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되는 빈대 공포... 호텔업계, 방역 프로세스·매뉴얼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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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산되는 빈대 공포... 호텔업계, 방역 프로세스·매뉴얼 강화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3.11.09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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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관광객 많은 서울 시내 호텔 비상
열에 약한 빈대 특성 활용, 고온·스팀 청소
빈대 특화 전문 방역업체 추가 소독 진행
한 번 출몰되면 객실 폐쇄·이미지 타격 등 피해 우려
지난달 19일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기숙사에서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빈대 박멸을 위해 방역 소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19일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기숙사에서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빈대 박멸을 위해 방역 소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확산되는 빈대 공포에 주요 호텔들이 방역 강화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외국인 투숙률이 높은 서울 시내 호텔들은 방역 전문업체를 통한 활동 외에도 자체 가이드라인 교육을 진행하는 등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외국에서 베드 버그(Bed Bug)로 불리는 빈대는 침구류나 옷, 가구 등에 숨어있다가 피를 빠는 흡혈 곤충이다. 살충제 내성도 있어 약을 쳐도 잘 죽지 않아 한 번 발생하면 퇴치하는데 애를 먹는 곤충이다.

빈대는 10분간 몸무게의 최대 6배까지 흡혈이 가능하다. 빈대에 물리면 대개 가려움증으로 끝나지만, 드물게 고열이 나고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국내에선 1960년대 새마을 운동과 1970년대 DDT 살충제 도입 등으로 빈대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2014년부터 약 10년간 질병관리청에 접수된 빈대 관련 신고는 9건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명확한 원인도 모른 채 수십건의 빈대 신고가 들어오면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전국 지자체는 빈대 출현 가능성이 높은 업소에 대해 합동점검을 하거나 소독작업을 진행하는 등 퇴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도 빈대 확산을 막기 위해 '빈대 정부합동대책본부'를 구성했다. 본부는 지난 7일 회의를 열고 대중교통과 숙박시설, 학교·보육·교정 시설 등을 중심으로 한 달간 빈대 집중 점검·방제에 나설 방침이다. 7일 기준 서울시에 빈대 관련 신고는 23건으로 집계됐다.

 

호텔업계 비상, 방역 총력

이번 빈대 사태가 외국에서 유입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자주 방문하는 서울 시내 호텔들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5성급 호텔들도 방역을 강화하는 등 긴장하는 모습이다.

롯데호텔앤드리조트는 빈대 예방에 초점을 맞춰 전 호텔 체인에 위생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 또 침구, 매트리스 등에 대한 딥 클리닝도 실시할 계획이다. 열에 약한 빈대의 특성을 활용해 침대 매트리스를 70도 이상 스팀으로 고온 살균·살충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 세척이 어려웠던 객실 바닥의 카펫·소파도 집중 관리에 들어간다. 카펫·소파는 샴푸 작업을 실시하며 또 객실 환기구, 가구, 조명 등을 살피며 먼지를 제거하며 객실 청결 관리를 강화했다. 이와 함께 향후 본사 위생안전담당 주관으로 빈대 예방에 초점을 맞춰 객실 청결 관리 현장 방문 교육과 워크숍을 진행할 계획이다.

호텔신라도 선제적으로 방역을 강화했다. 호텔신라는 매일 전문방역업체를 통해 전관 방역을 실시하고 있으며, 현재는 빈대에 특화된 전문 방역제를 추가해 퇴치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글래드호텔앤리조트는 전문 업체와 정기적인 방역 작업을 진행 중이며, 전 지점 객실 정비 담당자 교육 진행과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 또한, 객실 내 모든 침구류는 고온 스팀 살균 세탁을 진행하고 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도 객실 정비 시 기존 체크리스트 항목에 빈대 주요 발견 구역 항목을 추가하고, 정비 담당자 교육 강화 및 객실, 식음업장에 기피제 분사 횟수를 늘리는 등의 프로세스를 강화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한번 사용한 침대 시트와 베갯잇 등 린넨류 재사용을 철저히 금하고 있으며, 객실 정비 시에는 침대 시트, 매트리스 상부, 베갯잇 및 콘센트 구멍까지 체크 중이다. 

또한 침구류 세탁에는 반드시 고온 살균 소독을 진행하고, 관리 메뉴얼을 준비해 빈대 발생 상황 시 처리하는 전담팀을 마련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하는 호텔·리조트 전 사업장은 가장 가까운 방제업체들과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된 상태다.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즉각 전문 업체를 통해 방제 작업과 트랩 설치 등의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한 호텔 관계자는 "아직 호텔에서 빈대가 발생되진 않았지만 하나라도 빈대가 출몰하면 객실 폐쇄는 물론 호텔 이미지에 크게 타격입어 매출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철저한 방역으로 예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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