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권한 강화, 상호금융 독립해 수익 다변화
공약 위한 '인사·조직 구상'... '새로운 농협 100년'에 업계 기대
<편집자 註> 4년 만에 새로운 농협중앙회장이 탄생했다. 강호동 경상남도 합천군 율곡농협 조합장이 주인공. 근 40년 현장을 누벼온 강호동 당선인의 경험, 관록에 농협 안팎에선 벌써부터 기대감을 갖는 모양새다. <시장경제>는 강 당선인의 농업관(農業觀)과 취임 이후 농협중앙회가 맞닥뜨릴 변화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조망해본다.
다음달 가동될 '강호동표 농협중앙회'의 핵심은 ▲지역 농·축협 ▲상호금융(금융사업)이 될 전망이다. 현재 강호동 당선인은 인수위원회 조직을 구성하는 등 본격적인 채비로 분주하다. 농협 안팎에선 206만 조합원을 대표할 새 수장의 행보에 대해 적지 않은 관심사다.
지역 농·축협에 힘을 싣고 상호금융을 살린다는 강 당선인의 취지는 농협중앙회장 선거 출사표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강 당선인은 회장 후보 시절 "'새로운 대한민국 농협'을 만드는데 중앙회 조직의 역량을 한데 모아야 한다"며 100대 공약을 만들고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역 농·축협에 대한 지원을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우선 강 당선인은 무이자자금 20조원을 조성해 지역 농·축협에 200억~5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또 중앙회가 자금을 지원할 때 생기는 지역 농·축협 부담을 줄이고 경제지주의 지도기능을 중앙회로 편입해 지원의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했다.
강 당선인은 조합장의 농정활동 능력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조합장 보수를 이사회에서 결정하고 연봉하한제, 특별퇴임공로금제도 도입하고 농정활동비(월 100만원)도 중앙회에서 지원하도록 추진할 방침이다.
세부방안이 추가로 필요해보이지만 강 당선인의 취임 이후엔 지역 농·축협의 부담이 완화되고 경영참여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강 당선인은 농·축협의 금융사업인 '상호금융'도 중요하게 생각해왔다. 공약에도 상호금융을 완전히 독립해 지역 농·축협의 수익창출 다변화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강 당선인은 선거 전에도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가장 중요한 과제는 상호금융을 농·축협의 수익센터로 혁신하는 것이며, 필요하다면 외부역량을 수혈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한 인터뷰에서 상호금융은 출범 이후 여·수신이 800조원에 달하는 지역금융기관으로 자리매김해왔지만, 인구·도시 접근성에 따라 농·축협 신용사업 규모 격차가 계속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농촌형조합의 경제사업 기반이 위축되고 신용사업 수익기반이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지역 특성에 맞는 여신사업 전략을 새로 짜고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구축하자는게 강 당선인의 생각이다. 세부적으로 상품(농·축협 펀드, 외국환 등) 상품 포트폴리오도 다양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호동號의 출범은 다음달 농협중앙회 정기총회 이후다. 현재 강 당선인은 공약을 매끄럽게 수행할 인사, 조직 구상에 여념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강 당선인은 선거 전 다른 인터뷰에서 농협은 지난 60년을 발판으로 변화, 혁신을 거쳐 '새로운 농협 100년'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협중앙회는 앞으로 강 당선인의 공약과 맞물려 지역 농축협 발전에 방점을 둔 지속가능한 사업을 구현하고 금융혁신도 함께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재도전을 통해 농협중앙회장에 당선된 만큼 강 당선인의 의지도 확고하다. 농협중앙회 향후 행보에 기대 어린 시선이 모아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