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떠오르는 애플카... RE100 앞장선 'LG엔솔' 경쟁 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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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떠오르는 애플카... RE100 앞장선 'LG엔솔' 경쟁 우위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1.09.10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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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곽 드러내는 애플카, 배터리 파트너 관심 집중
애플, 바이든 정부 '탈 중국 정책'에 기존 입장 선회
배터리 자체 생산 추진해도, 100% 내재화 어려워
국내 배터리 3사와 접촉 중... 파우치형 채택 가능성↑
애플 'RE100' 멤버... 파트너에 가입 요구할 수 있어
LG엔솔, 글로벌 배터리 기업 중 유일하게 RE100 가입
애플 팬이 상상한 애플카. 사진=애플허브인스타그램
애플 팬이 상상한 애플카. 사진=애플허브인스타그램

애플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애플이 미중 무역분쟁으로 우리나라 배터리 완성차 기업과의 협업을 모색할 것이라는 분석이 업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애플이 전기차 배터리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RE100'(Renewable100) 가입을 요구할 경우, 국내 배터리 3사 중 LG에너지솔루션이 경쟁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애플은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교통·주행 정보 수집 및 표시기술과 실내조명, 내비게이션 등에 대한 특허를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애플은 애플카 프로젝트를 한층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각) IT전문지 애플인사이더는 애플이 2024년 애플카를 출시할 예정이며, 최근 애플 고위 경영진이 비밀리에 한국과 일본의 완성차 제조사들과 미팅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관심이 쏠리는 대목은 전기차 부품 원가에서 40%를 차지하는 배터리이다. 이 부분은 당초 중국과의 협업이 유력했다. 애플이 전기차 탑재 배터리로 '리튬인산철(LFP)' 제품 채택을 공언했기 때문이다. LFP 배터리는 중국 브랜드의 주력 제품군이다.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서라도 애플이 LFP 배터리를 선택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구체적으로 중국의 CATL, 비야디(BYD) 등의 기업 이름이 오르내렸다. 이에 국내 배터리 업계와의 협력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LEP 배터리는 국내 배터리 3사가 주도하는 삼원계(NCM) 제품군에 비해 무겁고 에너지 효율이 낮지만 가격이 매우 저렴하고 안정성이 우수하다. 

애플카 탑재 배터리로 중국 브랜드가 낙점을 받을 것이란 관측은 최근 미묘한 변화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좀처럼 줄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이 계기가 됐다.
 

'탈 중국' 외치는 바이든 행정부
美 현지서 배터리 제조... LG엔솔, SK이노 

여기에 바이든 행정부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이 쐐기를 박았다. 바이든 행정부는 '2030년 전기차 비중 50%'를 선언하면서,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에서의 '중국산 배제'를 공식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현지에서 배터리와 전기차를 생산할 가능성이 없는 중국 기업들과의 협력은 사실상 힘들어졌다”며 “미국에서 공장을 가동 중이거나 증설 중인 한국 배터리 기업들과의 협력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애플은 배터리 협력방안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공급 단가 협상 테이블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서라도,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복수의 배터리 제조사들과 접촉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배터리 생산 라인을 미국에서 운영할 수 있는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도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삼성SDI, 일본 파나소닉 정도다. 파나소닉은 테슬라와 관계가 두터운 데다 토요타와도 협력할 예정이어서 상대적으로 애플카의 대형 물량을 소화할 여력이 크지 않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GM과 포드의 메인 파트너로 제품을 공급 중이다. 두 기업은 미국 현지 생산라인 증설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와 배터리 부문서 '탈 중국'을 선언한 미국 정부도 한국산 배터리에 우호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애플이 각형 대신 파우치형 배터리를 채택할 것이란 관측도 국내 기업들에게는 희소식이라고 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삼원계(NCM) 기반 파우치형 배터리' 부문서 글로벌 1, 2위를 다투고 있다. 

애플이 배터리 개발 총괄로 LG화학과 삼성SDI에서 연구소장을 지낸 A를 영입한 사실도 파우치형 배터리 선택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A총괄은 국내 리튬이온 파우치 기술의 기초를 다진 인물로 알려졌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사진=LG에너지솔루션.

 

협력 전제 조건으로 'RE100' 제시할 경우 'LG엔솔' 유리

전문가들은 애플이 전기차 배터리 협력체계 구축조건으로 'RE100' 가입을 제시할 경우, 국내 배터리 3사 중 LG에너지솔루션이 경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종훈 충남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최근 미중 무역분쟁으로 애플이 중국이 아닌 우리나라 대표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과 컨택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전기차 배터리 협력체계 구축 조건 RE100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이 RE100 정책에 가장 앞서있고, 실제 부서에서 관련 움직임도 활발하다"고 말했다.

'RE100'은 2050년까지 공장 운영 전력의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할 것을 선언한 기업들의 자발적 캠페인이다. 애플은 RE100 캠페인 멤버 중 한 곳으로 지난해 7월, "2030년까지 전체 공급망과 제품에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애플에 부품이나 설비를 납품하려면 탄소중립 정책에 동참해야 한다.

이런 사정을 종합하면 애플이 배터리 협업의 전제조건으로 RE100 가입을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ESG 경영'이 중시되면서 애플·BMW 등 글로벌 대기업들은 파트너사에 신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글로벌 배터리 업계 최초로 RE100에 가입했다. 캠페인 목표 시점은 2050년이나 회사 측은 이보다 20년 앞당겨 2030년까지 RE100 기준을 충족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외 전력 사용량의 30%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했다. 

LG에너지솔루션 해외 공장은 이미 상당수 RE100 기준을 달성했다. 폴란드와 미국 공장은 100% 재생에너지로 가동되고 있다. 국내에 있는 오창 공장과 중국 공장 등은 기준 충족 시점을 2030년으로 잡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RE100과 함께 EV100(Electricity vehicle 100)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2030년까지 기업 소유, 혹은 임대 차량 가운데 3.5t 이하는 100%, 3.5~7.5t 차량은 50%를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차로 바꾸기로 했다. EV100에는 HP DHI, 이케아 등 96개 글로벌 기업이 가입해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선 LG에너지솔루션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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