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조좌진, 3연임 유력... '실적·건전성' 다 잡는다 [줌人CEO]
상태바
롯데카드 조좌진, 3연임 유력... '실적·건전성' 다 잡는다 [줌人CEO]
  • 유경표 기자
  • 승인 2024.03.15 16: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롯카 '안정 속 성장' 위한 최적임자로 평가
업황 악화에도 '디지로카' 앞세워 실적행진
MBK의 '롯카' 매각 추진... 올해가 분수령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 사진=롯데카드 제공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 사진=롯데카드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가 지난해 실적 향상을 통해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따라서 오는 주주총회에서 재연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안정적으로 회사의 ‘몸값’을 올리기 위해 조 대표의 연임에 힘을 실을 것이란 전망이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오는 29일 열릴 정기주주총회에서 조 대표의 연임 여부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조 대표가 연임에 성공할 경우, 2026년 3월까지 롯데카드를 이끌게 된다. 2020년 3월 대표이사에 선임된 이래, 6년간 3연임 기록을 세우게 되는 셈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조 대표가 롯데카드 경영을 진두지휘하며 뚜렷한 실적개선을 이뤘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카드업계 업황이 좋지 못한 실정에서 조 대표를 대체할 만한 CEO를 찾기 힘들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롯데카드는 조 대표의 취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67년생인 조 대표는 과거 현대카드 마케팅총괄본부장 시절 ‘M카드’ 브랜드 출시를 주도한 경험이 있다. 이후 전략본부장, 올리버 와이만 한국대표, 현대캐피탈아메리카 대표 등을 역임한 ‘전략통’이다.

롯데카드의 2019년 당기순이익은 571억에 불과했지만, 조 대표가 취임한 이후인 2020년에는 1307억원으로 128.7% 성장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21년에는 2413억원, 2022년은 2539억을 기록하며 꾸준한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 

롯데카드 회원 수도 조 대표 취임 초인 2020년에는 842만명 수준이었지만 2021년 861만명, 2022년 902만명, 지난해 3분기에는 934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롯데카드 광화문 사옥 전경. 사진=롯데카드 제공
롯데카드 광화문 사옥 전경. 사진=롯데카드

 

'전략통' 조좌진 대표... 디지로카 앞세운 디지털 전략 적중

이 같은 경영성과는 조 대표가 2020년 8월부터 선보인 ‘로카’ 시리즈의 흥행이 한몫했다. 이 시리즈는 출시 1년 만인 2021년 7월 발급건수 100만장을 기록했고, 지난해 4월에는 300만장을 돌파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역대 롯데카드가 출시한 메인 시리즈 상품 중 가장 빠른 성장이다. 

특히 로카 세트 카드는 전체 누적 발급 장수의 절반인 47.2%를 차지한다. 실적과 혜택이 연결된 두 장의 카드를 발급받으면, 별도의 실적계산 없이도 자동으로 가장 큰 혜택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단일 카드로 가장 주목을 받은 카드는 ‘LOCA 365’가 있다. 매달 정기결제가 발생하는 공과금, 아파트관리비, 이동통신, 대중교통요금 등 생활 영역 전반에서 월 최대 3만6500원까지 할인을 제공한다. 이 카드는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가 집계한 ‘2023년 상반기 인기 신용카드 TOP 10'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조 대표는 ’디지로카‘ 플랫폼 구축에도 각별한 공을 들였다. 신용카드 회사를 넘어 디지털 회사로 전환한다는 전략이다. 롯데카드가 보유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금융상품뿐 아니라 쇼핑, 여행 등 다양한 생활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큐레이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를 위해 머신러닝 기반 300여개 선호 예측 모델을 적용해 '개인화 서비스'를 강화했다. 최근 금융업계는 ’슈퍼앱‘을 지향하고 있다. 디지로카는 모빌리티 기능을 통해 시외버스, 항공, 렌터카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예약하는 등의 서비스를 탑재해 주목받았다. 

조 대표가 이번 주총에서 연임에 성공할 경우 디지털 경영전략은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간편결제 시장에서 롯데카드가 입지를 다지기 위해 ’디지로카‘ 고도화에도 한층 주력할 것이란 것이다.

 

롯데카드 재매각 추진... 조좌진 대표, 실적·건전성 특명

앞서 2019년 5월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는 롯데그룹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매물로 나온 롯데카드를 1조3810억원에 인수했다.

MBK파트너스는 2022년 8월 롯데카드를 인수가보다 두 배가량 높은 3조 원에 매각하려 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미국발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등 카드업의 불안정한 경영환경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롯데카드 재매각을 추진 중인 MBK파트너스 입장에선 조 대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 통상적으로 사모펀드의 엑시트 주기는 5년 안팎이다. 올해 롯데카드 경영 실적에 따라, 매각의 희비가 교차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올해 카드업계 전망이 그리 밝은 편은 아니다. 국내 카드사들은 실적 개선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으로 ▲연체율 상승 및 대손비용 증가 ▲금리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부담 ▲지나친 수수료율 규제 등을 꼽는다.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줄 여지가 커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이다. 

롯데카드의 1개월 이상 실질 연체율은 ▲2019년 1.78% ▲2020년 1.17% ▲2021년 1% ▲2022년 1.15%로 개선돼왔지만,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58%로 오르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익성을 위해 카드론(장기카드대출)을 확대한 것이 ’악수(惡手)‘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롯데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4조 2953억원으로 1년 전(3조8373억원) 대비 12% 늘었다. 

이에 따라, 조 대표는 실적개선과 더불어 재무안정성을 다잡는 데도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전환을 통한 경영효율화를 꾀하는 한편, 새로운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도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