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 신차 부재(不在)... 팔 차도, 전략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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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코리아 신차 부재(不在)... 팔 차도, 전략도 없다"
  • 노경민 기자
  • 승인 2023.02.0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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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판매 1위 QM6, 출시 7년... 경쟁력 하락
수출 효자 XM3... 올해 '코나 풀체인지' 등과 경쟁
국내 완성차 5사 중 유일하게 신차 계획 없어
국내 점유율 4위, 쌍용차 내주고도 노력 미흡
"철수설 나와도 안 이상해... 한국 이해도 높여야"
해외수출 선적 모습. 사진=연합뉴스
해외수출 선적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 4위 자리를 쌍용차에 내주고 5위로 내려앉은 르노코리아가 올해도 반등의 기회를 잡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시장 관계자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국내 완성차 5개사(현대차·기아·르노코리아·쌍용차·한국GM) 중 유일하게 올해 신차 출시 계획이 없다는 것이 이같은 분석의 주된 이유로 꼽히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5만 2621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2021년(6만 1096대)과 비교할 때 판매량은 13.9% 줄었다. 모델별 판매량은 QM6 2만7440대(52%), XM3 1만9425대(37%), SM6 4218대(8%) 등이다.

수출은 호조세를 유지하면서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회사의 수출은 16만 9641대로, 전년 대비 판매량이 28% 늘었다. 유럽에서만 9만 9166대가 팔린 XM3가 전체 수출 실적을 견인했다. XM3 판매량은 전년 대비 74.8% 급증했다. 지난해 누적 수출 10만대 달성이라는 의미있는 기록을 세웠지만 올해도 이같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무엇보다 올해 신차 출시 계획이 없다는 점이 회사의 연간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올해 기존 차량의 상품성 개선 모델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입장이나 업계 반응은 회의적이다. 글로벌 경기 불황이 적어도 6개월 이상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신차 출시 부재는 반등 모멘텀을 찾는 회사 입장에서 악재나 다름이 없다.

루카 데 메오(Luca de Meo) 르노 그룹 회장. 사진=시장경제DB
루카 데 메오(Luca de Meo) 르노 그룹 회장. 사진=시장경제DB

 

"한국시장 이해도 떨어져... 철수설 돌아도 안 이상해" 

르노코리아가 올해 국내시장에 내놓을 신차가 없다는 사실은 XM3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XM3는 지난해 회사의 실적을 떠받친 주력 모델로 특히 해외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현대차가 출시를 앞둔 코나 풀체인지 모델과 한국GM의 신형 소형차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르노코리아 누적 판매량 1위인 QM6는 올해로 출시 7년을 맞는 장수모델이다. 자연스레 경쟁력이 떨어진다. QM6는 2019년 4만 7640대가 팔리며 정점을 찍은 뒤 매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수출 여건도 악화도 회사에 부담이 되고 있다. 물류산업 전반에 대한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해운업계는 자동차운반선 확보에 비상등이 켜졌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자동차 운송물량 감소를 예상한 다국적 선사들이 새 선박 발주를 크게 줄이면서 자동차운반선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최근 자동차운반선 용선료는 코로나 이전과 비교했을 때 최대 3배 가량 치솟았다. 르노코리아와 같이 전용 운반선을 보유하지 않은 완성차 제조사들은 물류비용 상승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올해 르노코리아는 국내에서 SM6, QM6, XM3 등 주력 차량의 상품성 개선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올해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하는 상황"이라며 "르노 제품의 경우 경험을 한 고객과 경험하지 않은 고객의 인식 차이가 큰 부분이 있다. 제품 강점에 대해 소비자들이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더 자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기존 모델만을 가지고 경쟁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본격적인 내수 시장에서의 재도약은 내년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라인업 다양화도 물론 필요하겠만 지금 상황에서는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는게 맞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가 신차 출시없이 내수시장에서 올해 경쟁하기엔 무리인 듯 싶다"며 "르노 딜러들 사이에서도 회사가 한국시장에서 철수하려는 것 아니냐, 다른 브랜드로 옮겨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들이 나온다"고 전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르노코리아의 전략에 대해 "자체적으로 경쟁력있는 신차를 제작하거나, 해외에서 인기있는 모델을 들여오는 방식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해야 하는데 그런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다"며 "국내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 언제든 철수설이 돌아도 이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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