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내부통제 강화·조직재편 통해 수익 다각화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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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내부통제 강화·조직재편 통해 수익 다각화 모색
  • 유명환 기자
  • 승인 2024.02.05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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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 부실 위험 축소에 따른 대규모 인적 쇄신
IB·WM 부문 강화로 실적 회복 모색
KB, NH투자, 메리츠, 미래에셋, 삼성, 신한투자, 키움, 하나, 한국투자 등 대형 증권사 9곳이 2018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5년여간 장애인 미고용으로 납부한 부담금 합계가 25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시장경제신문DB
KB, NH투자, 메리츠, 미래에셋, 삼성, 신한투자, 키움, 하나, 한국투자 등 대형 증권사 9곳이 2018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5년여간 장애인 미고용으로 납부한 부담금 합계가 25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시장경제신문DB

국내 증권사들이 수 년째 이어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려고 하고 있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부동산 PF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함이다. 증권사들은 금융투자(IB) 등 수익 다각화를 통해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대형사를 중심으로 기업인수·합병(M&A) 부서를 정비해 새로운 수익원 확보와 관련된 인력 충원 및 배치를 진행하고 있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올해 조직 개편·인사를 통해 IB 부문과 자산관리(WM) 등에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허선호 부회장을 중심으로 인적 쇄신에 나서고 있다. 최근 미래에셋증권은 IB조직 구조를 5사업부 1실 1사업 담당 20개 부문에서 1사업부 1실 18개 부문으로 개편했다. 사업부를 줄인 효율화 작업이다. IB1, IB2, 자기자본투자(PI), 글로벌사업부를 부문으로 변경하고 IB2 사업부의 부동산 7개 본부는 IB2 부문 내 4개 본부로 간소화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작업을 단행했다.

더불어 초고액 자산가나 법인의 자산 관리 등을 다루는 WM 부문을 확대 운영하면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수익성 강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정일문 전임 사장 체제에서 IB 조직을 이끌던 배 IB그룹장이 퇴임한 데 이어 최신호 IB1본부장을 제외하고 IB2~IB4본부 모두 신임 본부장으로 교체했다.

IB2본부장은 김성열 커버리지1담당, IB3본부장은 유명환 기업금융담당, IB4본부장은 정진곤 M&A·인수금융2부 부서장이 맡게 됐다. 이 중 신임 김성열 IB2본부장과 정진곤 IB4본부장은 내부에서 승진 발탁돼 눈길을 끌었다. IB3본부장은 IB1본부에서 IPO 부서장으로 일했던 유명환 상무가 새롭게 선임됐다.

NH투자증권도 기존 프로젝트 금융본부를 인프라투자본부로 이름을 바꿨다. 조직 전문화를 위한 조치다. 특히 부동산금융 전문 역량을 활용한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해 실물자산투자본부 아래 부동산PE부를 신설하면서 사업 영역 확대 및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하나증권은 기존 기업금융본부를 IB1과 IB2 부문으로 세분화해 IB 부문을 구체화했다. IB1에서는 주식발행시장(ECM) 본부와 부채자본시장(DCM) 본부를 편재하고 ECM1~3실로 운용된 ECM 부서를 본부로 승격했으며, 3본부 체제였던 IB2 부문도 인프라대체금융본부와 투자금융본부 등 2본부 체재로 축소했다. 

지난해 말 임원 인사에서 부사장 중 67%를 교체하는 대규모 물갈이 인사를 단행하면서 전통 IB 조직을 확대 개편하겠다고 밝힌 강성묵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어드바이저리 본부와 IB 솔루션 본부를 기업금융 1·2본부로 재편했다. 기업금융 1본부장은 어드바이저리 본부를 이끌던 이상현 상무가 맡고 기업금융 2본부는 이세준 IB솔루션 본부장이 담당한다. 여기에 인수금융과 인수·합병(M&A) 사업 간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해 기존 기업금융 본부는 M&A본부로 명칭을 변경하고 M&A 1·2팀과 인수금융을 담당하는 투자금융 1·2팀을 산하에 두게 됐다.

WM에 강자로 불리는 KB증권은 이홍구 대표를 중심으로 영역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은 고객솔루션총괄본부를 신설해 WM 관련 조직을 통합 편제했다. KB증권은 신임 대표이사에 이홍구 WM영업총괄부사장이 추천돼 박정림 사장의 후임으로 WM 부문 대표를 맡을 예정이다.

올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과 인수합병(M&A) 딜 업황이 녹록지 않았던 탓에 고액자산가와 법인을 겨냥한 WM 확대로 실적 방어를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PF 부문은 전반적으로 축소했다. 미래에셋증권은 7개로 나뉘어있던 부동산 PF 사업부를 4개로 축소했다. SK증권은 대체투자사업부 산하 본부를 폐쇄하고 구조화1·2본부와 통합해 '구조화본부'로 일원화했다. 

증권업계는 위험성이 높은 PF사업 대신 높은 사업성과 안성이 높은 부서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최근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증권사 리스크 관리, 내부통제 강화 등 책임·역할을 강조한 만큼 부실 PF 관리와 더불어 수익성 강화를 위해 IB부문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외 시황이 점차 회복세로 돌아가고 있다”라면서 “더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같이 이런 부분을 예상하고 겨냥해서 WM이나 리테일 부문에 힘을 주는 인사나 조직개편을 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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