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할수록 역마진?... '청년도약 계좌'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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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할수록 역마진?... '청년도약 계좌' 딜레마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3.06.15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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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聯 청년도약계좌 금리 '연 6%' 확정
企銀외 기본금리 3.5% 제시했다 4.5% 통일
企銀 최고 6.5% 금리 제시했다 손실 떠안을뻔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청년도약계좌 비대면 상담센터에 방문해 청년도약계좌 운영일정 및 상담체계 등 가입신청 과정을 시연 후 상담센터 직원으로부터 청년의견 등을 수렴했다. 사진=금융위원회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청년도약계좌 비대면 상담센터에 방문해 청년도약계좌 운영일정 및 상담체계 등 가입신청 과정을 시연 후 상담센터 직원으로부터 청년의견 등을 수렴했다. 사진=금융위원회

매월 70만원씩 5년을 납입하면 5천만원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청년도약계좌’가 15일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은행별 앱을 통해 매일 오전 9시부터 비대면 가입을 받는다. 총급여 6천만원이하·가구 중위소득 180%이하 조건을 충족하는 만 19∼34세이면 가입이 가능하다. 

병역을 마친 사람이면 병역 이행기간 최대 6년은 연령 계산에서 빠진다. 직전 3개년중 1회이상 금융소득(이자소득+배당소득)이 2천만원을 초과하면 가입이 제한된다.

청년들은 청년도약계좌로 약 800만원의 혜택을 받게 된다. 연봉 2400만원이하인 청년이 일반은행에서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해 매월 70만원을 납입하면 총납입액 4200만원에 은행이자(우대금리에 따라 534만∼640만원)와 정부기여금 이자(160만원)를 더한 4894만∼5천만원을 만기시 수령하게 된다. 청년도약계좌는 윤석열 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중 하나다.

 

"대출이자는 5~6%, 적금은 6%?"

시중은행의 청년도약계좌 금리가 진통끝에 6%로 확정됐다. 은행연합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은행들은 청년도약계좌 기본금리를 연 3.8∼4.5%로 책정했다. 당초 3.5%의 기본금리를 제시했던 국민·신한·하나·농협·우리은행이 4.5%로 올렸고, IBK기업은행은 당초대로 4.5%를 유지했다. 대구·부산은행·경남은행은 4.0%, 광주·전북은행은 3.8%를 제시했다. 은행별 우대금리는 1.5∼2.2%로 모두 충족하면 ‘연 6%’가 완성된다.

최초 금리 공개 당시 기본금리는 낮고, 우대금리 조건은 까다로워 실질적으로 청년이 제공받는 금리는 4∼5%대에 그칠 것으로 우려가 많았다. 이에 금융위는 공시일정을 미루고 은행장들을 호출하는 등 금리 재협상에 들어갔다. 그 결과 4대 시중은행의 기본금리는 4.5%, 우대금리는 1%로 하향 조정했다. 금융위는 “기본금리가 1%포인트 높아진 건 만족할만한 성과"라고 밝혔다. 하지만 은행권은 ‘역마진’을 우려하고 있다.

A은행 관계자는 “대출이 5~6%선인데 적금이 6%라는 건 ‘손실을 보고 팔라’는 뜻"이라며 "기준금리가 내림세인데 기본금리를 높여놨기 때문에 금리가 내려갈수록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사진=전국은행연합회
자료=전국은행연합회

'나홀로 6.5%' 기업은행, 천문학적 손실 당할뻔

청년도약계좌의 금리가 ‘기본금리 4.5%·최종금리 6%’로 통일되면서 기업은행은 한숨 돌리게 됐다. 

지난 8일 청년도약계좌 최초 금리 공개 당시 모든 은행이 ‘기본금리 3.5%·최종금리 6% 이하’를 제시할때 기업은행만 ‘기본금리 4.5%·총금리 6.5%’ 방안을 내놔 전 은행권을 놀라게 했다.

익명을 요구한 B은행 관계자는 "기업은행이 정책은행으로서 정부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순 없지만 기본금리 4.5%, 최종금리 6.5% 제안은 이자 손실이 너무 큰 도박과 같은 제안이었다"며 "기업은행의 고객 쏠림으로 대규모 손실을 막기 위한 예방 의견도 오간 것으로 알고 있다. 당초 연 6.5%를 6.0%로 낮춘 것도 손실 때문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청년도약계좌 가입 대상자는 총 306만명으로 올해 가입자는 200만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청년의 상당수가 이자가 좋은 기업은행으로 몰렸을 경우 역마진으로 인한 손실을 기업은행이 고스란히 떠안을 판이었다.  

기업은행은 손실 때문에 최종 금리를 낮춘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은행간의 금리차에 따른 가입 예정 고객의 혼선, 정부정책 상품의 불필요한 경쟁 우려 등을 고려해 비슷한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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