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가 만든 캐릭터 맞아?"... 脫리니지 선봉 '배틀크러쉬' [지스타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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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가 만든 캐릭터 맞아?"... 脫리니지 선봉 '배틀크러쉬' [지스타2023]
  • 한정우 기자
  • 승인 2023.11.16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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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0일 판교 사옥서 신작 시연회 개최
'배틀크러쉬', 개성있는 캐릭터들의 배틀로얄
PC·모바일·스위치 등 플랫폼서 론칭 목표
베일에 싸인 BM 구조... "캐릭터는 뽑기 아냐"
사진=엔씨소프트
'배틀크러쉬' 플레이 장면. 사진=엔씨소프트

파스텔톤으로 꾸며진 게임맵과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아기자기한 캐릭터들. 소위 '어른들의 게임'이라는 느낌은 없지만, 그렇다고 유치스럽지도 않다. 게임 속을 아장아장 뛰어다니던 캐릭터들은 적을 만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호쾌한 액션과 타격감으로 '반전매력'을 보여준다. 한참을 몰입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 게임을 만든 회사가 엔씨소프트라고?"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친숙하게 어필할 것 같은 게임 '배틀크러쉬'를 짧게 접해본 감상이다.  

불세출의 히트작 '리니지'로 유명한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이번엔 새로운 '실험작' 3종을 공개했다. 이달 10일 판교 사옥에서 언론매체를 대상으로 연 신작 시연회에서다. 엔씨가 기존에 선보였던 주요 인기작들은 '다크판타지'를 배경으로 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가 많았지만, 신작 3종은 한결 힘을 뺀 '캐주얼' 장르로 노선을 180도 틀었다. 

이날 공개된 신작은 ▲배틀크러쉬 ▲LLL ▲프로젝트 BSS' 등 3종이다. 엔씨는 '리니지'라는 게임 IP(지적재산권) 하나로 국내 탑 게임사의 반열에 오른 회사다. 이후에도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등 꾸준한 인기작들을 배출하며 입지를 탄탄히 해 왔다. 이들 게임들의 공통점은 MMORPG 장르라는 것. 그만큼 엔씨는 국내 MMORPG의 '종가(宗家)'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엔씨가 '리니지'를 과감히 벗어던졌다. 기존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IP 창출 및 장르 다변화의 의지가 엿보인다. 글로벌 게임 시장의 트렌드가 PC와 콘솔, 모바일을 아우르는 '멀티 플랫폼'으로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엔씨도 '영토확장'을 위한 전략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절벽을 활용해 적을 낙사시키는 모습. 사진=엔씨소프트
절벽 지형을 활용해 적을 낙사시키는 모습. 사진=엔씨소프트

 

"지형지물을 이용해 살아남아라"... 간단한 조작 속 치열한 '두뇌배틀'

배틀크러쉬는 그간 엔씨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그래픽과 이를 토대로 캐릭터 및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적용된 캐주얼 난투형 대전 액션 게임이다. 아기자기하고 개성 넘치는 디자인의 캐릭터들은 글로벌 게이머들에게도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요소로 보인다. 각 캐릭터들은 고급, 희귀, 영웅, 전설, 신화 등 등급이 나눠져 있다. 근거리 및 원거리 공격 스타일을 갖고 고유 스킬로 전투를 펼친다.

전장은 국내 게임사 크래프톤 'PUBG: 배틀그라운드'의 자기장 시스템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시간이 지날수록 전투 가능한 지형이 무너져 내리며 공간이 협소해지고, 자연스레 적과 만나 싸우게 된다. 최후의 1인으로 남으면 승리하는 방식이다.

전장에 높은 이해도를 갖고 있으면 부쉬(수풀)와 같은 오브젝트와 낙사가 가능한 지형을 활용해 이른바 '뇌지컬(게임 운영에 두뇌를 쓰는 능력)' 플레이도 가능하다. 전장 곳곳에 비치된 부쉬를 통해 은신하고 있다가 적을 급습할 수도 있고, 절벽 밑으로 날려 보내 단숨에 제압할 수도 있다.

게임모드는 ▲배틀로얄(Battle Royal) ▲난투 ▲빌드업(Build up) 등 세가지로 구성된다. ‘배틀로얄’은 최대 30명의 이용자가 참여해 최후의 승리자를 가리는 모드다. 3명의 이용자가 한 팀을 이루는 ‘팀전’과 각 이용자가 개인전을 펼치는 ‘솔로전’으로 나뉜다. ‘팀전’은 3명의 이용자가 시너지(Synergy)를 낼 수 있는 최상의 캐릭터 조합을 고려해야 승리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난투’는 한 이용자가 3종의 캐릭터를 선택해 참여하는 모드다. ‘배틀로얄’보다 좁은 지형에서 펼쳐지는 전투로, 긴장감과 박진감이 배가된다. 일정 시간마다 등장해 습득 시 바로 적용되는 다양한 소모성 아이템이 승부의 변수로 작용한다. ‘배틀로얄’과 마찬가지로 팀전과 솔로전을 플레이할 수 있다.

‘빌드업’은 일대일로 진행하는 5판 3선승제 모드다. 게임을 시작하기 전 상대방이 어떠한 캐릭터를 선택했는지 확인해 전략을 구성할 수 있다. 각 라운드에서 패배한 이용자는 먼저 아이템을 선택할 수 있어 마지막까지 예측 불가능한 재미를 선사한다.

아이템은 직접 캐릭터가 장착하는 무기, 투구, 갑옷, 신발, 장갑, 반지 등 총 6부위 장비와 체력·기력 포션, 점멸 등 소모품으로 구성됐다. 장비 아이템도 캐릭터와 같이 등급이 나눠져 있다. 모든 아이템은 전장에 생성되는 상자를 통해 직접 파밍(Farming)하는 형식이다. 파밍이란 게임에서 캐릭터의 능력을 올려 성장시키기 위해 돈이나 아이템 등을 모으는 행위다.
 

사진=엔씨소프
'NC다이노스'의 마스코트 '단디'가 게임 캐릭터로 등장한다. 사진=엔씨소프트

 

글로벌 론칭 목표... 작품성은 '우수', BM은 두고봐야

현장 시연은 닌텐도사의 휴대용 콘솔게임기 '스위치(이하 스위치)'로 진행했다. 배틀크러쉬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흥행이 목표인 만큼, 전세계 게이머가 이용하는 스위치에서 이질감 없는 조작과 게임 플레이를 구현해야 하는 것은 필수 요소다.

배틀크러쉬의 상하좌우 및 대각선으로 움직이는 8방향 이동 시스템은 스위치와 호환도 잘되고, 쉬운 조작감으로 게임을 즐기는 데 무리가 없었다. 직관적인 UI로 공격과 스킬, 아이템 사용 등 모든 상호작용을 스위치를 쥐고 해결할 수 있어 편리함을 느꼈다.

이 게임은 PC·모바일·스위치 등 플랫폼에서 글로벌 시장 론칭을 목표로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이다. 크로스 플레이도 지원해 컨트롤러(닌텐도 스위치), 키보드•마우스(PC), 터치 스크린(모바일) 등 다양한 조작 방식을 오가며 즐길 수 있다.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한 게임답게 지원 언어도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간체, 번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등 다양하다. 

완성도 높은 게임성과 10분 내외로 끝나는 매치, 언제 어디서 펼쳐질지 모르는 전투는 게이머들의 흥미를 자극시키기 충분하다는 평가다. 특히 이용자 수가 많은 PC 플랫폼 스팀(Steam)과 스위치에서 게이머들의 인기몰이에 나설지 주목된다.

관건은 이용자 확보다. 이를 위해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은 바로 비즈니스 모델(BM)이다. 엔씨는 앞서 승승장구한 리니지류 게임들의 '확률형 뽑기' BM으로 게이머들에게 수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신작 게임에선 합리적인 과금체계 구축을 통한 이미지 쇄신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  

시연회에서는 배틀크러쉬의 구체적인 BM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캐릭터 획득 방법과 관련된 기자의 질문에 "캐릭터를 획득하는 시스템은 기존 '랜덤박스' 형식의 뽑기가 아닌 '시즌패스'를 통해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엔씨의 배틀크러쉬를 비롯한 신작들은 시연회와 지스타를 통해 더 이상 유사 '리니지' 장르만 고집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보이고 있다. 이번 발표한 신작들이 재미와 함께, 뛰어난 작품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그러나 다양한 콘텐츠에서 여러 형태로 적용될 수 있는 BM 구조는 아직 베일에 싸여있는 만큼, 엔씨가 그간 게이머들에게 들었던 비판과 피드백을 적극 수용, 이를 반영한 BM을 내놓을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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