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웹툰 시장' 애플도 참전... 네이버, 왕좌 수성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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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웹툰 시장' 애플도 참전... 네이버, 왕좌 수성 전략은?
  • 한정우 기자
  • 승인 2023.08.1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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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웹툰 시장 점유율, 네이버 70% '1위'
애플, 아마존 등 빅테크... 네이버 웹툰에 도전장
차별화된 '수익 분배 프로그램'... 창작자 만족도↑
'채색 지원' AI 시스템... 작업 편의성 높여
사진=네이버 웹툰
사진=네이버 웹툰

네이버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글로벌 웹툰 시장에서 애플, 아마존 등 해외 빅테크 기업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웹툰 시장을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보고, 관련 시장 개척에 열을 올리고 있다. 네이버 웹툰은 고부가 가치 콘텐츠를 앞세워 기존 팬덤을 유지·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해외 빅테크 기업은 북미·유럽시장에 특화된 선도적 웹툰 플랫폼이 없다는 점을 파고들고 있다. 킬러 지식재산권(IP)을 우선 확보한다면 웹툰 전쟁에서 승산이 있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웹툰의 '종가(宗家)'격인 네이버도 이들의 침공에 맞서기 위한 수성(修城) 전략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모바일 시장조사기관 데이터AI에 따르면 지난해 북미 웹툰 플랫폼 시장에서 네이버 웹툰의 '활성화 이용자 수'는 975만명(70.5%)으로 1위를 차지했다. 네이버의 점유율이 압도적이나 도전자들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잇따라 웹툰 전쟁에 참전하면서 네이버의 시장 내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대중문화 축제 ‘어메이징 페스티벌’의 네이버웹툰 부스. 사진=네이버웹툰
지난달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대중문화 축제 ‘어메이징 페스티벌’의 네이버웹툰 부스. 사진=네이버웹툰

 

웹툰 글로벌 大戰... 네이버, 종주국 체면 지킨다

웹툰 시장은 스마트폰과 각종 웨어러블 기기가 보급되면서 싹을 틔웠다. 2010년 전후를 기점으로 전 세계 수많은 이용자들은 시간·장소의 제약없이 원하는 콘텐츠를 보고 즐기는 라이프 스타일에 익숙해졌다. 실제로 북미, 유럽 등에서 웹툰을 ‘스낵문화(짧은 시간에 여가시간 소비)’의 일부로 받아들이면서 산업규모도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페리컬 인사이트 앤드 컨설팅에 따르면 세계 웹툰 시장 규모는 연평균 40.8%씩 성장해 2030년 약 8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아직까지 웹툰 시장에서 넷플릭스 같은 압도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회사는 없다. 네이버의 고민도 이 부분에 있다. 

시장에서는 네이버의 대항마로 애플을 언급하는 이들이 많다. 일본 시장조사업체 MM종합연구소(MMRI)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시장에서 애플은 전년 대비 8.3% 증가한 총 1563만7000대의 아이폰을 판매하며 점유율 46.5%로 1위를 기록했다.

애플은 아이폰 점유율을 바탕으로, 올해 4월 14일 자사 전자책 플랫폼 애플북스에 일본 이용자를 위한 특화 콘텐츠 '세로로 읽는 만화'(다테요미 망가)를 신설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북미·유럽 등 지역에서 웹툰 서비스를 시작할 방침이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도 올해 3월 일본서 ‘아마존 플립툰’이라는 이름으로 웹툰 서비스를 개시했다. 일본에서 반응을 확인한 뒤 서비스 지역을 넓힐 계획으로 알려졌다.

애플과 아마존의 행보는 20년 가까이 웹툰에 공들인 네이버의 심기를 상당히 불편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퍼스트 무버'인 네이버의 뒤를 빠르게 추격하는 '패스트 팔로워'가 등장한 셈이다. 두 기업 모두 막대한 자금력과 내수 시장을 보유한 IT 공룡 기업이라는 점에서 네이버의 시장 확대 전략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네이버는 향후 북미·유럽지역 웹툰 시장 공략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북미에서는 웹소설 '욘더 플랫폼' 고도화, 북미 패션 중고거래 플랫폼 '포시마크'와 협업 등을 추진한다. 유럽에서는 2019년 프랑스어·스페인어 버전을 출시했으며, 2021년 독일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 웹툰의 모든 작품 중 절반에 해당하는 52%가 해외로 수출되고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여러 국가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네이버 웹툰이 K-POP이나 드라마 중심의 콘텐츠와 융합돼,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사진=네이버웹툰
사진=네이버 웹툰

 

독보적 웹툰 AI기술 확보한 네이버... 창작물 저작권 보호

네이버 웹툰이 꺼내든 핵심 카드는 창작자와 플랫폼사의 수익 분배 시스템 ‘파트너즈 프로핏 쉐어(PPS)’와 'AI 기반 작업 환경 개선·저작권 보호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네이버 웹툰은 ▲콘텐츠 유료 판매 ▲연계 광고 ▲IP 비즈니스 등을 통해 2조 25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네이버 웹툰 관계자는 "창작자들이 얻는 수익은 일반적으로 이용자들이 웹툰을 볼 때 미리보기를 통해 얻는 수익에 한정됐는데, 당사는 PPS 시스템으로 창작자들이 가져가는 수익 범위를 플러스 페이지 광고, IP 관련 사업 등으로 확장시켰다"며 "각 창작자와의 계약이 달라 분배 비율은 상이하지만, 콘텐츠 유료 판매에서는 보통 7(창작자):3 수준으로 수익을 나눈다"고 전했다.

네이버가 웹툰 분야에 특화한 인공지능(AI)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창작자의 작업 생산성 향상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불법 유출을 막을 수 있는 AI 기술이 선제적으로 마련돼 있다는 점은 타 경쟁사와 차별화된 부분이다.  

AI가 접목된 대표적 기술로는 네이버 웹툰이 자체 제작한 ‘툰레이더’와 현재 베타 서비스로 공개된 ‘AI 페인터’가 있다. 

툰레이더는 머신러닝으로 불법 유출자 사용 패턴을 분석하고, 복제가 의심되는 계정을 사전에 감지한다. 웹툰 이미지에 보이지 않는 사용자 식별 정보를 삽입해, 최초 불법 유출자를 식별하고 차단하는 기술도 갖췄다. 불법 웹툰 유출을 최대한 방지해 창작자의 수익을 보호한다. 

AI 페인터는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스케치 맥락에 맞게 채색을 도와주는 서비스다. 창작자가 채색하고 싶은 곳을 선택하면 AI가 자동으로 필요한 영역에 색을 입힌다. 

회사 관계자는 "AI 페인터의 정식 버전 출시는 정해진게 없지만 베타 버전을 통해 사용자 패턴을 분석하고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는 채색작업을 고도화 해 창작자들을 보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웹툰 IP를 활용한 산업이 게임,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영역에 접목되고 있는 만큼, 플랫폼사와의 저작권 문제도 중요 해결과제로 꼽힌다. 

위 관계자는 “창작물의 저작권은 100% 작가에게 있고, 창작자 권리 보호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궁극적으로는 창작자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 불법 유통 방지와 관련된 부분에 주력하고 있으며, 작업 노고를 덜어주기 위한 서비스도 준비 중”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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