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수소차 개발' 황소고집... "친환경 물류 시장 선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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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수소차 개발' 황소고집... "친환경 물류 시장 선도할 것"
  • 노경민 기자
  • 승인 2024.01.05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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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수소전기 트럭 '엑시언트' 세계 최초 양산
수소차, 주행거리 상향 쉽고 충전 시간도 짧아
엑시언트, 스위스서 누적 주행 570만km 돌파
獨 BMDV 지원사업 연계, 7개 고객사에 27대 공급계약
정의선 회장 "수소 사회 대전환 지지... 투자 유지할 것"
수소전기 버스, 수소전기 트랙터 북미, 유럽 등 수출
전북 완주군 현대차 전주공장에서 2020년 7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이 스위스 첫 수출을 위해 직원들의 축하를 받으면서 공장 정문을 나서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2020년 7월 전북 완주군 현대차 전주공장에서 직원들의 축하를 받으면서 엑시언트 수소전기 트럭이 스위스 첫 수출을 위해 공장 정문을 나서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물류 시장이 첨단, 친환경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물류 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업계는 운행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사고 안전성을 낮추고,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상용차는 엔진이 크고 무거워서 배기가스 배출이 많을 수밖에 없다. 결국 친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사회적 목소리가 커지면서 물류 시장도 탈탄소 시대에 직면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바로 이런 시대적 변화를 이끌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수소 모빌리티 시장에서 확고한 우위를 선점하고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수소 분야에서 가장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 주목된다.

 

현대차 '엑시언트' 2020년 10월부터 스위스 운행 시작

현대차는 세계 최초로 대형 수소전기 트럭 '엑시언트'를 양산하고, 2020년 10월부터 스위스에서 운행을 시작했다. 엑시언트는 50kW 고효율 모터·180kW 연료 전지 스택(90kW 연료 전지 스택 2기, 스택컴플리트 출력 기준)·72kWh 고전압 배터리를 장착해 한 번 충전에 약 570km를 주행할 수 있다.

현재 엑시언트는 한국과 스위스, 독일, 뉴질랜드, 미국 등에서 운행하고 있다. 2022년 6월까지 스위스 23개 고객사로 수출한 엑시언트 수소전기 트럭은 47대로, 지난해 1월 기준 누적 주행거리가 570만km를 넘어섰다. 양산형 대형 수소전기 트럭이 이러한 기록을 세운 것은 엑시언트가 최초다.

2022년 8월에는 독일 연방디지털교통부(BMDV)의 친환경 상용차 보조금 지원사업과 연계해, 독일 7개 고객사에 엑시언트 27대를 공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1998년 수소차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현대차는 수소가 미래의 중요한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 보고 수소연료 전기시스템 등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폭스바겐·혼다 같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가 대세가 된 2020년부터 수소차 사업을 중단하거나 포기한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현대차가 경쟁사들과 다른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수소 상용차 시장의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대표적인 친환경 차량으로 꼽히는 전기차는 주행 가능 거리를 늘리려면 배터리를 대형화해야 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차량 무게가 늘어나 운행 효율성이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여기에 배터리 대형화에 따른 충전 시간 증가도 감안해야 한다. 

반면 수소 상용차는 수소탱크 용량을 늘리는 것만으로 주행 가능 거리를 향상할 수 있고 충전 시간도 짧다. 또한 전기를 생산하려면 탄소 발생이 불가피하지만, 그린수소를 상용화할 수 있다면 100% 친환경 에너지로 움직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소 상용차 역량, UAM·로봇 등 모든 산업 분야 응용 가능 

수소 상용차 시장은 현대차그룹에 새로운 '출발점'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6월 열린 'H2 비즈니스 서밋'에서 "현대차그룹은 수소 사회 대전환을 지지하고 있고, 그룹 차원에서 2045년 탄소중립 달성을 중장기적으로 추진 중"이라며 "이른 시일 내의 결과보다는 후세대를 위해서 투자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꾸준히 투자를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그룹의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게다가 수소 상용차 개발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는 수소 승용차뿐 아니라 UAM(도심항공모빌리티), 로봇 등 현대차의 모든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 결국 현대차그룹은 상용차 시장이 수소전지 역량을 확보하고, 관련 기술력을 활용하기 가장 좋은 시장이라 보고 타 업체와는 다른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얘기다.

 

사진=현대차그룹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는 'H2 솔루션'이라는 수소 사업 생태계 조성과 주도권 확보를 통한 중장기 전략을 세웠다. 수소 사회 구현, 수소 공급 인프라의 선제적 도입, 그린수소 적용 등을 통해 모빌리티 제조의 모든 과정에서 탄소중립을 실현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꾀하겠다는 목표다.

현대차는 승객 수송 부문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이끌어 가기 위해 올해 고속형 대형 수소전기 버스 '유니버스 수소전기 버스'를 출시했다. 180kW 수소 연료전지 스택을 탑재했으며, 48.2kWh의 고출력 리튬이온배터리를 장착해 한 번에 최장 653km를 운행한다.

유니버스 수소전기 버스는 최고 출력 335kW에, 최대 토크는 122kgf·m(1200Nm)의 성능을 발휘한다. 세계 최초로 자기 유변 유체(Magneto Rheological fluid, MR)’ 댐퍼를 장착해, 차량의 좌우나 앞뒤 흔들림을 감소시키는 제어 로직을 통해 차량 안정성과 승차감을 높였다.

 

UAE 비아그룹과 '엑시언트'시범 운영 MOU

현대차는 지난해 상반기에는 엑시언트 수소전기 트럭의 트랙터 모델을 출시했으며, 최근에는 이스라엘에 수출을 시작했다. 미국에는 현재 30대가 수출되어 아마존과 월마트 등에서 운행되고 있으며, 9대를 추가로 수출할 예정이다. 장거리 운행이 많은 북미지역 특성에 맞춰 개발된 총중량 37.2톤급의 엑시언트 수소트랙터는 180kW급 수소연료 전지시스템과 최고 출력 350kW급 구동 모터를 탑재했다. 1회 충전으로 최대 적재 상태에서도 720km 이상 주행할 수 있다.

현대차는 수소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고자 그간 수소차 판매를 위해 공을 들이던 북미, 유럽을 벗어나 중동지역으로 눈을 돌렸다. 현대차는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비아그룹과 수소 모빌리티 실증사업 추진과 탄소중립을 목표로 추가 협력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우선 수소 전기트럭 엑시언트를 시범 운영하고, 그 결과에 따라 비아그룹이 사용 중인 내연기관 트럭을 모두 수소트럭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북미, 유럽에 이어 중동에서까지 존재감을 키우며 수소 사업 교두보를 만들려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현재는 충전 인프라 부족 등으로 수소 상용차 시장이 활성화하지 않았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자원순환형 수소 생태계 구축과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해 현대차가 구축해 온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이 빛을 발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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