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힘·안전·연비 3박자 갖춘 11세대 어코드... "경쟁력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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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힘·안전·연비 3박자 갖춘 11세대 어코드... "경쟁력 있네"
  • 노경민 기자
  • 승인 2023.11.14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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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11세대 어코드, '하이브리드 세단' 재탄생
저속 주행감 전기차 비슷... 고속 응답성 개선
최고출력 147마력, 최대토크 18.4㎏kg·m
가속성·곡선주행·승차감·안정성 업그레이드
공인 복합연비 16.7km/L... 실주행 연비 훨씬 높아
사진=혼다코리아
사진=혼다코리아

1976년 첫 선을 보인 '어코드'가 11번째 세대로 돌아왔다. 혼다의 브랜드 철학을 담은 어코드는 북미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링 모델로, 혼다의 '간판'이다.

어코드는 출시 이후 전세계에서 2000만대 이상이 팔릴 만큼 기본기를 인정받은 차량이다. 50년간 명맥을 유지한 어코드에는 혼다 창업자이자 걸출한 엔지니어인 혼다 소이치로의 열정과 기술이 담겨 있다. 

11세대 어코드는 브랜드 고유의 담백한 주행감과 기본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전기모터와 내연기관이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앞세워 '변화'를 선언했다.  

혼다코리아는 지난달 중순 '올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국내에 공식 출시하고, 미디어 대상 시승회를 개최했다. 시승은 강원도 평창과 강릉 일대에서 이뤄졌다. 대관령의 구불구불한 와인딩 코스와 고속도로를 달리며 어코드의 성능을 체험할 수 있었다. 
 

옛스럽던 디자인, 지루한 주행성능 개선

올 뉴 어코드는 '옛스러운' 디자인과 '지루하다'는 평가를 받던 주행감을 개선했다. 외부 디자인과 성능 모두 전작 대비 깔끔하고 세련됐다.

올 뉴 어코드의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4970×1860×1450㎜로, 기존 모델보다 전장이 65㎜ 길어졌다. 다만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2830㎜로 같다. 

전면부에 자리잡은 블랙아웃 풀 LED 헤드라이트와 매쉬 디자인의 프런트 그릴은 선명하면서도 강인한 인상을 준다. 후면부는 수평형 디자인의 풀 LED 테일라이트가 세련미를 더했다. 프런트로부터 이어지는 루프라인은 날렵한 쿠페 형상을 탄생시켰다.

인테리어는 일본차답게 효용성을 높였다.  10.2인치 TFT 디지털 계기반과 12.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오디오는 직관적이면서도 조작이 간단하다.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주행 성능이다. 어코드는 EV 구동 범위가 확대돼 저속에서는 전기차와 같은 주행감을 느낄 수 있다. 50㎞/h 이하에서 EV 모드 주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전기를 이용한 주행시간이 기존 모델 대비 크게 늘었다는 것이 혼다 측 설명이다.

새로운 어코드에는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조작할 때 바퀴의 조향각에 더해 파워트레인과 브레이크를 통합 조정하는 '모션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탑재됐다. 덕분에 급격한 곡선 구간에서도 주행경로 이탈 걱정 없이 안정적 주행을 즐길 수 있다. 마치 네 바퀴가 땅을 움켜잡고 달리는 듯 헸다.  

사진=혼다코리아
사진=혼다코리아

11세대 어코드는 특히 고속에서 존재감이 확실했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즉각 반응한다. 혼다는 "앳킨스 엔진의 진화, 새로운 변속기와 함께 전기모터의 구조변경 등으로 차원이 다른 드라이빙을 느낄수 있다. 가속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고 했는데, 말 그대로다.

엔진음이나 풍절음도 꽤나 잘 차단된다. 회사 측은 엔진에 우레탄 커버와 흡음재를 적용해 소음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그 때문인지 엔진 구동력이 크게 발휘되는 상황에서도 실내는 조용했다. 과속방지턱은 부드럽게 넘어섰지만, 충격 후 차가 자세를 잡을 때 밑바닥에서 올라오는 느낌은 조금 둔탁했다.
 

엄청난 연비... 운전습관 따라 20km/L 이상도 가능 

11세대 어코드에는 '혼다 센싱'이라 불리는 운행 제어 기술이 탑재됐다. 차량에 설치된 레이더와 카메라를 통해 도로 상황과 주변 차량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읽어낼 수 있다. 안전운전에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혼다 센싱'은 90도 시야각의 광각 카메라와 인식 범위가 120도까지 확장된 레이더를 갖췄다. 그 결과 자동 감응식 정속 주행 장치와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성능이 개선됐다.

혼잡한 교통 상황에서 카메라로 차선을 감지, 0km/h부터 작동하는 조향 보조 시스템 '트래픽 잼 어시스트'도 새롭게 추가됐다. 어코드는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 충돌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TSP+을 획득했다. ▲ACE 바디 구조 ▲리어 사이드 에어백 ▲프런트 무릎 에어백을 포함한 첨단 '10 에어백 시스템' 등으로, 다양한 상황에서의 충돌 안전성을 확보했다. 

올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2.0리터급 직분사 앳킨스 엔진과 전자식 무단변속기 e-CVT가 조합을 이룬다. 최고 출력 147마력에 최대 토크는 18.4kg.m이다. 전기모터는 2개로 최고 출력 184마력, 최대 토크 34kg.m이다. 최고 330마력의 힘을 낼 수 있다.

혼다의 기술은 연비 향상에도 도움을 줬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복합연비는 16.7km/L지만, 실주행 연비는 이보다 훨씬 높다. 고속도로에서 급가속과 급제동 등 퍼포먼스를 테스트하고자 거칠게 몰았음에도 연비는 리터당 19km/L에 달했다. 시승회에 참석한 기자들 중에는 운전습관에 따라 연비 20km/L 이상을 기록한 경우도 있었다.

직접 겪어본 11세대 어코드는 더이상 지루한 차량이 아니다. 주행성능은 물론 최신 안전 시스템도 기대 이상이었다. 무엇보다 "말도 안 된다"는 말이 나올만큼 뛰어난 연비가 인상적이었다. 

스포티한 감성으로 3040 젊은층을 '정조준'하는 어코드의 가격(△올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투어링 5340만원 △올 뉴 어코드 터보 4390만원)은 이전 모델보다 690만원 인상됐다. 다만 각종 사양이 업그레이드 됐고 탁월한 연비를 보장한다는 점에서 가격 거부감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혼다코리아
사진=혼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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