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인사 서두르는 유통街... 인적쇄신 칼바람 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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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인사 서두르는 유통街... 인적쇄신 칼바람 부나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0.10.08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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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인사 신호탄 쏜 롯데... 조직슬림·경영효율화 방점
사상 첫 적자 기록한 신세계... 고강도 인적 쇄신 예고
사진= 각사
사진= 각사

지난해 온라인에 밀려 강도 높은 인적쇄신을 단행했던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올해 코로나로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자 다시 한 번 인적쇄신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는 롯데 먼저?

지난해 연말인사는 신세계가 먼저 칼을 빼들었다. 예년보다 이른 10월에 주요 인사 발표를 하며 오랜시간 이마트를 이끌었던 이갑수 대표를 대신해 컨설턴트 출신 강희석 대표를 선임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는 롯데가 먼저 선수를 치는 모양새다. 롯데는 추석 연휴 전 임원 600여명의 최근 3년치 인사 평가를 접수했다. 보통 10월 말쯤 이뤄지던 작업을 20여일이나 앞당긴 것이다. 이에 지난해 12월 중순 단행했던 임원인사가 올해는 이르면 11월 중순께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롯데는 이미 과감한 인적 쇄신을 단행한바 있다. 올해 8월 롯데그룹 양대축인 케미칼과 쇼핑 부문 임원인사를 대대적으로 발표한 것. 이 과정에서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황각규 부회장이 물러나고,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전 대표가 이어받았다. 특히 지난 인사에서 지주 소속 임원수를 약 100여명으로 기존 대비 20%가량 줄였다. 또 강희태 롯데쇼핑 BU장을 부회장 자리에 올리고, 롯데에프알엘코리아 상무이사 자리와 롯데자산개발 대표이사까지 맡기며 힘을 실어줬다. 

롯데는 이번 연말 인사에서도 조직슬림화와 경영효율화에 방점을 둔 인사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신동빈 회장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과 포스트코로나를 수차례 강조하고 있어, 이에 맞춘 젊은피 수혈도 이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신세계가 비(非) 유통 출신 전문 경영인을 영입한 것처럼 롯데도 이번 연말인사에서 예상치 못한 파격 인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점쳐진다"고 말했다. 
 

희비 갈린 신세계... 백화점 겨눈 칼날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이마트 부문에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었다. 임원 11명을 퇴진시켰고, 29명을 승진시켰다. 또 21명의 보직도 변경했다. 고강도 인적쇄신 칼바람을 통한 신세계의 위기 극복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컨설턴트 출신 강희석 대표를 새로 앉히며 연말 인사의 방점을 찍기도 했다.

강 대표는 취임 이후 식료품과 신선식품 부문을 강화하고, 그룹 내 페이를 SSG페이로 통합하는 등 개편작업에 착수했다. 특히 강 대표의 첫 작품으로 불리는 월계 이마트점은 리뉴얼을 통해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향후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실적 부문에서도 아쉬운 점은 있지만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은 47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8.6%나 적자폭이 확대됐다. 하지만 같은 기간 매출은 13.2%로 증가했다. 특히 중심이 되는 할인점(이마트)의 실적이 점점 개선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할인점 기존점 신장률은 2019년 -3.4%에서 올해 1분기 -2.4%로 개선됐다. 

더불어 코로나로 온라인이 부상하면서 SSG닷컴의 수익성도 안정 궤도에 진입하고 있다. SSG닷컴은 올해 2분기 전년대비 42%나 고공성장하며 두 분기 연속 40%이상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도 전 분기 대비 적자폭을 60억원이나 줄여 외형성장뿐만 아니라 내실도 다졌다.

반면, 백화점 부문은 코로나를 맞이해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무엇보다 지난해 오프라인 유통업계 위기 속에서도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기에 올해의 부진이 더욱 극명하게 대비된다.

신세계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163.3%나 쪼그라들었고, 431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2011년 5월 백화점과 이마트 부문을 분리한 이래 첫 적자다. 매출도 1조 14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2.6% 줄었고, 당기순익도 1063억원 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신세계 부문은 신세계 인터내셔날 차정호 대표와 신세계 백화점 장재영 대표를 서로 바꾸는 선에서 마무리 됐었다.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만큼 굳이 인사 이동 필요성이 없다는 것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올해는 다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특히 백화점 부문과 면세점 부문의 부진이 상당해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최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각각 이명희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증여받아 대주주에 오른 만큼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도 이번 연말인사에서 파격 인사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는 이마트보다 신세계 부문에서 좀 더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세대교체 이룬 현대百그룹, 올해는?

지난해 현대백화점은 백화점·한섬·리바트 수장을 모두 교체하고, 1960년대생 CEO를 신임하는 파격 인사를 선보였었다. 올해도 이런 기조를 이어갈지 업계 귀추가 모인다. 

업계는 현대백화점이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젊은 인재를 대거 중용하면서 주요 부문에 걸쳐 세대교체 작업을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올해 면세점과 아울렛 등 공격적 투자로 외형적 성장을 이룬만큼 변화에 빠른 파격 인사로 그룹 전체 분위기를 쇄신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유통기업들이 코로나와 온라인이란 위기속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최적의 인사를 고심할 것"이라며 "침체된 분위기 타파를 위한 깜작 인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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