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해외 원정 행렬... '자금 썰물'에 국내 증시 맥 못 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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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 해외 원정 행렬... '자금 썰물'에 국내 증시 맥 못 춰
  • 전지윤 기자
  • 승인 2024.01.3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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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6일 기준 국내 투자자예탁금, 49조원 수준
2년새 30.25%↓... 지속 감소해 국내 증시 '지지부진'
올해 1월 미국 주식 순매수, 13.6억만달러 달해
코스피·코스닥 하락세... 주요국 증시 지수, 상승세
"국내 증시, 반등 어려워... 美 금리 인하해야 기대 가능"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사진=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사진=연합뉴스

부진한 국내 주식시장 분위기에 '동학개미'들이 해외 원정을 떠나고 있다. 국내 투자자예탁금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지만 최근 한 달간 주요국 대상 순매수 금액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49조69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달 2일 59조4949억원에 비했을 때 17.5%(10조4255억원) 줄어든 수준이다. 

지난 2022년과 비교하면 감소 폭은 더 크게 나타났다. 2022년 1월 28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70조3447억원을 기록했다. 그 뒤로 지속 감소해 지난해 10월 말에는 46조570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이후 소폭 증가했지만 아직 지지부진한 수준이다. 

이처럼 국내 주식 시장에서 빠져나간 투자자들의 자금은 해외 시장을 향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월 한 달 간 미국 주식 상위 50 종목의 순매수 규모는 13억6119만달러(한화 약 1조8192억원)였고, 일본 주식 상위 50 종목의 순매수 규모는 1억665만달러(약 142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한 달간 각각 6억8119만달러(약 9087억원), 7066만달러(약 942억원)를 기록했던 것에 비했을 때 한 달 사이 약 2배 증가한 규모다. 

최근 홍콩을 제치고 상위 증시권에 진입한 인도 증시에도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이 쏠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인도 증시 내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유입 자금은 약 42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동학개미'들이 해외를 향하고 있는 것은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반면 해외 증시는 호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6일까지 코스피는 6.66% 감소했다. 지난해 말 코스피는 2200대를 찍은 뒤 점차 상승해 1월 초 2600대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닥도 3% 넘게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730대의 저점을 찍고 1월 초 870대까지 올랐으나 최근 다시 810대까지 떨어졌다. 

반면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 지수는 각각 1.1%, 2.5%, 3.0% 올랐다. 이중 S&P500지수의 경우 5거래일 연속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당 지수의 경우 지난 2021년 유동성 장세 때 기록한 고점도 돌파했고, 2022년 10월 기록한 저점 대비 상승률은 40%에 달한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같은 기간 6.8%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당장 국내 증시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반응이다. 국내 주식 시장의 활력은 미국의 금리 인하에 달려 있다는 의견이 전반적으로 나오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 국내 증시 흐름은 미국의 금리 인하 여부와 미국 경기가 얼마나 나아질지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며 "금리가 얼마나 빠르게 인하될 것인지, 또 얼마나 인하될 것인지가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번주 내 본격적으로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양호한 실적이 나오게 되면 국내 주식시장은 이에 따라 제한적으로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극적이고 지속적인 반등은 당장 기대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역시 "첫 FOMC 회의부터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낮다"며 "만약 첫 회의에서 3월에 있을 FOMC에 대한 힌트가 나오게 되고, 이어 3월 회의에서 금리가 인하된다면 주식시장도 그 시기가 돼야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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