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조라던 사업비 까보니 2.8조까지... 현대·삼성·대우의 치열했던 신한울 3·4호 수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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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조라던 사업비 까보니 2.8조까지... 현대·삼성·대우의 치열했던 신한울 3·4호 수주전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3.12.08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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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신한울 3·4호기 주설비 공고
예상 사업비 3.8조... 현대 컨소 3.1조로 낙찰
삼성 ‘2.9조’, 대우 ‘2.8조’ 제안
8년만에 나온 원자력 시공권 ‘경쟁 치열’
한수원 “이번 입찰은 기술 종합 경쟁”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3, 4호기 조감도. 사진=한수원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3, 4호기 조감도. 사진=한수원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삼성물산 컨소, 대우건설 컨소를 제치고 신한울원전 3·4호기 시공권을 수주했다. 8년만에 나온 원자력 시공권으로 건설사들의 경쟁은 매우 치열했고, 현대건설의 신한울 1·2호기 시공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수력원자력 전자상거래시스템(K-Pro)에 따르면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 55%, 두산에너빌리티 35%, 포스코이앤씨 10%)은 11월 30일 신한울 3·4호기 원자력발전소 주설비공사 낙찰자로 선정됐다. 현대 컨소의 낙찰가는 3조1196억원(부가세포함)이다. 대우건설 컨소(51%, SK에코플랜트 35%, 금호건설 14%)는 2조8346억원, 삼성물산 컨소(51%, GS건설 34%, DL이앤씨 15%)는 2조9309억원을 제안했다. 현대건설의 수주금액은 1조7200여억원이다. 현대건설의 올해 3분기 플랜트/전력부문 수주잔고는 14조7500여억원이다.

원전업계에선 당초 신한울 3·4호기의 주설비공사비를 약 3조8000억원으로 예상했다. 2조8346억원을 써낸 대우건설 컨소와 비교하면 예상과 현실의 차이는 무려 1조원이다. 전망과 현실에서 큰 차이를 보인 이유는 크게 2가지다.

먼저 한수원이 신한울 3·4호기를 원전 사업 최초로 ‘종합심사낙찰제’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종심제는 입찰자의 공사수행능력, 시공계획 등을 종합 심사해 합산점수가 가장 높은 자를 낙찰하는 제도다. 삼성·대우건설 컨소가 현대건설 컨소 보다 더 경쟁력 있는 투찰가를 제안했음에도 고배를 마신 이유다.

두 번째 이유는 2015년 새울 3·4호기(舊 신고리 5·6호기) 이후 8년만에 나온 초대형 원전이기 때문에 시공사간 경쟁이 매우 치열해 투찰가가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원전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은 APR1400 노형의 국내외 시공경험과 가장 많은 원전 시공을 가지고 있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었지만 3.1조원으로 투찰한 것은 삼성·대우 컨소와 가격 경쟁력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대건설의 원자력 실적은 타 건설사를 압도한다. 국내 최초 원전인 고리 1호기 건설을 시작으로 국내 원자력발전소 34기 중 22기(64%)를 현대건설이 시공했다.

특히, 현대건설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시점에 시공한 신한울 1·2호기 덕분에 다량의 우위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신한울 1·2호기에 지진 발생 시 원전의 자동정지 기능을 추가했고, 설계 수명도 40년에서 60년으로 증가시켜 경제성을 강화했다. 냉각수 온도 상승으로 발생하는 수소 폭발을 방지하기 위한 ‘피동형 수소제거설비(Passive Autocatalytic Recombiner, PAR)’와 원자로가 물에 잠기더라도 가동되는 ‘방수형 배수펌프’, ‘이동형 비상디젤발전기’ 등 안전장치들도 대거 설치했다. 돔 형태의 원자로 격납건물은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도록 디자인됐고, 외벽의 두께도 후쿠시마 원전의 12배인 122㎝로 시공했다.

한수원은 신한울 3·4호기 입찰에 대해 “과도한 가격경쟁을 낮추고, 기술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기술 분야에 높은 배점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현대건설은 이번 수주를 통해 ‘원자력 시공 최고 기술력 시공사’ 타이틀도 확보하게 됐다.

신한울 3·4호기(1400MW급) 주설비공사는 신형가압경수로 1400MW급 2기를 건설하는 대형프로젝트다. 토목, 건축, 기계, 배관, 전기, 계측제어, 시운전지원 공사 등 22개 단위공사로 진행된다.

한편 총 사업비 11조7000억원이 투입돼 경북 울진군 북면 덕천리·고목리, 죽변면 후정리 일원에 건설되는 신한울 3·4호기는 각각 2032년 10월과 2033년 10월 준공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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