간 유심(USIM)칩 경쟁이 한창이었는데 이 때 윤 회장은 휴대전화 유심(USIM)을 금융 거래에 접목하면 보안을 강화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는 후문이다. 

2015년부터는 기존 IT기획부를 디지털금융부로 바꾸는 등 과감한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모바일결제 핀테크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기존 스마트 금융부 산하에 핀테크 팀을 새로 만들었다. 2017년 10월에는 알뜰폰(MVNO)사업에 처음으로 도전장을 냈다. 

하지만 곧 바로 엄격한 규제 장벽에 부딪혔다. 금융위원회에 2017년부터 알뜰폰 사업 허가를 요청했지만, 알뜰폰 사업이 은행의 고유업무와 연관성이 없다는 이유로 은행의 부수 업무로 인정받지 못했다. 심지어 ‘거대 은행이 굳이 포화 상태인 알뜰폰 시장에 진입하냐’며 눈총도 받았다. 

그러나 윤 회장은 금융위에 “은행법 개정은 어려우니 이 같은 알뜰폰 사업을 은행의 부수 업무로 분류해달라”고 금융당국을 끈질기게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회장의 이러한 끈질긴 설득 끝에 리브엠은 2019년 4월 혁신금융서비스 1호 특례 서비스로 지정됐다. 국민은행은 윤 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그해 12월 알뜰폰 서비스로 출시했다. 

현재 업계 안팎에서는 은행 금융 서비스와 알뜰폰의 장점인 가성비를 결합시키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을 쏟고 있다. 특히 알뜰폰 시장에 경쟁을 촉발시켜 전반적인 요금 인하를 불러와 소비자들의 편익을 증진시켰다는 평가도 받는다. 

실제로 리브엠은 ▲금융 거래와 연계한 통신비 할인 ▲데이터 사용량을 반영한 요금제 출시 ▲멤버십 서비스 도입 ▲보이스피싱 예방 서비스 등을 통해 기존 알뜰폰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했다.

특히 리브엠이 선보인 요금제는 이통3사와 비교해도 가격 경쟁력 면에서 우위에 있다는 평가도 받아왔다. 리브엠 할인 혜택 중 눈에 띄는 것은 '친구 결합 할인'을 꼽는다. 기존 이동통신사의 '가족 결합 할인'을 해지하지 않고도 지인끼리 친구 결합을 신청하면 추가로 통신요금을 깎아주는 제도다.

KB국민은행은 KB리브엠 만의 차별화된 전략을 소개했다. 알뜰폰 홍보 공간인 ‘알뜰폰 스퀘어’ 개점, 알뜰폰 전용 할인 카드 출시, KB국민인증서 제공 등이 그것이다. 이를 통해 통신 시장의 메기 역할을 수행해 시장 활성화와 알뜰폰에 대한 소비자 인식 제고에 기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알뜰폰 시장이 ‘이통사 자회사 대 금융권’ 양강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금융위가 알뜰폰의 시장 점유율 규제는 도입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타 금융사에서 유사한 알뜰폰 업을 진출하려고 해도 관련 부수업무 조건이 까다로워질 가능성이 있어 당분간은 새 사업자가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와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등은 대형 자본을 가진 은행 알뜰폰은 시장 점유율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요구해왔던 터였기 때문에 다른 금융사들이 관련 신사업에 도전한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 "통신업계와 제휴 등의 방식으로 통신 요금제를 판매하는 곳은 있지만 리브엠처럼 직접적인 알뜰폰 사업에 나서려는 은행은 없을 것"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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