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워크아웃... 증권사 "건전성 부담 '미미'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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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워크아웃... 증권사 "건전성 부담 '미미' 수준"
  • 전지윤 기자
  • 승인 2024.01.08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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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태영건설, 부동산 PF 차환 실패... 워크아웃 신청
증권사 태영건설 익스포져, 총 1.1조원... 실제 손실 가능성 적어
익스포져 보유 증권사, 대체로 대형... 자본 대비 부담 '미미'
한국투자證, 익스포져 비교적 크지만 '담보' 有... 상환 우려 덜해
"워크아웃 결과·사업 성과 따라 충당금 적립 불가피"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말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신청하면서 금융권 내에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행히 증권사의 경우 익스포져(위험 노출 금액) 규모가 자기자본 대비 크지 않아 건전성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관리 차원에서의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하단 관측도 제기된다. 

8일 한국신용평가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권 전반의 태영건설 관련 익스포져는 4조5000억원(태영건설 직접 여신 약 5400억원, 자체 시행 중 PF 사업장 관련 익스포져 약 4조300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증권업계의 익스포져는 1조1422억원에 달했고, 증권사들의 태영건설에 대한 직접대출 규모는 약 2200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태영건설이 시공사로서 책임준공 확약을 시행한 사업장 또는 자금보충, 연대보증 등의 의무를 해야 하는 사업장에 대한 PF 대출 잔액 규모는 약 9200억원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태영건설은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부동산 PF 대출을 상환하지 못해 워크아웃을 신청한 바 있다. 워크아웃이란 채권단의 75% 이상 동의 하에서 부채 상환을 유예받거나 일부 빚을 감면받는 절차를 말한다. 

이를 신청함과 동시에 전반적인 금융업권 내 손실을 막을 수 없고 유동성에 관련된 위기가 불거질 거라는 우려가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증권업계는 당장 직면하게 된 관련 불확실성이 재무건전성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서는 보고서를 통해 "증권사의 태영건설 관련 사업장 익스포져 중 초대형사 비중이 69%로 대부분"이라며 "자기자본 대비 차지하는 비중도 약 1.2%로 미미한 수준이다"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에서도 "익스포져 보유 증권사들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평균 자기자본 규모는 약 3조5000억원"이라며 "이를 감안했을 때 자기자본 대비 부담은 2%에서 5%내외로 미미한 편에 속해 당장 부담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태영건설 워크아웃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우려가 불거졌으나 커버리지 기준으로 실제 영향은 은행, 보험사, 증권사 모두 제한적인 수준으로 전망한다"며 "관련 익스포져 중 절반 이상은 리스크 제한적이며 나머지에 대한 실제 손실 가능성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태영건설과 공동으로 조성한 펀드의 만기가 곧 도래할 것이란 사실이 알려지며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가 대두됐다. 해당 펀드는 태영건설의 PF차입금, 유동화증권(SPC) 차환을 위해 한국투자증권, 태영건설이 각각 2000억원, 800억원씩 출자해 조성된 펀드로, 올해 3월 만기가 도래될 예정이다. 

다만 펀드 조성 과정에서 한국투자증권은 태영건설 소유인 루나엑스CC(경상북도 경주시 소개)를 담보로 잡아 이를 마련해 둔 만큼 당장의 상환 우려는 없다고 봤다. 메리츠증권의 경우에도 1000억원대의 익스포져가 존재한다고 알려졌지만, 보유 건들은 이미 보증이 확보돼 있거나 분양이 완료된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서는 올해 증권사들이 충당금 적립에 대한 부담은 떠안을 수 있다고 말한다. 앞서 말한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담보 설정을 통해 만기 연장에는 성공할 수 있어도 유동성 위기에 따른 충당금 설정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신용평가 자료에 따르면 증권업종 내 태영건설 관련 익스포져는 1조원을 웃도는 높은 수준"이라며 "대부분 대형 증권사로 자기자본 대비 부담이 크지 않은 상황인 것은 맞지만, 워크아웃 진행 시 건전성 분류에 따른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이어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담보가 있단 점에서 상환 부담을 덜 수 있다고 해도 워크아웃 결과, 사업장 성과에 따라 1분기 충당금 적립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신용평가에서도 "태영건설 관련 익스포져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건전성 분류에 따른 충당금 적립 비용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태영건설 워크아웃 추진 상황에 따라 금융권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에 대비하기 위해 충당금을 적립하도록 할 계획을 밝혔고, 이에 따른 수준의 대손충당금과 준비금 적립에 대한 손실 부담이 내재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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