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 힘싣고 내부통제 강화... 신한금융 진옥동, 쇄신 '속도' [줌人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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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 힘싣고 내부통제 강화... 신한금융 진옥동, 쇄신 '속도' [줌人CEO]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4.01.1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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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 부문 직무 중심편제... 경영진 축소·전문화 방점
'슈퍼SOL' 등 디지털역량 키우기... 스타트업에도 강화
실적 승리보다 내부통제 우선 강조... "고객중심" 경영
2023년 2월 취임한 진옥동 회장은 1년 동안 내실 다지기에 집중해왔다. 취임 이후 줄 곧 1등 만능주의 보다는 질적 성장을 강조해 온 만큼 외형 성장보다는 지속 가능한 성장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편집=신한금융그룹 제공
2023년 2월 취임한 진옥동 회장은 1년 동안 내실 다지기에 집중해왔다. 취임 이후 줄 곧 1등 만능주의 보다는 질적 성장을 강조해 온 만큼 외형 성장보다는 지속 가능한 성장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편집=시장경제신문

<편집자 註> 2023년 은행·지주사들의 결산 키워드는 역대급 실적과 세대교체 등으로 축약할 수 있다. 오는 3월에는 금융지주사들의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이 자리에서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올해 새로운 경영전략을 제시하며 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경제>는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산적한 과제들을 짚어보고, 아울러 CEO들 중심으로 한 당면한 과제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조명한다.
 

2023년 2월 취임한 진옥동 회장은 1년 동안 내실 다지기에 집중해왔다. 취임 후부터 '1등 만능주의'보다는 질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춰왔다. 올해 역시 지속 가능한 성장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신한금융이 2024년을 겨냥한 조직개편은 기존에 개별 기능 단위로 세분화돼 있던 조직 체계를 유사 영역별로 통합하고, 경영진을 10명서 6명으로 축소하는 등 조직슬림화를 추구한 것이 특징이다. 진 회장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은행장 시절부터 강조해온 ‘디지털 역량 강화’를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출시한 '슈퍼쏠'도 진 회장의 의지와 연결됐다고 볼 수 있다.

 

재무부문 힘 실은 임원인사 단행

신한금융의 올해 조직개편 특징은 ‘경영진 축소·조직 슬림화’로 축약되고 있지만 재무부문에 대해서 만큼은 오히려 더 강화한 모습이다. 재무부문은 기존 조직을 그대로 유지한 채 사업지원파트를 산하 조직으로 새롭게 신설했다. 이는 재무 분야의 전문화를 기함과 동시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룹재무부문은 기존 재무·회계·IR 등 업무에 더해 사업지원파트가 추가됐다. 즉 재무부문 산하에 재무팀, 회계파트(회계팀, 내부회계관리팀), IR파트(IR팀), 사업지원파트(사업지원팀)을 각각 분리했다. 기존에는 재무팀, 회계본부(회계팀, 내부회계관리팀), IR팀만 있었다. 

사업지원파트는 재무부문 산하 조직으로 편제됐다. 사업지원파트는 지난해까지 그룹원신한부문으로 별도 조직으로 운영돼 왔다. 올해 재무부문 산하로 편제되면서 조직이 축소된 모습이다. 사업지원파트는 그룹 각 계열사 및 사업영역별 협업을 지원하는 곳이다. 

재무부문 개편에 앞서 그룹개편도 단행했다. 지난해 11개 부문 1연구소 4본부 20팀 1센터 1국 체제에서 4부문 1연구소 8파트 21개팀 1센터 1국으로 새롭게 편제했다. 회계본부도 회계파트로 명칭이 변경됐다. 또, IR팀은 올해 IR파트로 지위가 격상됐다. 

지주 경영진은 10명에서 6명으로 축소됐다. 부문장과 파트장에는 직위와 관계없이 전문성을 보유한 인재를 배치한 것도 특징이다.

각 부문 앞에는 ‘그룹’이라는 명칭을 붙이고, 그룹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관리 기능을 일부 부여했다. 이에 대해 내부에서는 지주 경영진들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금융이 재무부문을 개편한 까닭은 진 회장이 현재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 대부분이 재무와 연계돼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즉, 재무부문장에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앉혀 전반적인 관리를 설계토록 한 것이다. 

신한금융이 대대적 조직정비를 진행한 것은 업권간 장벽이 허물어지는 현재의 분위기를 감안한 것이다. 아울러 ▲리테일·중소기업 ▲자본시장·대기업 ▲보험·자산운용 등 유사 사업영역의 그룹사간 협업과 시너지 창출을 촉진하는 상설협의체 3개를 우선 운영해 통합적 금융 솔루션 제공도 추진할 계획이다.

진옥동 회장은 "성과와 역량을 검증 받은 자회사 CEO를 재신임해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중장기 관점에서 과감한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며 "'전쟁 중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격언처럼 책임경영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슈퍼 쏠’ 디지털 혁신 통해 금융 생태계 선도

진 회장은 신한금융의 비전인 ‘더 쉽고 편안한, 더 새로운 금융’을 실천하기 위한 디지털 전환(DT)에도 힘쓸 예정이다.

최근에는 진 회장이 신한은행장 시절부터 공을 들인 계열사 통합 애플리케이션(앱) '슈퍼 쏠(SOL)'을 선보였다. 또, 기업 고객의 업무 편의성을 개선하기 위해 기업 대상 비대면 채널도 전면 개편했다.   

슈퍼 쏠은 신한은행·신한카드·신한투자증권·신한라이프·신한저축은행 등 5개 그룹사 앱의 핵심 기능을 융합한 통합 플랫폼이다. 은행(계좌 개설 및 조회 이체), 카드(발급 및 청구대금 결제), 증권(주식 거래 및 입출금), 보험(보험 가입 및 보험금 청구), 저축은행(예적금 가입·대출) 업무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고객이 원하는 대출 또는 투자 금액을 입력하면 해당 금액에 맞춰 신한금융 계열사의 최적 상품과 금리, 한도 추천은 물론 실제 대출 및 투자까지 앱 안에서 끝낼 수 있다.

예를 들어 고객이 대출 또는 투자 금액을 입력하면 해당 금액에 맞춰 그룹사의 최적 상품 및 금리, 한도를 추천하고 실행까지 이어주는 '원클릭통합대출', '원클릭투자추천' 등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슈퍼 쏠은 각 계열사의 핵심 기능만 뽑아 만든 앱으로 편리한 사용자 경험을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금융뿐 아니라 영역을 넓혀 비금융 서비스까지 포함해 '유니버셜 간편 앱'으로 입지를 다지겠다는 전략도 가지고 있다.

진 회장은 스타트업 혁신 생태계 조성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5년 출범한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 ‘신한 퓨처스랩’을 통해 390여 곳에 750억원을 투자했다. 또, 한국과 일본이 처음으로 공동 결성한 50억엔(약 445억원) 규모 벤처투자 펀드인 ‘신한·GB 퓨처플로 펀드’를 통해 한·일 스타트업 교류의 가교 역할도 하고 있다.

진 회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5월 유엔환경계획(UNEP)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지속가능 금융 확산을 위한 후원 협약을 체결하고 3년간 매년 10만달러를 후원하기로 했다.

 

실적은 아쉬움... “1등보다 내부통제 강화” 강조

다만, 신한금융의 실적은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그동안 진 회장 체재 아래 질적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반면, '리딩금융'을 놓고 경쟁 중인 KB금융과의 경쟁에서는 밀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때문에 올해 신한금융의 주요 과제 중 하나는 수익성 끌어올리기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6% 감소한 1조192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누적 당기순이익도 3조81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 감소했다.

반면 KB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익은 4조3704억원을 기록했다. 5조 클럽 입성을 앞둔 KB금융과의 격차는 5521억원까지 벌어졌다.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탈환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이는 이유다.

하지만 진옥동 회장은 숫자로 보여지는 실적보다 질적 성장에 포커스를 맞추는 분위기다.

진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재무적 1등보다 고객으로부터 인정받는 것이 진정한 일류"라며 "한 단계 높은 내부통제를 기반으로 고객과 사회로부터 인정받는 일류 신한을 지향점으로 삼자"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 신한금융지주회사 창립 22주년을 기념해 직원들과 함께한 '참신한 토크 콘서트'에서도 진 회장은 "정도 경영에는 인내가 필요하다"며 "실적을 내기 위해 초조해하지 않고 바른길을 가고 있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인내의 시간을 견뎌내면 비록 속도가 조금 떨어지더라도 정도를 갈 수 있다"고도 말했다.

진 회장은 비공식적인 자리에서도 상생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혀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은 정도경영과 내부통제 강화 등과 연계된 활동을 적극 전개 중이다. 지난 7월에는 그룹 소비자보호부문 신설하면서 고객 중심 가치를 전면에 내세웠다. 각 그룹사가 개별적으로 운영해 왔던 소비자보호를 그룹 차원으로 확대하겠다는 뜻이다.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서는 '내부통제 책무구조도' 조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내부통제 책무구조도는 임원이 담당하는 직책 및 내부통제 책무를 배분한 내역이 기재된 문서다. 금융당국은 최근 금융사고에 대한 금융권의 책임경영 확산을 위해 이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진 회장은 “'내부통제 책무구조도'를 법령 통과 후 조기에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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