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민제안 1위로 드러난 '마트의무휴업 폐지' 民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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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민제안 1위로 드러난 '마트의무휴업 폐지' 民心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2.07.2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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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역행하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해야
국민제안 10개 중 1위 '의무휴업 폐지'
28.1% 마트 쉬어도 전통시장 안간다
풍선효과 노렸지만 실효 없는 의무휴업

2012년 도입 이후 줄곧 논란이 된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번엔 국민이 직접 대통령실 소통창구에 제안한 것이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여소야대 형국에서 국회 통과가 어렵다는 시선도 있지만 국민의 소리를 외면하기에도 쉽지 않다는 시각이다.

대통령실은 20일 소통창구에 접수된 국민제안 중 10개를 선정해 온라인 투표에 부쳐 상위 3개 제안을 국정에 반영한다고 밝혔다. 투표는 이달 31일까지 진행된다. 27일 기준 10개 제안 중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는 575,871건으로 10개 제안 중 1위다. 

지난 10년간 대형마트의 휴일영업은 전통시장에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2020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의무 휴업 등으로 대형마트를 못갈 경우 전통시장을 방문한다'는 질문에 불과 8.3%의 소비자만 그렇다고 대답했다. '대형마트 영업일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린다'는 소비자는 28.1% 였다.

대형마트 휴업일에 자연스레 전통시장을 찾는 풍선효과는 전혀 일어나지 않고 있다. 의무휴업을 10년이나 강행했지만 설득력을 잃는 가장 큰 이유다. 

마트가 문을 닫으면 쿠팡, 마켓컬리, SSG닷컴 등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된다. 당장 신선식품을 구매하지 못하면 내일 마트가서 사면 되고, 아니면 당일 배송되는 온라인에서 구매하면 그만이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은 물건을 판매하는 것은 같지만 공간이 갖는 특색과 콘텐츠가 다르다. 

전통시장은 특유의 정겨움과 낱개 소량 구매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또 시장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다양한 즉석조리 식품과 지역 특색이 담긴 매력이 있다. 반면, 대형마트는 깔끔하고, 정량으로 패키징된 제품과 편리함이 있다. 최근 전통시장들도 재정비를 통해 환경 정화와 편리함을 더한 곳이 늘고 있다. 

전통시장들은 오히려 근처 대형마트 입점을 반기는 추세다. 대형마트로 유입된 고객들이 인근 전통시장을 들러 제품을 구매하기 때문이다. 마트에서 사는 제품과 전통시장에서 사는 제품이 같지만 소비자에 따라 구매처가 다르기 때문이다. 마트보다 시장이 싼 제품도 종종 있다. 

상생을 이유로 대형마트의 휴일을 강제했지만 진정한 상생의 의미를 되새겨야 할 때다. 다른 것을 같은 것이라 억지로 줄세워 놓고 한쪽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자유시장경제 논리에 맞지 않다. 대형마트가 의무휴업에 묶여 있을 때 이커머스는 날개를 달며 고공성장했다. 기업간 자유 경쟁을 가로막는 것 역시 지양될 일이다. 

9월 열릴 국회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담긴 대규모유통산업법 개정을 놓고 여야 간 치열한 논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야권은 오히려 복합쇼핑몰, 면세점 등까지 의무휴업에 포함하려는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더 강력한 규제를 준비한 야권의 행태를 보면 향후 법안 개정에 난항이 예고된다.

하지만 이번 국민제안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가 국민에게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것을 주목해야 한다. 국민들의 불편을 정치권에서 조장한다면 이는 정치라고 볼 수 없다. 10년이 지났음에도 국민들의 불편이 여전하다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국민의 편익과 공익 간 접점 찾기에 노력하는 정치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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