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수익 악화'... "비자·마스터 때문" vs "가맹 수수료가 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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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수익 악화'... "비자·마스터 때문" vs "가맹 수수료가 더 문제"
  • 전지윤 기자
  • 승인 2023.10.22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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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상반기 순익 전년동기比 12.8% 줄어
'국제 브랜드 로열티' 6년간 7161억원... 1위 신한
“비자·마스터 로열티로 소비자 혜택 축소 우려"
"비자·마스터 협업 관계... 가맹 수수료 인하가 문제"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국내 신용카드사의 잇따른 수익성 악화 원인을 두고 정치권과 카드업계가 전혀 다른 진단을 내놓고 있다. 정치권에선 비자와 마스터 등 국제 브랜드에 지불하는 비싼 수수료를 지목했지만 정작 카드업계에선 지속적인 가맹 수수료 인하가 원인이란 입장이다. 

22일 시장경제가 국내 8개 신용카드사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카드사들의 올해 상반기 순익은 1조416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간(1조6243억원) 대비 12.8%(2075억원) 감소했다. 각 카드사별로는 ▲신한카드 23% ▲삼성카드 8% ▲국민카드 21.5% ▲우리카드 38.7% ▲하나카드 38.8%가 감소했다.

카드사의 수익성 악화는 소비자 혜택 축소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치권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7월까지 국내 카드사가 지급한 브랜드 카드 로열티는 7,161억원으로 집계됐다. 신한카드가 1601억31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우리카드(1069억3200만원), 삼성카드(1064억7800만원), 현대카드(916억5000만원), KB국민카드(769억5700만원), BC카드(739억6800만원) 순이었다. 

브랜드 카드 로열티는 해외겸용카드 이용에 따라 국내 카드사가 비자나 마스터 등에 지급하는 수수료다. 

여신금융협회에 등록된 8개의 국내 전업 카드사들의 국제 브랜드 수수료율은 최소 0.01%에서 최대 0.35%다. 가장 많은 로열티를 지급한 신한카드는 ▲비자 0.04% ▲마스터 0.04% ▲아멕스 0.03% ▲JCB 0.03~0.04% 등의 비율로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다. 

유의동 의원은 "로열티 지급 증가는 국내 카드사들의 수익성을 악화시켜 소비자들에게 피해로 돌아갈 수 있다"며 "브랜드 카드 로열티 지급에 따른 부담이 소비자들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금융당국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카드업계의 의견은 다르다. 로열티 지출 영향보다 '적격비용 재산정제도'에 따른 가맹 수수료 인하가 카드사 수익 악화의 핵심이라는 입장이다. 

적격비용 재산정제도란 3년마다 금융당국이 카드사의 사업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가맹점의 수수료를 책정하는 제도다. 금융위는 2021년 조달비용 감소, 일반관리비용 감소, 밴수수료비용 감소 등을 이유로 카드 우대 수수료율을 0.5~1.5%까지 낮췄다.  

익명을 요구한 A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의 수익 구조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가맹점별 카드 수수료가 계속 낮아진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가맹점별 카드 수수료는 적격비용 재산정제도를 통해 2012년부터 계속 인하돼 왔다"고 설명했다. 

B카드사 관계자는 "국제 브랜드 카드 로열티는 사용할 수밖에 없는 비용"이라며 "비자·마스터에게 지출에 맞는 고객 데이터와 마케팅 비용 등을 환원받고 있기 때문에 수익성 악화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C카드사 관계자도 "카드사는 자체적인 수신 기능이 없어 카드채 등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받는데 최근 금리가 올라 원가 비율이 올라간 상황"이라며 "카드사가 설정할 수 있는 '최고 이자 비율' 역시 법적으로 낮춰진 상태로 계속 유지 중이라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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