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보니] 넘사벽 여과 성능... 1인용 공기청정기 'LG 퓨리케어 마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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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보니] 넘사벽 여과 성능... 1인용 공기청정기 'LG 퓨리케어 마스크'
  • 유경표 기자
  • 승인 2023.04.2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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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찾아온 미세먼지·꽃가루 '극성'
퓨리케어 마스크, 개선된 2세대로 국내 출시
고성능 헤파필터 장착해 뛰어난 여과율 보여
IPX4 생활방수 기능으로 전천후 사용 가능
사진=시장경제DB
LG 퓨리케어 전자식 마스크 본체와 파우치. 사진=시장경제DB

정부의 '위드코로나' 정책에 따라 지긋지긋했던 마스크를 벗어던지나 싶었지만, 이번엔 달갑지 않은 불청객들이 찾아왔다.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중국발 황사와 미세먼지, 꽃가루 등도 함께 날아와 우리의 호흡기를 집요하게 괴롭히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각종 중금속을 포함한 초미세먼지는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는 '조용한 살인자'로 알려져 있어 경각심을 더한다. 

연일 알러지로 인한 재채기와 기침으로 기진맥진할 즈음, LG전자의 '퓨리케어 전자식 마스크'가 눈에 들어왔다. 정확히는 퓨리케어 마스크 2세대다. 이전 1세대는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규제 문턱을 넘지 못한 비운의 제품이었다. 2020년 7월경 공개된 1세대 제품은 해외 35개국에 출시된 반면, 국내에서는 전자식 마스크에 대한 안전기준이 없었던 탓에 판매할 길이 없어 눈물만 삼켜야 했다.  

그랬던 LG 퓨리케어 마스크가 지난해 12월 개선된 2세대를 출시하며, '홈그라운드'인 국내 시장에 당당히 출사표를 냈다. 코로나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시기에 출시되지는 못했지만, 강력한 성능을 갖추고 있어 여전히 유용한 제품이다. 
 

퓨리케어 마스크 내부에 장착되는 헤파 13등급 필터. 사진=시장경제DB
퓨리케어 마스크 내부에 장착되는 헤파 13등급 필터. 사진=시장경제DB

 

고성능 헤파필터 탑재... 강력한 여과 성능 '비교 불가'

퓨리케어 마스크를 한 마디로 정의하면 '1인용 공기청정기'로 요약된다. LG전자가 이 전자식 마스크에 자사의 대표 공기청정기 브랜드인 '퓨리케어'를 명명한 것은 상당한 자신감의 발로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퓨리케어360 공기청정기 제품과 동일한 헤파(HEPA, High Efficiency Particulate Air Filter) 13등급 필터 2매를 탑재해 상당한 여과 성능을 보여준다.

가로·세로 각각 4cm의 정방형에 두께 0.7cm 크기인 이 필터는 한달 주기로 손 쉽게 교체할 수 있다. 날숨에 포함된 비말을 여과하는 별도의 '이너커버' 필터도 있어 위생적이고 감염 전파의 우려도 적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이 퓨리케어 마스크의 헤파필터를 실험한 결과, 0.01마이크로미터(μm, 1μm=백만분의 1미터) 크기의 염화나트륨(Nacl) 입자를 99.999% 제거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말의 크기가 5마이크로미터 이상임을 감안하면, 비말감염의 우려를 완벽에 가깝게 차단하는 셈이다. 0.2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크기인 초미세먼지도 필터에서 걸러지기 때문에 걱정을 덜 수 있다. 

이 제품은 국내 한국공기청정협회로부터 EM(Electrical Mask, 전자식 마스크)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인증을 받기 위해선 ▲착용시 마스크 안쪽 공기가 얼마나 새는지를 나타내는 ‘누설률’ ▲마스크 내외부 압력차를 측정한 ‘흡기저항’ ▲0.02~2마이크로미터(μm) 크기 염화나트륨 입자를 걸러주는 ‘필터 성능’ ▲소음 등의 항목 등 평가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이처럼 고성능 헤파필터를 통해 공기를 여과하는 방식은 일반 KF94 마스크와 비교했을 때 분명한 장점을 지닌다. KF94를 비롯한 부직포 재질의 마스크들은 '정전기' 필터가 핵심이다. 정전기를 통해 미세먼지 등을 흡착하는 원리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하루 정도가 지나면 여과 성능이 큰 폭으로 떨어지게 된다. 들숨과 날숨을 통해 마스크가 눅눅해지면 정전기력이 힘을 잃기 때문이다. 반면, 퓨리케어 마스크에 탑재된 헤파필터는 이러한 문제에서 자유롭다. 

여과 성능이 높은 만큼, '실사용에서 숨쉬기에 불편하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퓨리케어 마스크는 2개의 전자식 팬이 끊임없이 깨끗한 공기를 유입시켜준다. 사용자의 호흡을 감지해 자동으로 회전속도를 조절하는 방식이어서 배터리 사용시간도 긴 편이다.

작동 시간은 바람 세기가 중간일 때, 최대 8시간 정도다. 배터리 용량은 1000mAh로, 방전 상태에서 약 2시간이면 완충된다. 
 

사진=LG전자
LG 씽큐 앱을 통해 퓨리케어 마스크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사진=LG전자

 

LG 씽큐 앱과 연동해 활용성 높여... 배터리 사용시간도 '합격점'

퓨리케어 마스크는 블랙과 화이트 두 종류 색상으로 판매되고 있다. 외관은 무광 플라스틱으로 제작됐으며, 얼굴에 잘 밀착되도록 둥글고 매끈한 디자인을 이루고 있다. 안쪽 양 옆에는 헤파필터를 넣는 플라스틱 커버가 위치해 있다. 여기서 여과된 공기는 가운데 송풍구로 들어오게 된다. 그 아래쪽에는 날숨을 배출하는 배기구가 있다. 제품의 우측 하단에는 전원버튼과 USB 타입C 충전단자가 자리했다. 

구성품은 단촐한 편이다. 1쌍의 헤파필터와 이너커버 15매, 넥벤드, USB타입 C 케이블, 파우치, 메뉴얼 및 보증서 등이 전부다. 헤파필터의 사용 수명이 한달 가량임을 감안하면 하루에 한번 교체해야 하는 이너커버가 15매만 들어있다는 점은 아쉽다. 기본 충전기가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사용자가 별도로 구입해서 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상자에서 퓨리케어 마스크 본체를 꺼내드는 순간, 생각보다 가벼운 무게에 놀라게 된다. 본체 무게는 94그램(g). 여기에 필터와 이어벤드 등을 장착하면 총 무게는 123그램 수준으로 늘어난다. 계란 2개 정도의 무게다. 손으로 들었을 때는 가볍지만, 얼굴 위에선 약간의 부담이 느껴진다. 그렇다고 거북스러울 정도는 아니다. 배터리와 전자식 팬 등 내부 부품을 생각해보면, LG전자가 제품 무게를 놓고 얼마나 고심을 거듭했는지 엿보인다. 

기본 구성품으로 제공되는 넥밴드를 활용하면 한결 편하게 착용할 수 있다. 운동 시에도 넥밴드는 필수다. 이어밴드로만으로는 장시간 착용시 귀가 아플 수 있는데, 넥밴드는 통증 없이 마스크를 얼굴에 단단히 밀착시켜준다. 실제 달리기나 사이클 등의 운동에서도 무리 없이 쓸 수 있었다.

의료용 실리콘 소재로 제작된 '페이스가드'는 피부에 자극을 거의 주지 않는데다, 빈틈 없이 부드럽게 안면에 밀착된다. 덕분에 안경을 쓰더라도 김이 서리지 않는다. 자석으로 본체에 부착되는 방식이어서 세척 시에도 편리하다. 

블루투스 기능을 탑재하고 있어 스마트폰과의 연결도 지원한다. LG 씽큐앱을 설치해 제품을 추가하면 '사용시간'과 '깨끗한 공기 흡입량', 배터리 잔량, 필터 교체시기 등을 보여준다. 나아가 '더보기'를 선택하면 ▲분당 공기흡입량 ▲호흡수 ▲분당호흡수 ▲호흡주기 등도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다. 

전자식 팬이 회전하는 속도는 앱을 통해 정음-자동-약-중-강-터보 순으로 조절할 수 있다. 먼저, '정음'은 팬 작동을 중지시키는 모드다. 팬이 작용할 시 소음은 약 35데시벨(db) 수준으로 정숙한 편이지만, 정숙한 환경에서 소음이 거슬린다면 '정음' 모드를 켜면 된다. 

'자동'은 호흡 세기에 따라 팬이 스스로 작동해 호흡 시 필요한 만큼 공기를 여과해준다. '약·중·강' 모드 역시 비슷하나, 설정한 속도대로만 팬이 회전하는 방식이다.

'터보' 모드를 선택하면 팬이 지속적으로 작동해 시원하고 쾌적한 공기를 마스크 안에 대량으로 불어넣는다. 다만, 터보 모드에서는 배터리 사용시간이 약 3시간 가량으로 짧아지게 된다.
 

사진=LG전자
사진=LG전자

 

다소 높은 가격은 아쉬워... 만만찮은 필터값도 '부담' 

퓨리케어 마스크에는 한 가지 신기한 기능이 더 있다. '목소리 확대' 기능이다. 각종 부품으로 이뤄진 전자식 마스크의 특성상, 일반 일회용 마스크에 비해 목소리 전달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LG전자는 퓨리케어 마스크에 마이크와 스피커를 달았다. 사용 과정에서 예상되는 불편을 그냥 넘기지 않았다는 점은 LG다운 '장인정신'이라 할 만하다. 

스피커는 본체 전면 하단에 작게 위치해, 전체적인 디자인을 해치지 않는다. 목소리 크기는 작게-보통-크게 순으로 조절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목소리와 같은 자연스러움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마치 전화통화를 할 때의 목소리와 흡사한 느낌이다.

IPX4 등급의 생활방수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 정도라면 비를 맞더라도 문제 없이 사용 가능한 수준이다. 땀을 많이 흘리는 운동 시에나 물이 튀는 환경에도 거뜬하다. 다만, 기기를 물 속에 담그는 것은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물로 기기를 세척하거나, 마스크를 낀 채로 목욕을 하는 것은 어렵다는 얘기다. 

별도의 전용 퓨리케어 마스크 케이스를 사용하면, 6개의 자외선(UV) LED가 마스크 표면과 실리콘 페이스가드를 99.99% 살균한다. 마스킄 내부의 습기와 필터를 자동으로 건조해주고, 자체 충전 기능도 갖고 있어 기기를 쉽게 관리할 수 있다. 

여러모로 편리하고 유용한 기기지만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가격이다. 퓨리케어 마스크는 LG전자 홈페이지 기준으로 본체 가격만 19만9000원에 이른다. 전용 케이스 역시 14만 9000원으로, 일반 소비자로서는 '큰맘' 먹고 구매해야 하는 가격이다.  

여기에 한달마다 헤파필터 1쌍(1만8000원) 이너커버 30매(1만9400원)를 추가로 구매해야 한다. 구매 시 자가관리 케어 서비스를 신청하면 3개월 주기로 헤파필터 3쌍과 이너커버 90개를 월 기준 1만원대 중반의 비교적 할인된 가격에 배송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일반 마스크를 대체할 만큼의 가격 경쟁력을 갖췄는지를 생각해보면,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현재 온라인 상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LG베스트샵 등 직영매장에서 조차 취급하지 않고 있어서다. 이는 오프라인 상에서 직접 기기를 살펴보고 싶은 소비자 입장에선 구매 버튼을 선뜻 누르기 힘든 요인이 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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