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카페, 중국집 名家 '공화춘'까지... 여기 휴게소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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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카페, 중국집 名家 '공화춘'까지... 여기 휴게소 맞아?
  • 김호정 기자
  • 승인 2023.10.1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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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볼거리 차별화 앞세운 휴게소 속속 등장
함진규 도로공사 사장... '구성원 인식 변화' 주문
로봇 활용에 적극적... 로봇이 식음료 만들고 서빙도
공화춘, 한미식당 등 유명 맛집도 휴게소 입점
주민 문턱 낮춘 개방형 휴게소... 지역 축제 장소로 변신
중부내륙고속도로 문경 휴게소의 커피 로봇   사진=한국도로공사
중부내륙고속도로 문경 휴게소의 커피 로봇. 사진=한국도로공사.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으레 한번 쯤 들르는 휴게소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위치와 명칭만 다를 뿐 어디를 가도 ‘거기서 거기’라는 인식이 강했다. 편의점과 푸드코트, 화장실이라는 천편일률적 구성은 이런 인식의 바탕이 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휴게소는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다.

반려견 쉼터나 공원 등이 조성된 2세대 테마형 휴게소를 거쳐 쇼핑몰을 품은 3세대 복합형 휴게소가 등장하면서 외관은 물론 시설 운영 면에서도 이전과는 차별화된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제는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 음식을 조리하고 서빙하는 4세대 휴게소로 진화 중이다. 드론 축구장이 휴게소에 설치돼 언론의 비상한 관심을 받기도 했다. 

변화를 이끈 당사자는 함진규 도로공사 사장이다. 올해 2월 취임한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1휴게소, 1명품 먹거리’, ‘지역민이 함께하는 개방형 휴게소’ 등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음료와 음식 조리가 가능한 로봇이 휴게소에 본격 도입된 건 지난해부터지만 함 사장 취임 후 그 수는 가파르게 늘었다. 키오스크로 주문을 받고 로봇이 음식과 음료를 만드는 휴게소는 현재 모두 54곳. 이곳에서 일하는 로봇의 수는 58기이다. 
 

휴게소 '로봇 카페', '로봇 치킨' 속속 등장

휴게소에서 로봇을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은 카페이다. '로봇 카페'는 운영시간에 제약이 없어 24시간 운영이 가능한데다 레시피대로 커피와 음료를 만들기 때문에 일정한 맛을 유지할 수 있다. 

경부고속도로 화성(목포 방면), 안성(서울 방면), 죽전(서울 방면) 등 46개 휴게소에서는 다양한 프랜차이즈 카페가 로봇을 이용해 커피를 내린다.

직접 음식을 만드는 '조리 로봇'도 만날 수 있는데, 천안 호두(부산) 휴게소에서는 로봇이 치킨을 직접 튀긴다. '로봇 치킨'을 맛본 한 이용객은 “튀김옷도 적당하고 양념도 잘 돼 있어 맛있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 14개 휴게소에서는 로봇이 식당에서 서빙을 하거나 안내, 방역 업무을 맡고 있다.

드론 축구장은 함 사장의 적극적인 의지가 아니었으면 꿈도 꾸기 어려운 도전과제였다. 국회의원 시절부터 드론과 4차 산업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던 함 사장이 취임하면서 중부고속도로 마장 휴게소에는 드론 축구장이 들어섰다. 올해 7월에는 이곳에서 ‘한국도로공사 사장배 드론축구대회’가 열리기도 했는데, 국내 정상급 팀이 참여해 경기를 치렀다.

드론 축구는 축구공 모양의 드론 볼을 골대에 넣어 승부를 가리는 게임으로 2016년 국내에서 최초로 시작돼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세계 10개국 이상으로 확산된 ICT 융합 스포츠이다.
 

'지역 먹거리' 발굴... '공화춘', '건봉국밥'을 휴게소에서  

‘1휴게소, 1명품 먹거리’ 사업은 휴게소 음식 품질에 대한 기존의 부정적 인식을 바꾸기 위한 프로젝트이다. '휴게소 음식은 비싸기만 하고 맛이 없다'는 낙인을 떼기 위해 지역의 유명 맛집을 1개소씩 유치, 휴게소에서 맛보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올해 8월 기준 89개 매장이 운영 중이며 대표 매장으론 경부고속도로 천안삼거리 휴게소(서울 방면)의 공화춘, 칠곡휴게소(부산 방면)의 한미식당, 호남고속도록 주암휴게소의 건봉국밥 등이 꼽힌다.

경부고속도로 천안 휴게소의 공화춘 매장  사진=한국도로공사
경부고속도로 천안 휴게소의 공화춘 매장 사진=한국도로공사

국내 최초로 '짜장면'을 만든 공화춘은 중화요리 100년 명가로 알려져 있으며, 한미식당은 경북 칠곡군의 대표적인 경양식 전문점으로 독일 음식 슈니첼을 재해석한 치즈시내소로 유명하다. 전남 순천의 지역 맛집인 건공국밥은 만화 '식객'으로 유명한 허영만이 소개한 가게 중 한 곳이다.

개방형 휴게소는 고속도로를 통한 진입로 외에 국도와 지방도 등 일반도로와 연결되는 진입로를 별도 만들어, 지역 주민들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는 휴게소다.

이런 컨셉으로 올해 8월 개장한 전북 정읍휴게소는 후면 진입로와 주차장, 전기충전소를 확충하고 정읍시와 협력해 단풍축제 등 지역 홍보시설, 농특산물 직거래장터, 지역 맛집을 유치·운영 중이다.

도로공사는 이달에 진주, 12월에는 덕평 휴게소를 개방할 예정이며 2026년까지 11곳의 개방형 휴게소를 조성할 계획이다.

앞서 함 사장은 휴게소를 4차 산업 신기술과 레저·쇼핑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  사진=한국도로공사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 사진=한국도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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